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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식
48.
누가 그랬을까.
엄마는 자식을 위해 모든것을 다 내놓을 수 있다고.
그래, 지금 내가 그런 꼴이다.
정말, 목숨이라도 내놓고 싶다, 모든 다 내놓고 싶다.
'…엄마, 참 밉다.'
'나 무지 힘들어.'
그 짧막한 희성이의 말들이,
이렇게 내 가슴을 후빌줄은 몰랐다.
방금전에 나눈 대화,
자신은 나쁜 아이라며 자책하며
내 앞에서 울었던 내 아들, 희성이.
그래,
다 나때문이야, 다 나때문이지.
애초부터 내가 그이를 만나서 희성이를 낳지만 않았어도,
아니, 적어도 희성이가 좋아했던 그 호수에,
적어도 그날만 내보내지 않았어도…
아니,
그런거 다 필요없이 그냥 내가 엄마가 아니였다면,
그랬다면 희성이는 아마 지금쯤 보다 더 좋은 생활을 하고 있겠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전, 희성이의 그날이 떠올랐다.
그땐 정말 놀랐었다.
갑자기 학교에서 내 아들이 가슴에 칼을 꽃았다는것 그것만으로도 심한 충격이였다.
놀란내가 병원으로 달려갔을땐,
이미 숨이 멈춰진 상태, 미칠것같았다.
앞 뒤 하나도 생각안하고 무조건적으로 내 아들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
나는 아무생각없이 신기를 주었다, 그냥 강제적으로 주었다.
그래,
그건 다 내 이기적인 욕심때문이었어.
내 아들과 조금 더 있고싶은 그런 이기적인 추악함때문이였을거야.
만약,
그때 내 아들이 그대로 죽었다면,
차라리 그게 더 좋았을 수도 있었을것을…
내가 작게 한숨을 쉬며 눈물을 흘리자,
작게 희성이가 채 못닫은 문사이로 불어온 바람때문일까,
내 앞으로 날라온 작은 부적 하나.
'命'
목숨 '명'
이 글자가 적힌 부적을 보자,
순간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돌아가신 내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내 딸아, 너가 만약 먼 훗날이라도 정말 너가 진실로 원하는 일이 있다면,
그게 만약 너의 목숨을 주어도 되는 일이라면, 그렇다면 이것을 사용하거라.
이 부적은 너와의 목숨을 봐꾸는 그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부적, 하지만 명심하거라, 이 것을 사용한다면 이미 그 소원은
되돌릴 수 없고, 너의 목숨은 이미 신의 것이 되어있을거라는걸.]
순간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만 갔다,
분명 이쯤에, 이쯤에 내가 잘 보관해두었는데…
잘 정리된 서랍장을 열어 나는 부적과 그 부적과 함께 넣어둔 엄마의 편지를 같이
찾기 시작했고, 한시간쯤 뒤적였을까, 금빛이나는 작은 상자에 고이 접어 넣어둔
부적이 보였다.
내가 어느새 이마에 난 땀방울을 닦으며,
부적과 편지를 집어들자, 또다시 바람이 부는듯 느껴졌고,
나는 부적을 다시 내려놓고 편지를 집어들어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내 딸에게.
내 딸아, 너가 지금 이 편지를 열었다는것은 아마도 너에게 지금쯤 목숨을 내놀만큼
중요한 일이 생겼다는 거겠지, 그것도 너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 말이야.
지금 너는 내 옆에서 잘 자고 있는데, 너가 이 편지를 열어보게 된것은 얼마나 더 있어야 할까?
지금 이렇게 작고 고사리같은 손으로 내 치맛자락을 잡고 자는 너의 모습을 보니, 벌써부터
웃음부터 나오는구나.
딸아, 죽는다는 것은 참으로 무섭고 두려운 일이란다.
어떻게 보면 정말 서러운 일이지, 여지껏 나의 그 추억들, 행복들, 인연들, 명예, 돈 그런게 한순간
다 무너지는 것이니깐.
하지만 딸아, 너가 지금 그걸 담보로 무엇을 이루려 한다는 것은 그만큼 너도 생각하고 또 해본
일인걸테지. 딸아, 나는 너를 믿는단다. 너가 이 부적을 하찮은 일에 쓰지않고 정말 진실로 니가
꼭 필요한 일에 쓴다는것을.
딸아, 이 부적을 사용하는 방법은 아마도 내가 알려준적이 없을거야, 아니, 있어도 까먹었을 수도 있지.
그래, 이 부적을 사용하는 방법은 말이야, 보름달이 뜨는 밤에, 그 달빛을 향해 부적을 든 후,
너의 소원을 말하고 찢으렴, 아주 간단하지, 그래, 별거 있을줄 알았는데 별거 없지?
하지만 말이다, 잘 집중하고 해야되, 잡생각같은건 다 버려야지, 자칫하다간 너가 죽었는데 잡생각
하는 바람에 엉뚱한게 이뤄지면 그건 정말 서러운일이 아니겠니?
그래, 내 딸아, 이제 나도 내 딸을 보게되겠구나, 딸아, 하늘에서 만나자. 딸아, 사랑한단다.]
주르륵-
눈물이 났다.
엄마의 그 특유의 문체와 깔끔한 글씨들.
창을 열어 밖을 보니,
오늘 밤하늘에는 밝은 보름달이 떳다.
그것도 구름한점없이 맑은 하늘에,
환한 보름달 하나.
마지막이 되는 이 날에,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보는것도 나쁜게 아니구나.
내가 살짝 미소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자,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선선하고 기분좋은 바람이 불었고,
나는 한번 숨을 들이키고는 부적을 들고 문을 나섰다.
희성이,
희성이 한번만 보고싶은데…
보름달을 향해 걸어가다 말고,
갑자기 떠오르는 희성이의 얼굴.
옛날에 엄마가 맨날 나한테 하던말이 생각난다.
나중에 커서 엄마가 되봐야 엄마마음을 안다는 그 말.
그땐 코웃음을 치며 넘어갔었지.
나도 참 철없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샌가 그 세월은 물흐르듯이 흘러가서
벌써 나도 엄마가 되고, 어엿한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구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서 희성이의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희성이의 방문은 닫쳐있었고,
문 밖으로 빛이 조금씩 새어나오는걸 보니,
아마도 자고있지는 않은가 보다.
나는 씁쓸하게 미소지었고,
나의 방으로 다시 돌아갔다.
분명 이쯤에 놔뒀던 나와 희성이, 그리고 희성이의 아빠와 같이 찍은,
아마도 희성이가 5살때쯤의 사진이 있을텐데…
내가 이곳저곳 사진첩들을 뒤적이며 사진을 찾자,
곧이어 손때뭍은 사진이 하나 나왔고, 나는 그 사진을 보고는 종이와 펜을 찾아
열심히 무언갈 써내려갔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내 아들에게,
나의 자그마한 편지하나를 남기고 싶었다.
이제는 세상에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지만,
그래도 흔적이나마 남겨둬야지.
몇번이고 찢고 또 찢고,
그러다가 겨우 편지하나를 다 쓴 나는,
내 화장대 위에 고이 놔뒀고, 그리고 사진과 부적을 들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밖으로 나오자,
오늘따라 밝은 달빛.
밝은 보름달.
여지껏 희성이와 같이했던 17년이 머릿속을 휘젓고,
나는 사진을 들어 짧게 입맞춤하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여보, 이제 저도 당신곁으로 가게 되네요.
여지껏 혼자 계시느라 심심하셨죠? 제가 이제 갈게요."
그리고는 한번 크게 숨을 들이킨 후,
보름달을 향해 부적을 찢고는 짧막하게 외쳤다.
"희성이에게 내려줬던 모든 신기와 아픔들을 거두어주세요!!"
그날따라, 달빛은 자신의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듯, 더욱더 밝게 빛났다.
●신고식
49.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왜 그런것 있지 않은가, 갑자기 불현듯 느껴지는 불길한 느낌.
그래, 그거였다.
불길한 느낌이였다.
이상한 느낌에 내가 침대에 누웠던 몸을 벌떡 세우자,
갑자기 심한 어지러움이 느껴졌고, 손으로 이마를 짚은 후,
두어번 머리를 흔들어주자 그나마 좀 나아진것 같았다.
"뭐지…"
문을 열고 나오자,
깜깜한 거실, 어두웠다, 뭔진 몰라도 무척이나 어두웠다.
방금전 울고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앞이 좀 흐릿하게 보였고,
갑자기 밖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희성이에게 내려줬던 모든 신기와 아픔들을 거두어주세요!!"
무슨소리지?
집 밖에서 들리는 소리인듯 싶어,
나는 문을 열고 나가봤고, 내가 나가서 놀란듯 엄마를 외치며 달려나갔을땐,
이미 엄마는 땅을 향해 쓰러진 후였다.
"엄마!! 엄마!!!"
놀란 내가 엄마를 크게 부르자,
엄마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고,
엄마의 손에는 찢겨진 부적쪼가리중 일부와 사진하나가 들려있었다.
"숨, 숨을 안쉬고 심… 심장도 안뛰어!!"
손을 코에 가져다 대자,
숨조차 쉬지 않았고, 가슴쪽에 머리를 가져다 대자, 심장도 뛰지 않았다.
"엄마!!! 엄마!!!!"
내 목소리톤이 점점 더 높아지기 시작했고,
이미 눈가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놀란 나는 계속 엄마만 흔들 뿐이였고, 그때 내 눈앞에 띄는 사진한장.
"이건…"
내 기억이 맞다면,
이날은 아빠가 돌아가신 날.
이때가 아마도 내 5번째 생일이였는데…
다같이 놀이공원에서 즐겁게 놀면서 찍은 사진들중 하나.
이땐 정말 다같이 즐겁고 행복했었는데…
이날 아마도,
집으로 돌아온 후, 아빠가 깜빡하고 내 선물을 안샀다며
내 선물을 사러 나갔을때, 그때 음주운전하던 차에 치여 숨졌었지.
하지만 아무도 목격한사람도 없어서 범인도 못잡고 끝난 사건.
이 사진,
아직도 엄마는 가지고 있었구나.
눈물이 났다,
핸드폰을 꺼내 병원으로 전화하기 위해 번호를 누르는데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실감나지 않았다, 그냥 주무시는것처럼 보일 뿐이였다.
다만, 그게 엄마의 방이 아닌, 밖이라는것을 제외한다면…
'119'
힘겹게 번호 세개를 누른후,
건너편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엄마가… 숨을 안쉬어요…"
..
멍하니 앉아서,
엄마의 시신을 안고있었다.
아니,
엄마의 머리를 내 무릎위로 올려둔채,
나는 가만히 엄마의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차가 도착했다.
"보호자분이신가요?"
나를 훑어보며 묻는 이 사람.
그 물음에 나는 나에게 보호자분이냐고 묻는 이 사람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답했다.
"제가 보호자 맞는데요."
..
병원에 갔다가,
이것저것 하다가,
도데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다보니 엄마는 화장되었고,
왜 죽었는지 모르는 병명은 '심장마비'
내가 작게 한숨을 쉬며 오랜만에 집에 들어왔을땐,
어느샌가 집에는 뽀얗게 먼지가 쌓여있었고, 나는 한숨을 쉬며
이곳저곳 청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먼지를 털고, 청소기로 쓸고, 털고 쓸고 닦고 또 털고 쓸고 닦고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이제는 책상이나 이런데를 닦으려고 걸레를 들고 엄마방부터 들어가는데,
화장대에 놓여진 작은 편지봉투.
내가 고개를 갸웃으며 편지봉투를 뜯어 열어보자,
그 안에는 하얀색의 편지지가 들어있었고, 예쁘게 접힌 편지지를 열어 한줄한줄 읽을때마다,
내 눈에는 눈물이 한방울한방울 흘려내렸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가장 잘난 내 아들 희성이에게.
안녕, 희성아. 하하, 엄마가 편지쓴적이 별로 없었지? 아니, 아얘 없는것 같구나.
희성아, 너도 참 황당했을꺼야, 그치? 갑자기 내가 죽어버려서 말이야.
희성아, 엄마가 참 미안해, 미안한게 참 많아, 못난 엄마를 둬서 맘고생 얼마나 심했을까,
정말 미안하단다.그래도 희성아, 이거 하나만은 알아줘. 그래도 엄마는 희성이가 제일 좋았단다.
너의 아빠가 돌아가실때도, 나는 너만보며 꿏끛하게 버텨왔어.
만약 희성이와 엄마가 지금 이런 집안이 아닌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아마도 엄마는 지금쯤
희성이를 보면서 계속 웃고있겠지? 하지만 그래도, 너무 집안을 미워하지마, 어쩔 수 없었잖니?
희성아, 엄마가 죽었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렴, 내가 죽었다고 너무 아파하지 말렴.
엄마는 말이야, 희성이가 웃는 모습이 제일 좋아.
희성이가 웃는게 제일좋아, 희성이가 행복하다고 할때가 제일 좋고, 희성이가 노래부를때가 제일
좋단다. 희성아, 이제는 엄마도 없고, 이제는 너의 그 저주스러울만큼, 너를 그토록 아프게 했던
그 신기들, 저주들이 모두다 풀렸단다. 희성아, 이제는 희성이 마음대로 해도 좋아.
희성이가 하고 싶은 노래들도 마음껏 해도 좋고, 희성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세민이도 마음껏
봐도 좋고, 안아줘도 좋아. 세민이 울때 눈물 닦아주고 싶다고 했지? 이제는 닦아줘도 돼.
이제는 희성이는 사람들 사이에 다시 껴서 지낼 수 있고, 다시 웃으며 지낼 수 있어.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만족한단다.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죽은걸 후회하지 않는단다.
그래도 한가지 아쉬운게 있는데, 꼭 세민이라는 애를 만나보고 싶었거든. 우리아들 해산물 알레르기
있는거, 너무 한가지를 좋아하면 무척이나 좋아해서 좀 피곤할텐데 그래도 그런거 다 받아줘야 한다
는거, 내 아들 외로움 많이 타서 곁에 있어줘야 한다는것, 여름에 더위 잘타서 시원한곳에 많이많이
가줘야한다는것등 해줄말 너무도 많은데 하나도 못해보겠네, 그래도 사진은 희성이방에서 많이 봤으니
깐 엄마는 그걸로 만족할께. 희성아, 앞으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손도 잡고 웃고 행복하게 지내렴.
앞으로는 기쁘고 좋은일만 보고 느끼며 지내렴. 짧은 시간이라도 희성이 아프게 해서 미안해.
희성아, 이제는 울지마, 알겠지? 엄마는 하늘에서 항상 지켜볼게, 희성아, 이젠 행복하렴.
희성이를 제일 사랑하는 엄마가. ]
눈물이 계속해서 났다.
여지껏 내가 엄마한테 했던 그 못난말들이 머릿속을 휘저었다.
미안했다.
죄송했다.
너무도 미안했다.
왜 그랬을까, 왜 좀더 잘해드리지 못했을까.
후회와 슬픔이 머릿속을 어지럽피고, 이와중에도 이젠 세민이 곁으로 갈 수있다는 생각에
기뻐지려하는 내 마음이 너무도 미웠다. 증오스러웠다.
편지를 소중히 감싸안고,
계속해서 울고 있는데, 오늘은 7월 20일.
바로 세민이의 생일.
아무 생각이 없었다.
계속 눈물만 날 뿐이였다.
나는 화장실로 가서 깨끗히 몸을 씻고는,
옷장속에 넣어뒀던 옷들을 꺼내 갈아입고는
내 지갑속에 들어있던 돈을 꺼내서 근처에 있던 빵집으로 가기 시작했다.
딸랑-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있었다.
워낙 내가 피부가 하얀탓에 눈가를 조금 비볏음에도 불구하고 빨갛게
변해있었다.
"어서오세요~"
종업원이 내게 다가오며 인사하자,
나는 어색한듯 웃음을 지며 케잌쪽으로 다가갔고,
이것저것 케잌을 고르다가 연두색의 하트모양의 녹차케잌을 가르키며 말했다.
"이걸로 포장해주세요."
..
얼마 전에 안 사실이지만,
세민이는 지금 가수가 되기위해 교육을 받는 중이라고 했다.
울다가 세민이의 생일이란걸 깨닫고는 아무생각없이
케잌을 사들고는 찾아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건 영 뭔가가 어색했다.
"이봐 학생."
내가 건물근처로 다다르자,
어떤 여자가 나를 불렀고, 내가 뒤를 돌자,
내 눈앞에는 시니컬한 미소를 짓고있는 한 여자가 보였다.
"이런 야심한 시간에 남의 회사에는 왠일이지?
거기다가 손에 케잌까지? 딱걸렸어! 그래도 빠순이들은 많이 봤어도 빠돌이는 오랜만에 보는군."
자신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거친 언어를 구사하던 이 여자는
내 손에 들려진 케잌을 가리키며 말하던 여자는 이내 쪼그려 앉더니
나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누구를 보러왔지?
나한테 잘만 보이면 싸인한장정도는 받아줄수도 있어."
자신의 가슴을 탕탕 치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이 여자를 보자,
나는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나왔고, 그런 나를 보던 여자는 또다시 시니컬한 미소를 날리며
일어나더니 자신보다도 더 키가 큰 내 머리를 헝크러트리며 말했다.
"거봐, 그렇게 웃어야지.
사내새끼가 뭐 그리 슬프다고 질질 짜고있었냐?"
놀란 내가 그 여자를 바라보자,
여자는 웃으며 내 등을 탕탕 쳤고,
나는 얼떨떨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울고있었나요?"
내가 짧게 말을 내뱉자,
내 등을 쳐대던 여자는 놀란듯 흠칫거렸고,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여자는
곰곰히 생각하던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방금한말 다시 리플레이."
"네?"
"아니아니, 아무 말이나 좀 해봐봐."
"그게 무슨…"
"좋아! 이거야! 이거라구!
요즘들어 왜 이리 천재들이 모여들지?
딱이라고! 딱이야!"
갑자기 내게 등을 보이더니 딱이라며 외치던 여자는 다시 나를 바라보며
내 어깨를 흔들어대더니 말했다.
"지금 누구를 만나러 온거지?"
"네?"
"내가 그 애 만나게 해줄테니깐 너 가수할 생각 없냐?"
"그게 무슨 소리세요."
"아니아니, 노래는 좋아하냐?"
"그야… 좋아는 하지만…"
뜬금없는 여자의 말에 나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고,
계속 누구를 만나러 왔냐는 말에 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세민이요…"
"누구?"
"신세민이라는 애를 만나러 왔는데요…"
"세민이?"
"네."
내 말에 여자는 더욱 더 호들갑을 떨더니 왔다갔다거리기 시작했고,
곧이어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말했다.
"기다려, 세민이 데리고 올테니깐."
"네? 자… 잠시만요!"
세민이를 데리고 오겠다며 기다리라던 여자는 빠른속도로 건물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에라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발신자표시금지로 세민이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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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화요일,
저의 학교 시험시작일입니다 ㅜㅜ
거기에 덪붙여서 소설 완결도 다가오네요.
혹시 다음소설 여자주인공과 그녀의 친구를 찾으셨나요?
좀 짧게 넣어뒀어요, 그냥 간단하게 소개하고 말았거든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