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국토교통부 © News1 |
국민주택기금 확대·개편후 낙후된 도시재생 지원 나서
후순위 투자 등 메자닌금융 도입 민간자금 유치 촉매제
(서울=뉴스1) 전병윤 기자 = 정부가 자산 100조원에 달하는 국민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확대·개편한 뒤 첫 투자처 대상지역을 오는 4월 선정될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삼았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을 받아 11곳의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고르고 주택도시기금의 투자를 받아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택도시기금은 개발사업에 후순위 출자 등 메자닌 금융을 통해 사업 위험(리스크)을 줄여줘 민간 자금을 유도, 도시재생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게 된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새로 출범할 주택도시기금은 올 4월 11개 도시재생 선도지역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선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연말까지 관련법 제정을 거쳐 현재의 국민주택기금을 주택도시기금으로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청약통장 가입과 국민주택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성된 국민주택기금은 그동안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대출 등 단순 융자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올해부터 주택도시기금으로 변경한 뒤 도시재생과 주거환경개선 등의 분야로 확대하고 지원방식도 종전의 대출 일변도를 벗어나 출자와 투자·공적보증 등 맞춤형으로 다양화된다.
국토부는 주택도시기금 전환 후 첫 투자처로 도시재생의 시범사업 성격인 선도지역 11곳을 타깃으로 했다. 도시재생사업은 뉴타운과 같은 전면 철거 이후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종전의 방식이 한계에 부딪히자 대안으로 마련된 것이다.
국토부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기존 뉴타운과 같은 사업은 주택을 전면 철거 후 아파트를 짓고 땅 주인인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추진된 민간 주도 방식이었다면 새로 추진될 도시재생사업은 전면 철거보다 현지를 일부 보존해가면서 개량하는 형태로 주거 뿐 아니라 상업과 공업지역의 재생을 아우르는 넓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에게만 사업을 맡겨 현재처럼 진퇴양난을 겪지 않도록 재정을 투입해 공공이 참여한 뒤 거주민과 세입자들도 사업주체에 포함하는 형태로 추진할 것"이라며 "그동안 사업성이 떨어졌던 지방의 도시재생 사업에도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사업은 경제 회복 효과가 큰 산업단지나 항만, 철도 등 국가 핵심시설과 정비·개발사업을 연계해 고용과 산업기반을 개선하는 '도시경제기반형'과 슬럼화(쇠퇴)한 구도심과 중심시가지, 생활여건이 열악한 낡은 주거지역을 재정비하는 '근린재생형' 등 두 가지로 나뉜다. 국토부는 4월 도시경제기반형 2곳과 근린재생형 9곳 등 11곳을 지정하기로 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각각 50%씩 예산을 지원한다. 올해 예산은 306억원이 책정됐다.
국토부는 재정 투자 외에 주택도시기금도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 예산은 기반시설을 확충하는데 활용하고 주택도시기금은 민간이 해당 지역의 개발사업을 추진하면 금융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토부 주택기금과 관계자는 "사업의 성격별로 달라지겠지만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프로젝트에 건설자금을 빌려주거나 후순위 출자 등과 같은 메자닌 금융을 지원할 수 있다"며 "핵심은 주택도시기금이 수익권이나 변제순위에 있어 후순위로 투자하면 민간의 사업 위험을 줄여줘 시중 자금을 도시재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은 연말 관련법이 만들어진 뒤 내년부터 투자가 가능하다"며 "도시재생 선도지역이 올 4월 선정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면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주택도시기금의 투자규모도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처럼 도시재생에 중점을 두고 있는 건 그동안 무분별한 외곽 신도시 개발로 인해 구도심의 인구 감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전국 144개 시·구 중 3분의 2인 96개가 도시 슬럼화 징후를 보일 정도로 낙후되고 있어서다.
일본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재생 사업에 비슷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일본 민간도시개발추진기구(MINTO)는 메자닌 금융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지원, 효과를 보고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열린 '제1회 국제주택금융포럼'에서 "그동안 집값 상승 기대감만으로 민간에서 값싼 전세주택 공급이 가능했지만 이러한 메커니즘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워졌다"며 "재정과 주택기금 등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 새로운 메커니즘이 가동돼야 할 시점"이라며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일본 MINTO의 나카무라 나오유키 상무는 "일본은 2002년 도시재생특별조치법 제정 이후 도시재생 특별지구에 용적률 제한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재정지원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MINTO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위해 메자닌 금융을 활용하는 것도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첫댓글 좋은소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