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에듀파인' 들어선 이후 이런 재정적 비리는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옙, 그 사립유치원들이 거품물고 반대했던 그 에듀파인 맞습니다.
자 그럼 에듀파인 없었을 때 얘기부터 해보자면요,
제가 첫 근무했던 학교는 좀 심했던게,
1학기때 수학여행, 2학기때 수련회를 가는데
4학년부터 보냅니다.
그래서 총 6번의 체험학습을 가게 됩니다. 1인당 말이죠.
1. 수학여행
수학여행의 목적은 이렇습니다.
- 교과서(특히 사회)에 나오는 역사와 유명지를 애들이 가보지도 못하고 직접 보지도 못한다.
- 그러니 학교에서 코스 짜서 직접 학생들을 데리고 갔다온다.
이게 목적입니다.
90년대는 말할것도 없고, 2000년대에도 가족끼리 차몰고 여행가는게 지금처럼 보편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학여행은, 경주 같은데 가서 불국사 보고, 지방 학생들은 서울 롯데월드 63빌딩 가고, 이게 정말 참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지금은 네비게이션의 발달로 인해 가족끼리 여행을 참 많이 자주 다닙니다.
그래서 이제 수학여행은 사실 의미가 없어요.
그래도 계속 수학여행을 가는 것은, 놀랍게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구 때문입니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에 대한 추억이 있는 부모들이 꾸준히 요구를 합니다.
2. 수련회.
그때도 마찬가지지만, 지금도 왜 가는지 모르겠음.
목적과 취지는 있습니다만, 전혀 공감을 못합니다.
굳이 있다면
교장의 비리 때문이죠.
3. 수학여행, 수련회, 그와 관련된 비리
뭐 사실 다 아시겠지만 그래도 말씀드리면,
여행사가 찾아옵니다.
1인당 8만원짜리 계획을 짜 옵니다.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합니다.
1인당 10만원으로 합의를 봅니다.
어, 2만원이 늘었죠?
만원은 사장님 주머니, 만원은 교장(혹은 교감까지 포함) 주머니에 들어갑니다.
당시 한 학년에 10반정도 되었고,
한 반에 30명은 기본이었으니,
한번에 300명.
세 학년이면 900명
1인당 만원만 잡아도 900만원.
그걸 1학기, 2학기 가면 대략 2000만원.
근데 중요한건 지금 이 수치도 적게 잡은거라는 겁니다...
그러니 교장들이 아주 수련회 수학여행 너무나 사랑합니다.
4. 선생님들은 왜 비싼 밥 먹나요?
수학여행을 다녀옵니다.
선생님들이 불만이 많습니다.
시설이 후져, 교관들이 제멋대로야, 코스가 개판이야,
이런데 왜 갑니까?
내년에 수학여행 후보지 나오면 선생님들이 반대합니다. 거기는 안돼요. 거기 개판임.
뭐 교장 입장에서는 다른 곳을 선택하면 그만입니다.
사장님들은 선택을 합니다.
교장에게 더 많은 돈을 주던지,
선생님들의 불만을 잠재우던지.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매끼 술판 벌여주고, 직접 차 몰고 학생들과는 따로 관광코스 돌며 관광시켜주고, 회 올라오고,
집에 갈 때 경주빵까지 한아름 쥐어줍니다.
이렇게 받으면 선생님들도 뭐라 못합니다.
다음해 그 업체 또 올라오면 마지못해 찬성합니다.
5. 에듀파인의 등장, 그리고 전세 역전.
에듀파인이 등장합니다.
일정액수 이상이면 업체를 마음대로 선정 못합니다.
반드시 입찰을 올려야 하고, 업체들이 막 붙어 견적서를 제시합니다.
그럼 그 중에,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가장 싼 값의 업체를 체택해야 합니다.
나중에 감사 나오면 '이 업체는 시설도 후진데 왜 비싼값으로 갔다왔음?' 하면 암말 못하고, 교장은 징계를 받습니다.
이렇게 몇년 지나니, 수학여행을 가려는 사람이 없어집니다.
업체에서는 더이상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안합니다. 그럴 돈을 더 깎아 입찰하는게 유리합니다.
교장 주머니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선생님들 교장감들 전부 다 아주 난리가 납니다.
교장선생님은 수학여행 갈때마다 걱정이 태산입니다. 혹시 사고나면 어떡하지?
선생님들도 짜증납니다. 벌써 10년째 간 경주 또 가야 합니다. 집에 애는 엄마 없다고 우는데 나는 경주에서 따분한 부장 농담에 억지로 웃어줘야 합니다.
욕나오죠.
그래서 수학여행을 없애자, 요즘 다들 여행다닌다, 라는 주장들이 나옵니다.
근데 이번엔 학생과 학부모가 가자고 합니다.
이유는 위에서 말씀드렸죠.
6. 세월호가 꺾은 수학여행. 코로나로 마침표 찍다.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말들이 나옵니다.
수학여행 왜 가는거임? 왜 가서 아이들 죽게 만듦??
선생님들 옳다꾸나 거듭니다.
그러게요. 왜 감? 안가는게 교육적으로 더 좋음.
그래서 수학여행 규모가 확 줄어듭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로 저는 단 한번도 수학여행도 수련회도 안갔고,
그게 저는 너무너무 좋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은 지나고, 수학여행을 다시 가는 학교들이 늘어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코로나 짠.
수학여행은, 아마도 이대로 마침표를 찍을 것 같습니다.
7. 그 외의 비리.
제가 정보부장을 한 적이 잇었는데,
정보부장은 특성상 돈값을 하는 장비들을 구매해야 하게 때문에 예산을 좀 만지는 편입니다.
근데, 이 물품 선정을 제가 다 하네요?
물론 교구선정회라고, 제 맘대로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일정금액 이하는 제가 맘대로 선정 가능하더군요.
그렇게 컴퓨터 몇대, 프린터 몇대, 방송장비 몇대 사면서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예전 학교에서는 어떻게 돈을 남겼을지 이제 알겠습니다.
결론은, 이제 그렇게 못합니다.
에듀파인에 무슨 물품을 얼마에 샀는지를 다 적어야 하는데,
그렇기에 '이걸 10만원에 샀다고? 인터넷에서 똑같은걸 8만원에 파는데?' 하면 할말 없습니다..
한때는 '교장 1년 하면서 1억 못모으면 병-신-이다.' 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비리 투성이였죠.
수학여행 뿐인가요.
도서관 책 구매, 우유급식, 각종 장비, 각종 공사....
어휴...
교장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외벽공사 같은 '공사'입니다.
지금은 뭐.
에듀파인에 모든게 항목까지 낱낱히 기록되니 뭐 어쩔 수가 없습니다.
물론 지금도 꼼수는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쥐도새도 모르게 남겨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남겨먹은 액수가 아무리 커봐야 몇십만원 수준이에요.
몇십만원에 양심 팔아먹을정도로 환장한 교사는 요즘은 없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요즘은 비리가 거의 없다... 입니다.
너무 없어서 예산 350원(만원 아님. 350원임.) 남은거 털어내려고 500원짜리 지우개 사서 150원 내돈 내는 그런거 하다 보면 아 그깟 350원 그냥 먹으면 안되나 생각까지 들 정도임...
하지만 그랬다간 그 350원때문에 시말서 씁니다...
그러니 요즘 학교는 의심하지 말아주세요.
첫댓글 아...너무 생생한 정보네요^^ 유익한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앞으로도 소소한 학교 일상들 자주 올려 주세요~~^^
현직자의 생생한 정보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그 시절 학교에도 비리가 많았을 것 같은데...어릴 때라 그런 지 인식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것 같네요. 수학 여행이라...언제적인지...ㅜ.ㅠ
해먹는.분들 진짜 많았죠 ㅎㅎㅎ 당당하게
기득권의 끝자락에서 그런 더러운 방식으로 꿀 빨던 쓰레기들이 지지하던 정당. 지금도 그 기득권을 갖기 위해서 온갖 더러운 거짓 날조와 조작질을 서슴치 않는 것들. 그런 와중에서 민주정부가 이뤄낸 성과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그저 굳건한 믿음과 성원을 보내는 것으로나마 평범한 국민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를 다 할 생각입니다.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예전에 그래도 개천에서 용난다 글 써주셨던 분이시네요ㅎㅎ 현직의 생생한 후기들 자주 올려주세요ㅎㅎ
다행이네요
수학여행 안간친구가 그렇게 부러웠는데...4교시하고 집에 갔다더만...
요즘은 학부모상담 할 때 가져오신 음료수 하나도 돌려보내는 시대죠 ㅋㅋㄱ 에듀파인보다도 있지만 사회적인 인식변화도 크다고 생각됩니다ㅎㅎ
고딩때 진짜 급식 개쓰레기였는데 교장이 3500해먹고 다른데로 튀었습니다 난 왜 아무것도 못했을까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ㅎ
확실히 시스템 개선이 중요합니다
털어먹는걸 막는게 불가능해도 어렵게는 만들어야해요
방과후교사도 교장이 커미션 가져간다고 그러더라구요.
그건 말이 안됩니다..진짜 썩어빠진 사립학교라면 가능할라나..
@팀단칸방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은 에이전트 끼고 학교를 뚫는데 커미션 반은 에이전트가 반은 교장이 먹습니다. 제 아내도 방과후교사 해볼까하고 알아보며서 알게된 사실입니다.
사립에서 교장인가 이사장?이 자기 라인으로 사람 뽑으려는거는 있다고 들었는데..
와.. 수학여행 많이 남겨먹긴했죠.. 저는 초등학교때 빵모양? 저금통에 돈모아서 기부한다고 한것들 다 어디갔는지 궁금하네요... 어디다 어떻게썼는지 아무도모르니..
현직 행정실에 있는 사람으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일반교원으로 있으면서 너무 단정적으로 말씀하시네요. 관리자도 되어보신적이 없고 실제 예산을 집행해보신적도 없으면서 여기저기 전해들은 내용을 확인된 사실처럼 적으시면 여러모로 곤란합니다. 사실 그냥 외부 사람들이 이정도 글 적으면 굳이 반박하지 않습니다. 일반인의 인식은 딱 이정도이고 굳이 반박할 이유도 없으니깐요. 그런데 현직에 계셔서 일반인보다는 더 알지만, 실제로 업무를 보는건 아니라서 내용을 다 파악할수 없는 분이 이렇게 적으시는건 좀 그렇습니다.
이분 원래 글 편엽하게 적습니다 선생님으로서의 갑 의식이 있는 분이에요
어느 부분이 단정적이라 생각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비리부분인지 에듀파인 부분인지... 교원분들도 다 알지는 못해도 시스템 이용자로써 아는 부분이 있겠죠.
@짜자장 둘 다죠. 글쓴분 임용이 몇년이신지는 모르겠으나, 적으신 부분을 실제로 겪으셨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제가 중등, 사립에 2007년 임용인데 저 위에 겪으신 일 처럼 적어놓으신 일들을 전해내려오는 옛날 이야기로나 접했지, 구경해본적이 없거든요. 글쓴분은 (아마도) 초등, 공립 일껀데 진짜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2000년대만 되어도 초등-공립에서 저런걸 겪긴 쉽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에듀파인은 글쓴분이 생각하는 그런 시스템이 아닙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수기로 하던걸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프로그램일 뿐이죠. 입찰을 강제하는 지방계약법은 에듀파인이 도입된 2010년 한참전에 시행된 법률이고 에듀파인 없을때도 지방계약법 위반하면 징계받았습니다. 수량, 가격, 품명 뭐 이런 부분도 수기로 할때도 다 작성했고, 에듀파인이라고 무조건 넣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도 에듀파인이 회계를 좀 더 깨끗하게 만드는데 조금은 기여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글쓴분이 쓰신것처럼 그런 내용은 아니고, 그 영향력이 그다지 큰 것 같지도 않습니다.
갓 에듀파인이네요 재밌는 글 잘봤습니당
세월호로 인하여 수학여행어 대한 불안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학생 입장서는 그래도 추억으로라도 남기고 싶어 할 것 같네요. 초중고 다 경주 갔지만 경주라는 장소보다 학교서 공부 안하고 친구들과 밤새 놀 수 있어서 좋았네요. 참고로 저는 초딩 이후 학교 수학여행 같은거 아니면 여행 자체를 못 갔습니다.
최저가 입찰도 좋은것만 같지는 않아요. 다른 제도도 필요 한것 같아요. 입찰 업체중 중간가격을 제시한 엄체를 선정하는게 좋아 보입니다. 어느 업체가 중간가격을 제시 할지도 모르구요. 초딩 급식 같은 경우, 음식질이 너무 떨어지거든요. 차라리 추가금을 더내더라도 좋은 음식 먹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현직에 17년째 있습니다만 저 있는동안은 저정도로 교장이나 부장교사가 해먹는다는 느낌은 못받았습니다.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고, 여전히 예산부족으로 내꺼 쪼개서 학교에 투자하는 작은 학교도 많아요.
물론 대부분 이 글에 상응하는 학교가 많을 수도 있겠지만요....
암튼 에듀파인은 귀찮긴하지만 이게 맞다고 생각하며 감수하는 펀입니다.
저도 10년 넘게 있었지만 지금은 돈문제는 거의 없다 보구요. 마지막 350원은 정말 공감됩니다.ㅎ
수학여행 추억 이야기 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는 학생들도 있지만 정말 고역으로 2박3일 지내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이들하고 잘 못어울리고 먹는거 자는거 불편해서 아픈 친구도 많구요.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끊어 줬더니 집합시간까지 암것도 안하고(못하고) 혼자 있는 녀석들 많습니다. 추억은 본인 의지로 가고 싶은 사람들과 가고 싶은 곳에서 만들어야죠. 요즘은 그런 요건들도 되구요.
학부모님들은 솔직히 2박3일 보내놓고 좋아하시는 분들 많습니다.ㅎ
중2 때 수학여행가서 밥먹다가 토할 뻔했네요
지금은 어~~~느 공공기관보다
제일 깨끗한 곳이 학교라고 자부합니다.
저희 아버지도 초등교장 하시다가 10년전에 퇴직하셨는데 시골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거기는 저런거 없었어요. 교장인데 시골학교 관사에 사시다가 항상 새벽 6시에 교통지도 나가시고, 어려운 학생들은 학용품도 사주시고 수학여행경비도 대신 내주시고, 운동회에 전교생 피자랑 햄버거도 쏘시고 했는데. 교장들이 너무 다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너무 일반화하신것은 아닌가 싶네요. 사명감 가진 훌륭한 교육자들도 많아요. 교장이 1년에 1억씩 비리로 챙길수 있었으면 우리집 빚도 금방 갚았겠네요ㅠㅠ 물론 비리있는 분들도 있겠죠. 저도 어릴때 수학여행 갔을때 말도 안되는 밥 먹고 그랬으니 합리적 의심은 갑니다.
헉 저희집앞 초등학교 외벽공사를 하고있습니다. ㄷㄷㄷㄷ
외벽공사=비리 라는게 아니라 옛날엔 그랬지만 지금은 에듀파인 때문에 안된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중학교땐 수련회라는 걸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고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인 2월에 수련회를 가더라고요. 많이 해 먹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는 무슨 학교 물품 강매도 엄청 당했네요. 교가 씨티, 사진첩 등등
코로나 전부터 학교 행사가 많이 줄어 아쉬워요. 요즘은 보이/걸스카우트, 아람단 이런것도 다 안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