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학생 서포터스'… 다양한 실전 경험은 말뿐
서울의 한 사립대 4학년 김모(여·23)씨는 지난해 하반기 4개월간 한 증권회사가 모집한 '서포터스'에 선발돼 활동했다. 서포터스는 프로 축구단의 응원단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자발적으로 돕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10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3단계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 회사는 "증권시장 정보와 다양한 실전 마케팅 경험을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회사에서 서포터 40여명에게 맡긴 실제 활동 내용은 김씨 생각과 크게 달랐다. 증권사 업무와 관련된 활동은 증권 계좌를 개설하는 것이 전부였고, 블로그 등을 통해 회사를 홍보하는 일이 주된 업무였다. 김씨는 매일 자기 블로그에 증권사 홍보 글을 올렸고, 한 달에 한 번 팀원들과 함께 회사를 위한 행사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김씨는 서포터스 활동을 위해 과외 아르바이트와 영어 학원 수강을 포기했지만, 돌아온 혜택은 한 달 활동비 10만원과 '대외 활동 수료증' 한 장이 전부였다. 김씨는 "입사 지원서의 자기소개서에 한 줄 넣을 경력을 위해 헐값에 아르바이트를 한 셈 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 4학년 박모(26)씨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 7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모 백화점 대학생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를 통해 수시로 백화점을 홍보하고, 한 달에 한 번씩은 길거리에서 '플래시몹(정해진 시각과 장소에서 같은 행동을 벌이는 이벤트)'으로 백화점 행사를 안내하기도 했다. 회사가 "활동에 한 번이라도 빠지면 수료증을 주지 않겠다"며 100% 참석을 요구하는 바람에 수업도 여러 번 빠졌다. 박씨는 "회사가 시키는 대로 홍보대사 활동을 보기 좋게 포장해서 내 블로그에 올려놓긴 했지만, 후배들에게는 '다 거짓말이니 믿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이들처럼 기업이 운영하는 대학생 서포터스나 홍보대사 등에 선발돼 활동하다 실망하는 대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인터넷과 SNS 등을 이용한 홍보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나서는 바람에 취업 정보 사이트나 인터넷 카페 등에는 일주일에 20~30건씩 '서포터'를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기업은 대학생들의 인터넷 활용 능력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고, 대학생들에게는 대외 활동 경험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대학생들을 싼값에 홍보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서포터 활동이 기업을 홍보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에게 '스펙(자격증이나 활동 경험) 장사'를 한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관계자는 "유명 기업과 관련된 대외 활동 경험이 취업에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생이 이런 행사에 몰린다"면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_^
감사요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