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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호/ '21세기를 여는 대화'에서, 종교는 가설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토라님의 말씀 공감합니다. 종교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일본인 신도(神道)들은 부처도 예수도 마호메트도, 공자도, 천조태신의 수적으로 보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입신 전에는 ‘학회를 일본종교’, ‘한국을 탄압한 쪽발이 종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구상에는 인구도 많지만, 종교도 많습니다. 때로는 종교 때문에 전쟁도 일어납니다.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인간에게 종교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꼭 신앙이 필요한가?” “어떤 신앙을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등의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교육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종교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당시의 동아리 활동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가 학교를 졸업할 때, 인류의 교사라고 할 수 있는 석존과 예수, 그리고 마호멧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상아탑이라는 동아리 그룹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그들과 함께 교육과 철학, 그리고 종교에 관한 토론과 연구를 하며 우정을 쌓아 간 그리운 추억이 있습니다.
1. 인간은 왜 종교가 필요한가?
당시 동아리 학생들은 극락, 천당 등의 신비스러운 말에 자신들의 신앙을 이야기 하며 진지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인간은 왜 종교가 필요한가에 대한 토론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주장은 “인간은 믿음이 없으면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는 존재이며, 인간의 삶은 믿음으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종교는 자신이 싫고 좋고를 떠나, 어떤 신앙을 가질 것인가를 선택할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만약 인간에게 인간이 가야 할 길을 가르쳐주는 종교라는 가르침이 없다면, 인간의 삶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짐승 같은 인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우리는 어떤 종교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종교가 너무 많았고, 대화 때마다 저마다 자신들의 신앙에 대한 우월성을 주장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습니다.
2. 종교가 많이 생겨난 이유
동아리멤버들은 왜 종교가 많이 생겨났는가에 대한 토론에 들어갔고, 이 문제는 의외로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통신이나 교통수단이 빈약했던 옛날에는, 대륙 간의 지역별로 정신적인 지도자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는 공자나 맹자가, 인도에는 석존, 중동에는 마호멧, 예루살렘에는 예수 등의 지도자가 탄생하여, 지역별로 정신문명이 발전과 더불어 종교가 탄생되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보망이 발달된 지금은 옛날과 달리 한 자리에서 모든 종교를 만날 수 있고, 종교의 장단점도 비교 분석하여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인류는 오랜 세월 수많은 종교를 탄생시키며 시행착오를 겪어 왔습니다. 그러면서 인류는 불교, 기독교, 회교를 세계 3대종교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3. 종교는 가설에서 시작된다.
종교의 선택에서 가장 크게 부딪친 문제는, ① 사후에도 생명은 존재하는가? 또 ② 불교의 윤회설이나, 기독교의 영혼불멸설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과연 이들 종교가 주장하는 ③ 극락, 천당은 존재하는가? 등 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 어느 누구도, 사후에 존재한다는 극락이나 천당을 경험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동아리 멤버들은 열띤 토론 끝에 종교는 가설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얻었고, 문헌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이케다 다이사쿠와 아널드 J 토인비의 저서 ‘21세기를 여는 대화’
‘21세기를 여는 대화’에서 토인비 박사는 “기독교에서 설한 창조된 영혼은 사후에도 영원히 존속된다는 영혼불멸설도, 불교에서 설한 윤회하면서 생명이 존속한다는 재생 설도, 사람을 이해시킬 수 있을 만큼의 근거는 눈에 뜨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검증할 수 없는 가설에 근거해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케다 SGI회장은 “과학에서 말하는 가설과, 종교에서 말하는 가설은 구별돼야 합니다. 과학의 가설은 이론과 실험으로 진위를 확인할 수 있고, 또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만 종교에서 묻는 가설은 인간적 자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져오는 가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의 지적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범위를 넘어선 생명의 본질에 관한 문제는 모두 가설에 입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는 가설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5. 법을 가설로 한 종교와 신을 가설로 한 종교
다음은 법을 가설로 한 종교와 신을 가설로 한 종교와의 차이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세계3대종교 중에 불교는 우주의 법을 가설로 설했고, 기독교와 회교는 신을 가설로 설한 교리입니다.
신에 의해 창조된 영혼을 가설로 할 경우,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차별이라는 숙업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신이라는 초월자의 의지에 따라 정해지게 되므로 사람들의 삶은 '의존의 인생'이 됩니다.
또한 과거와 미래생을 인정하지 않는 유교의 경우, 가난과 병 등의 차별상을 우연(偶然)이라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다면, 좀 더 좋은 부모 밑에 태어났다면, 등의 푸념과 원망의 인생이 되게 됩니다. 또한 내세라는 희망이 없으므로 찰나주의에 빠질 위험도 있습니다.
불법의 경우 우주의 법칙인 묘법을 가설로 정한 불법의 경우, 인과법칙에 준해 윤회하면서 생명이 연속한다는 가설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숙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데 유효합니다.
6. 운명에 대한 견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빈부나 건강, 재능 등 개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의 능력은 후천적으로 형성되기도 하지만, 이에 영향을 주는 환경조건은 사람에 따라 달리 나타납니다. 또한 태어나는 본인은 이러한 외적 조건들을 선택할 여지가 없습니다.
외적 조건은 인간의 의지가 미치지 못하는 초월적인 것이라는 의미에서 운명이라고 하는데 이런 운명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에 대해 문헌을 토대로 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에서 토인비 박사는 “기독교에서는 우주를 창조하고 그 우주를 자기가 설정한 목표로 인도하는 전능한 신이 개인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합니다.
이 설명은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라는 가설을 전제로 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인간은 인간이 아닌 초월자의 의지에 의해 지배당하게 되며 모든 책임은 자신이 아닌 외부로 향하게 됩니다.”라고 말합니다.
불교에서는 “과거, 현재, 미래에 걸친 생명의 유전을 설하고 유전의 연속에서 그 사람의 과거 행위가 현재의 운명을 형성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가 주장하는 윤회하면서 생명이 영속한다는 가설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숙업(카르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 유효합니다.
이러한 불법의 설명은, 인간이, 인간이 아닌 초월자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은 것을 자신이 책임지고 있음을 인간에게 자각시켜 본원적인 주체성을 세우게 하는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었습니다.
7. 맺음 말
우리는 살아가면서 불교, 기독교, 회교, 유교 등 많은 종교를 접하게 됩니다. 종교마다 자신들의 주장이 강하지만, 어떤 종교를 선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종교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 자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져오는 가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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