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Alice입니다.
뭐... 정확한 역사적 사실은 저도 잘은 모르지만 말입니다. 일단 최근에 본 킹 아더 영화 -_-;를 보면 워드 부족 전사들이 단궁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한 번 보시죠.
나무 위에 올라가서 매복하고 있던 워드 궁수가 활을 쏘는 장면입니다만... 일단 들고 있는 활이 long bow라면 저렇게 나무 위에 올라 쪼그리고 앉은 채로 사격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궁수의 체격마다 다르게 만들어지는 이유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궁수의 키에 거의 맞먹기 때문에 지상에서 사격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굳이 이렇게 따지지 않더라도 활시위를 당겼을 때 귀의 뒤까지 당기지 않는 것만 봐도 저것은 short bow입니다. 제다가 활 자체의 두께도 매우 가늘죠? 아마 나무도 만든 단궁으로 추측해봅니다. 활을 당기는 아저씨 뒤에 대머리 아저씨 보이죠? 저 아저씨가 휘두르는 게 슬링 입니다. 역시 어느 정도 고증이 맞아 들어가죠?
그런데 사르마티안 부족에서 징병된 로마군 병사(영화에서는 "기사"로 나오지만)가 사용하는 활을 보면 확연히 차이가 드러납니다. 유목민족 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이들은 composite bow를 사용합니다.
얼핏봐도 위에 있는 워드 궁수 아저씨의 활과는 뿜어내는 포스가 달라 보입니다. 다습하고 비가 많았던 브리타니아 기후에 복합궁이 제대로 성능을 발휘했는지 여부는 차지하더라도, 서로 다른 두 이민족의 투사 무기의 다른 점은 확연히 차이가 드러납니다.
아까 그 아저씨가 또 잡혔는데, 이번에는 좀 더 활의 모양새가 드러나 보입니다. 여전히 나무 위에 올라가서 쪼그려 앉은 채로 계속해서 저격을 하고 있는데, 결정적으로 이 사진을 볼 때 단궁으로 판단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전설을 바탕으로 하는 가공의 세계를 다룬 영화에 지나지 않지만, 고증 자체는 대단히 신경써서 잘 만든 영화라도 생각했기 때문에, 질문글을 보았을 때 시디들을 주섬 주섬 끄집어내서 다시 한 번 감상해보았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역시 재미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저렇게 머나먼 스텝지대에서 징병된 사르마티안 보조병들은 만기 제대 후에 돌아가지 않고 현지인들이나 로마인들과 결혼해서 브라타니아에 정착했다는데 그 수도 수 천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들이 롬 : 토털 워 식으로 표현하자면 카발리 악질리아로 복무했는지, 아니면 아쳐 악질리아로 복무했는지는 모르지만 머나먼 이곳까지 와서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정착해서 살다 로마 시민권을 얻고 뼈를 묻은 것을 보면 오래 전의 일이지만 찡한 면도 없지 않아 있네요.
건승 하세요.
첫댓글 며칠간 기다려도 대답이 없었는데, 감사합니다~
반말 하지 마십시오. 불쾌해집니다. 타메를랑님이 질문글 올렸을 때, 님은 자료을 찾거나 게시물을 올리신적 있습니까? 나름대로 장궁에 대한 자료들도 조사하다가 워드족 전투 장면이 떠올라서 직접 캡쳐해서 만든 게시물입니다. 고증 따지고 싶으시면 직접 게시물이라도 한번 올리신 다음 따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