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림을 그리고자 할때는 어느 순간에 ( 주로 내가 찍거나 남이 찍은 사진을 보고) 의미있게 다가오는 그림을 그리는 편이다. 그 그림들이 어떤 맥락을 지니는 지는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쭉 나의 흐름을 보면 그 속에는 에너지 , 말하자면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 깊은 사유의 정적인 기운이건 , 아니면 뭔가 어려움을 뚫고 헤쳐나온 기운이건 찰라의 해방된 기운 같은 것이든.. 이번 그림은 지인이 아파트에서 키운 동백인데 아파트라는 척박한 곳에서 너무나도 탐스럽고 이쁘게 잘 커서 그리고 꽃이 너무 고와서 그림을 그리고팠다. 붉은 색이 너무 오묘하게 이뻐서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지만 그 건 제대로 못한것 같고 대신 반짝이는 동백 잎 그리고 뒷배경과 뒷쪽의 피사체가 함께 어우러져 아스라해지는 느낌이 우연히(?) 그려졌다. 처음엔 사진에 찍히지 않는 잎들을 그려내기가 쉽지 않아서 뒷쪽에 있으니 적당히 뭉개면서 배경과 어우러지게 해보자 였고 배경색을 칠할때 여러 고민을 했지만 아파트 베란다라는 느낌에 회색을 선택하고 찬란한 햇살을 받고 있어서 반짝이는 흰색을 섞어서 해봤더니 나름 고급져 보였다. 원래의 의도와 달리 진행되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결과물도 나름 적당히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은 꽃이 너무 수줍어 보이게 고개를 돌린 느낌이 좀 어색하다. 그 맛도 있긴 하지만..
첫댓글 좋네요~
화담회 때 즐겁게 이야기 나눴어요. 잎 표현이 감탄스럽고 작가의 느낌이 잘 드러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파트에 핀 동백~~수줍다했지만 척박한 곳에서 핀 동백치고는 기백이 넘치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