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대같이 퍼런 융에 덮인 두 개의 탁자 위에는 유엔기와 인공기가 둥그런 유기에 꽂혀 있었다.
이 두 개의 기 너머로 휴전회담 대표는 2년 이상을 두고 총 1,000시간에 가까운 격렬한 논쟁을 거듭해 왔다.
조인이 계속되는 동안 유엔 전폭기가 바로 근처 공산군 진지에 쏟고 있는 폭탄의 작렬음이 긴장된 식장의 공기를 흔들었다.
해리슨 장군과 남일은 쉴새없이 펜을 움직인다.
각기 36번 자기 이름을 서명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의식에 따르는 어떤 극적 요소도 없고, 강화에서 예기할 수 있는 화해의 정신도 엿볼 수 없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전이지 평화가 아니라는 설명을 잘 알 수 있었다.
이리하여 한국의 운명은 또 한번 한국인의 참여 없이 결정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이곳이 우리나라인가 이렇게 의아해한다. 그러나 역시 우리가 살고 죽어야할 땅은 이곳밖에 없다고 순간적으로 자답하였다.
10시 12분 정각 조인작업을 필하였다.
해리슨 장군과 남일은 최후의 서명을 마치자, 마치 최후통첩을 내던지고 퇴장하는 듯이 대표를 데리고 나가버린다.
관례적인 기념촬영도 없이 참가자들은 해산하였다.
ㅡ 최병우 기자의 1953년 7월 29일자 조선일보 1면에 실렸던 기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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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歷史.文化
6.25 전쟁과 정전 협정
시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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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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