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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경찰의 로맨스.
작가: 뽀구리a
Fan카페: http://cafe.daum.net/Qhrnflsla
2장.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7. 불량경찰, 고등학교에 잠입하다!
"내 여자친구야, 윤현민. 예쁘지?"
지안은 굳어있는 이원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걸쳤다.
그녀는 대충 상황파악이 되자, 곧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현민은 조금 얼떨떨해 잠시 말을 잃었고, 지안은 심기가 불편했다.
"응, 예쁘네…, 형, 잘 어울려."
현민은 갑자기 얼굴이 질린듯 했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
지안은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갑자기…씁쓸해지기 시작했다.
"결혼식 봤으니까 나도 이만 가봐야겠다, 우리도 결혼하게 되면 연락할게. 너도 꼭 와라."
지안은 현민이 어깨를 툭 치고서 이원을 데리고 식장을 나섰다.
얼마쯤 갔을까, 지안은 이원의 어깨에 걸쳐두었던 손을 내렸다.
그러고서 모른 척 이원에게서 멀리 떨어져걸었다.
이원은 그의 뒤를 바싹 따라갔다. 식장이 멀어져갈때쯤, 이원은 그의 팔목을 붙잡았다.
"이봐!"
"…또 왜?"
지안이 물었고, 이원은 헛기침을 했다. 이런 말 죽기보다 싫다. 그렇지만….
"고맙다고, 매번 도와줘서."
이원의 말에 지안이 별일 아니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시 걸어내려가고 있었다.
"잠깐만!! 야!! 잠깐만 서보라고, 이 자식아! 귀 먹었니? 사람말이 안들려?"
이원이 자꾸만 소리를 지르며 따라왔고, 지안은 차에 올라탔다.
출발하려고 시동을 켰을때, 이원이 막무가내로 달려들었고, 지안은 결국 시동을 껐다.
"더 할말이 있어?"
"어."
"뭔데?"
"놀러가자, 기분풀게."
이원을 보며 지안은 참 뻔뻔스럽고 낯짝이 두껍다고 생각했다.
아까 까지만 해도 침울한 표정으로 땅만 주시하며 서있던 여자가,
갑자기 펄펄 날뛴다. 이게 본 모습인지 아니면 애써 감추려 일부러 밝은척 하는건지.
"너 혼자 풀어."
"여자친구 부탁도 하나 못들어줘?"
이원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깐듯했다. 지안은 어이가없고 기가막혔다.
"누가 여자친구야?"
"니가 아까 그랬잖아, 니 입으루. 우리 같이 기분풀러 가자~"
지안은 할말이 없었다. 그래, 그녀를 현민에게 여자친구라 말한건 맞다.
그건 단지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서였다.
…구차한 여자가 되지 않으려고, 쿨해지고 싶어 발버둥 치는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서였다, 단지!
근데 낯짝이 두꺼워도 한참 두껍잖아? 그녀는 제 차인냥 차에 올라타더니,
곧 택시기사 부리듯 지안을 맘대로 부렸다.
*
"저기 봐. 영화가 따로없네."
이원이 입을 삐쭉내밀며 말했다. 이원의 시선이 닿은곳은
어두컴컴한 자동차안에서 키스를 하고있는 두 연인이었다.
지안은 그들을 바라보다가 이원을 슬쩍 흘겼다.
캔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었다. 어지간히 답답한 모양이었다.
지안은 관심없는 눈으로 영화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자동차 극장에 오자고 했던게 누군데 지금….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물론이요, 지금이라도 저 여자가 더이상 술을
먹지 못하도록 말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지안의 말에 순순히 응해준다면, 지안도 이렇게 걱정스럽진 않을것이다.
"그만 마시지?"
두캔째 따고있었다. 쉬엄쉬엄 마실것이지, 왜 꼭 한꺼번에 몰아서 먹냐고, 사람 겁나게.
지안은 한달만에 다시 재회한 그녀가 또 다시 술을 먹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 수모(?)와 역경(?)을 다시한번? 차라리 나한테 죽으라그래!
"니가 알아? 니가…아냐고, 이 찢어지는 가슴을!"
"난 사람아니냐? 나 기계 아니야, 나도 심장이 팔딱팔딱 뛴다?
근데 뭐? 가슴이 아프다고 울고불고 생난리친다고, 벌써 딴따다다~ 딴 여자랑 손잡고
결혼한 남자가 너한테 돌아올 것 같아? 아까 그 자리에서 붙잡지, 왜?
아직 혼인신고 안했으니까 문제될거 없잖아, 안그래?"
뚫린 입으로 술술 잘도 말하고 있는 지안이었고, 이원은 그런 지안을 쳐다보다가,
곧 참을 수 없는지 지안의 얼굴로 주먹을 날렸다.
"…그만해."
이원은 낮게 중얼거리듯이 말하고서 영화를 보는 척 했다.
지안은 뺨을 쓰다듬었다. 여전히 강한 그 주먹에 괜히 웃음이 났다.
"한대 맞고보니 돌아버린거야? 맞은게 뭐가 좋다고 실실 웃고지랄이야."
이원은 지안을 '맘에 들지 않아' 라는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핀잔을 주었고,
지안은 자세를 고쳐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약혼까지 했었다. 근데 갑자기 헤어지자 그러더라."
지안의 말에 이원은 알수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한.
지안은 픽 웃었다. 그의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에 끼워져있는 반지.
유난히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여자가 준거야? 이원은 마음으로 묻고있었다.
"그렇게는 절대 못한다고 그 애 집에 찾아가서 소리지르구, 한바탕 난리를 쳤지.
그랬더니 그 애가 뭐래는줄 알아? 한번 떨어져나간건, 더이상 붙일 수가 없대.
붙여볼래야 붙일 수가 없대. 제발 헛물켜지 말고 정신차리래.
미친놈, 정신병자란 소리 들으면서 질질 끌려나가고 싶지 않으면 네 발로 꺼져!
이러더라고. 오빠, 오빠, 그러면서…평생 나만 좋아할것 같더니."
지안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흐르진 않았지만, 그 눈물을 이원은 똑똑히 보았다.
사랑에 너무 무뎌보여서, 사랑 한번 해보지 못한 사람일 것 같더니….
이원은 남일 같이 느껴지지가 않았다. 지안을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걔가 미친놈, 정신병자 소리했으면 진짜 미친놈 한번 되볼라 그랬는데,
그래도 미안한지 거기까진 안가더라고."
그가 씁쓸하게 웃었다. '미친놈' 이라는 말에. 저 스스로 입밖으로 뱉어놓고서도.
"순식간에 바뀌는게 사람 맘이야. 순식간에 변하는게…사람 맘이야.
지금 그렇게 죽을 듯이 아파도…나중에 괜찮아질지 몰라. 아니, 나중엔 괜찮아져.
순식간이야, 사랑 찾아오는거. 그러니까 그만 질질짜.
나도 그 애 결혼식 가서 한바탕 난리치고, 소리 지르고 싶었는데…그러지 못했어.
너라도 아까 현민이 보고 제발 돌아와주세요, 당신없으면 안되겠어요, 울고불고 늘어지지 그랬어?
너 이렇게 울 자격도 없어, 자랑아니니까 이제 그만 울어, 제발.
아니면 내 앞에서 울지 말던지. 난 내 앞에서 우는 여자가 세상에서 제일 짜증나.
그런 여자만 보면 막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아…."
그는 고개를 창밖으로 돌려버렸다. 가슴아픈 과거의 기억이 그를 다시 짓누르는 기분이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도, 꺼내어 보고싶지도 않았는데….
지안은 왜 하필 그녀에게 이런 말을 다 해주어야 했던 건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저, 동질감이라는게 있다잖아. 같은 처지에 사람들끼리 느끼는….
이원 혼자만 그런 것이 아니니 힘내라는 일종의 응원같은거였다.
"…어떤 미친여자가…사랑에 아파한다는데, 고작 한다는게 그거냐?"
"어떤 미친남자가 사랑에 아파했던 이야기가 혹, 도움이 될까하고."
"미친남자, 미친여자~ 우리 연애나 해볼까?"
"…미친남녀끼리?"
"응. 한달만 미친남녀끼리 연애해보자, 왜 우리가 그런 식으로 차여야만 했는지
그 이유라도 좀 알자! 그러면 좀 덜 억울하잖아! 어때? 할래, 말래?"
이원의 제의에 지안은 확답을 내리지 않고있었다. 미친남녀의 연애라.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그 이유 알면, 조금 가뿐해지려나?"
"난 다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아…, 할거야, 말거야?"
"해."
"말 바꾸기 없기?"
이원이 물었고, 지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야말로."
"기념으로 러브샷~"
이원은 캔맥주 하나를 지안에게 내밀었고, 지안은 운전때문인지 마시지는 않고, 그저 마시는 척만 했다.
*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원은 참을 수가 없었다. 수사를 포기하라니! 말도 안돼.
한이원의 잡초근성이 다시 한번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끝을 향해 달려가던 수사가 어느순간 맥이 풀려버렸다. 이영택 의원의 말도 안되는
'결백'이 증명되는 순간에 이원은 좌절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지않은가!"
"제가 가겠습니다, 그럼 되지 않습니까!"
이원의 대답에 청장은 조금 놀라는 듯 했지만, 그래도 매우 흡족하단 얼굴이었다.
이원의 능력과 잡초같은 끈기를 믿어준 유일한 사람이 그였다.
아무런 생각없이 '내가 하겠다' 했지만, 이원은 두렵지 않았다.
하면 하는거지, 그까짓거. 못할 게 없었다. 그리고 그는 그 것을 노렸다.
이원의 질긴 승부근성. 그녀라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덤벼들 것 같다는 생각.
"직접?"
그는 미소띈 얼굴로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었다. 포기할 기회 혹은….
"네!"
한치의 망설임도 묻어나오지 않은 깨끗한 대답이었다.
"좋아, 그럼 그렇게 해."
그의 대답도 깨끗했다. 이원은 웃으며 열심히 하겠노라 대답했다.
하지만, 막상 눈 앞에 교복이 떡하니 대령하고 나니 슬슬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다닐적에 이원은 모범생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머리좋은 천재도 아니었다.
적당한 반항과 적당한 규칙에 몸을 담고 사는것에 만족하는 보통학생이랄까.
이왕 고등학교로 보낼거 '학생' 말고 '선생님'으로 보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으나,
이원을 위해서도, 학생들을 위해서도 '학생'으로 가는게 좋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느 고등학교로 가야하는거죠?"
"모르셨습니까?"
불량경찰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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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대한민국 고등학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8.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아~ 미쳐미쳐미쳐!!"
안절부절. 왔다갔다. 이원은 집에와서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이를 어쩌면 좋아. 왜 하필이면 그렇게 많고많은 고등학교 중에 하경고야?
지안이 선생으로 있는 그 학교였다. 어제 술먹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딱 하나 기억나는 건, "미친남자, 미친여자~ 우리 연애나 해볼까?"
그의 얼굴을 보기가 상당히 거북스러울 것 같았다.
"언니, 야단법석좀 그만 떨지? 무슨 일이야?"
"…아~ 언니 내일부터 잠복근무해."
"언니 그런거 좋아하잖아!"
그래, 좋아했었다, 잠복근무에 대한 자신감도 무궁무진했었다!
근데…왜 하필이면 '고등학생' 이냐고!!
"그래, 폼나게 범죄조직의 뒤를 감시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쳐들어가서 소탕하는거!
그게 내가 꿈꿨던 거라구! 설마 난……난!! 아휴."
"왜 그래?"
지우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간만에 강냉이 옆에 끼구 개그프로그램보며
한주의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더니, 하나밖에 없는 원수같은 언니때문에
더 스트레스가 쌓인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왔다갔다 사람 정신을 빼놓는가하면….
"고등학교에 가래…. 미쳐버리겠다구~"
"언니한텐 고딩도 과분해."
"이게!"
지우가 진지한 얼굴로 내뱉자, 이원은 머리를 쥐어박을 생각으로 지우에게 다가섰고,
지우는 tv를 재빨리 끄고 짜증과 투덜을 입에 달며, 방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아, 몰라, 얼굴에 철면피 깔고 난 모릅니다~ 그러는거야! 맞아! 그럼 끝인거야!
아, 역시 단순무식한게 좋을때가 있다니까~ 아~ 내가 왜 그생각을 못했지?"
*
"다녀오겠습니다, 이형…아니, 오빠!"
"오…빠?"
이원이 '오빠' 라고 말하자, 이형사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오빠라니…. 강력 2반 한이원에게서 오빠라는 말을 듣다니!
"응! 오빠~ 삼촌! 나 학교에 데려다주세요~"
"사…삼촌?"
설마 '나…나?' 라는 표정의 조형사였다. '삼촌' 이라는 소리를 들으니 왠지
웃음이 픽픽 세어나왔다.
"응! 아부지 학교 다녀올게요"
"아…아부지?"
추형사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이원의 넘치는 살인애교에 모두들 얼떨떨한
상태를 한동안 지속해야했다. 교복을 차려입고, 앙증맞은 가방을 등에 걸친 이원은
여고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응! 막내딸 잘 다녀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용~"
"…징그러우니깐 그만 해라."
이형사가 면박을 주었다. 마침내 '있어용~' 이라는 애교있는 말투에 발끈한 것이다.
아무리 귀여운 여동생같은 이원이지만, 강력반에서 형제못지않은 우애(?)를 다진
이형사로써는 발끈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협조 좀 하죠?"
이원이 양손을 허리춤에 얹은 채, 제법 폼을 내자, 다른 형사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알았다, 우리 막내딸 학교 잘 다녀와라!"
*
"아, 예, 교장선생님! 아무 탈 없이 딱 한두달만 살다 가겠습니다!"
이원의 장점이라면 씩씩함? 남자못지 않은 우렁참과 씩씩함이 그녀의 장점이라고
사람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게 과연 진실된 칭찬일런지는 몰라도.
어디서나 기죽고는 못산다. 교장선생님 앞에서도 떠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두주먹 불끈쥐고 각오를 다진다. '이 학교에 내 모든 정열을 바치리라!
그리고 난 이 학교에 뼈를 파묻으리라!'
"흠, 네가 어떻게 경찰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썽을 피우더니……."
교장선생님은 헛기침을 여러번 했다.
이원이라면 그 명성, 알아줄만 했다. 어찌나 학교다닐때 말썽을 피웠던지.
하경고에 있었던 각종 사건, 사고의 3분의 2는 모두 이원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
선생님들이 얼마나 골머리를 썩었던지.
가고싶은 고등학교 1위였던 하경고가 한때 2위로 추락할뻔 한 아찔한 순간까지!
교장선생님은 그때를 잊을 수가 없었다.
"말썽이라뇨! 샘~ 그건 말썽이 아니었다구요~"
"어쨌든간 이젠 성인이고, 경찰이니 사고는 치지 않겠지?"
교장선생님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벌써 7년이 지나,
어엿한 성인으로써, 그리고 경찰로써 임무를 다하러 학교에 왔다는데,
왜 이렇게 걱정이 되는지 모르겠다. 얌전한 애들 끄집어내어 말썽을 피우거나 하지는 않을런지.
"걱정 마세요~ 사고칠 나이 벌써 지났습니다! 교장샘~ 다시 보니 더 반가운데요?"
"들어가서 수업받아라, 그만."
"네~ 또 뵙겠습니다!"
이원은 꾸벅 허리숙여 인사를 하고 교장실을 나왔다.
손을 심장부근에 갖다대어 보았다. 뛰고있다. 그래, 딱 적당하니 좋네!
3학년 5반이라. 별로 달갑지는 않았다. 이원은 하경고등학교 출신이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3학년때까지 늘 5반이었던 것이다.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이원은 씩씩하게 걸음을 옮겼다.
*
"오~~~"
남학생들의 환호성.
여학생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으며 교실로 입장하는 저 아리따운 아가씨는 한이원.
하얀색 바탕에 '한이원'이라는 이름 석자 새긴 명찰을 가슴에 매달고,
유유히 교실안으로 들어와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
남학생들은 수줍은 듯 손을 흔들었고, 여학생들은 '쟤 뭐니~' 라는 눈빛이었다.
이원은 아무렇지 않은 듯 걸음을 옮겼다. 눈으로는 바삐 자리를 찾고있었고.
"선생님~"
"오늘 넥타이 죽이는데요?"
"아침 드셨어요?"
'꺄악' 소리를 지르는 여학생들이 느껴지자 이원은 뒤를 돌아보았다.
번쩍번쩍 빛나는 구두, 멋있게 차려입은 정장. 요즘 잘나간다는 물방울 넥타이에,
훤칠한 키. 오목조목 자리잡은 뚜렷한 이목구비! 낯익은 그의 얼굴.
이원은 입을 쩌억 벌렸다. 출석부를 들고 교실로 들어올때 지은 그 생글생글 미소와,
빛이나는 외모. 어떻게 여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거기 학생은 창가쪽……."
그는 이원과 눈이 마주치자 마자 말끝을 흐렸다.
교장선생님한테 대충 이야기는 들었다. 근데…근데…. 지안은 헛기침을 하더니, 겨우 말을 맺었다.
"…창가쪽 맨 뒷자리에 앉아요. 출석 부를게…."
지안의 목소리는 약간씩 떨리고 있었고, 이원은 민망함에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교탁위에 서있는 그의 모습은 멋있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자기 일 하는 남자가 멋있어 보인다더니, 이렇게 보니 정말 선생님이긴 선생님이다.
"한이원."
"네, 선생님."
지안이 부르자, 이원은 손을 흔들며 웃어보였다.
지안은 "그럼 수업 열심히 받아" 라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교실을 떠나버렸다.
*
-_ ㅠ 너무늦었네요.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