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선생님은 현재 마실의 판매되고 있는 상황으로 봐서 가격을 올려서 한정식 스타일로 바꾸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고 했다.
우선 메뉴를 고급화하고 단순화시키는 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달라졌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동시에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충고하였다. 그리고 많은 메뉴를 다루게 되면 아주 많은 양의 판매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이 많은 만큼의 이익을 내기는 정말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자기가 메뉴개발을 하게 되면 우선 현 상태의 판매 상황을 보고 나서 수정과 보완을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를 판단하겠다고 한다.
가장 귀가 솔깃했던 부분은 재료비는 저렴한 것으로 하더라도 뭔가 고급스러워졌다는 느낌이 나올 수 있도록 메뉴를 손보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비싼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사는 손님도 만족해야 하고 판매를 하는 우리도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이니 만큼, 충분한 이윤이 보장되어야 하는 적정한 원가투입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메뉴개발은 적극적인 판매 도구가 되는 것이다. 마치 짜장면과 짬뽕을 함께 먹고 싶어 하는 고객의 요구에서 만들어진 짬짜면처럼 고객의 만족과 이윤의 확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정 선생님과의 메뉴개발건은 우연한 행운처럼 느껴졌다.
메뉴개발 사례연구 (5) - 3월 10일 (오픈 10일차)
인터넷을 뒤져 메뉴개발에 관한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많은 자료들이 나왔다. 좋은 내용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들도 많았다. 하루 종일 자료를 검색하고 정리하였다.
지금 생각해도 이일은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잘했다. 그냥 개발을 맡기고 나중에 결과만 보겠다고 했더라면 나 자신이 공부도 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의존적인 모습만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메뉴개발에 관해 나름대로 정리해 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잘 계획되고 디자인된 메뉴는 고객의 수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판매를 촉진시킨다. 왜냐하면 메뉴가 고객에게 제공 되어질 때마다 그것은 바로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메뉴계획은 앞으로 우리 식당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고객과 지금까지 방문했던 고객을 타겟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만큼 메뉴는 그 식당의 개성과 분위기를 연출하는 도구이자 고객과 식당과의 마케팅 역할을 하게 된다.
메뉴는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을, 어디서 구매하여, 얼마나 다양하게, 어떻게 조리하여, 언제, 얼마의 가격에, 얼마나, 어떻게, 제공하여야 하는가를 고려하여 고객이 원하는 아이템과 최적의 식당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상품과 상품의 수를 결정하는 메뉴계획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이처럼 메뉴개발은 지속적인 식당비즈니스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식당운영기법이다.”
정미경 선생으로부터 어느 정도 메뉴를 짜놓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재 마실에서 판매되고 있는 몇 가지 요리를 조금 손을 봐서 고급스런 분위기로 나가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는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것으로 한다고 했다.
백김치는 현재 스타일보다 국물을 좀 더 많이 만들어서 물김치와 백김치의 분위기를 동시에 갖도록 하고, 도토리묵국은 큐빅 형태로 썰어나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코다리구이는 양념장을 수정해서 양을 많이 발라 색감을 살리고 위에 송송 썬 쪽파를 뿌려나가려고 한단다. 또 잡채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와 표고를 추가하고, 낙지볶음은 소면을 곁들이는 것도 생각해 보자고 했다.
밥 반찬으로는 생고등어 무 고추장 조림이 한꺼번에 많이 요리할 수 있고, 먹는 사람입장에서는 다른 야채반찬 서 너 가지보다 나아보일 수 있다면서 새롭게 시도해보자는 말을 덧붙였다.
한꺼번에 나가던 30여 가지의 밥반찬 중심의 한상차림 정식에서 앞 요리로 10가지 정도의 요리와 식사가 준비되는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2차 음식으로 구분하되 가짓수는 각각 10가지 정도로 줄이자는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되면 상도 두 번 차리게 돼 일하는 입장에서는 번거롭지만 먹는 손님입장에서는 훨씬 폼도 나고 음식도 살게 돼서 제대로 먹는 기분이 들지 않겠냐는 의견인 것이다.
가짓수가 준다는 말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그래도 지급보다는 음식의 질이 달라진다는 말에 그 아이디어를 수용하기로 했다.
벌써 오픈한지 열흘이 지났는데 아직 구상단계에 머물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메뉴개발 case study(6) - 오픈 15일 차
여전히 손님은 가뭄에 콩나물 나듯이 찾아오고 있었다. 하루 100만원을 파는 날이 자주 있긴 하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이 달 안으로 찬모와 나머지 사람들도 오기로 했다. 주방에 둘, 홀에 둘 그리고 카운터까지 명의 옛 직원들이 다시 뭉치게 된다. 기존 직원들 중 개별면담을 거쳐 주방에 둘, 홀에 한 명만 남고 나머진 모두 그만 두기로 했다. 월급제로 전환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만 남은 것이다.
사장인 날 빼고 관리를 맡은 후배와 직원 8명이 한 달 매출 3천이 조금 넘는 식당의 정 직원으로 출발하게 된다. 당장은 적자를 피할 수 없다. 대충 따져 봐도 최소 5천은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언제까지 적자를 봐야 할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더 이상 인원을 줄일 수도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이 최소한의 유지 인력이었던 것이다.
정리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짐승들도 사냥할 때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지 정하고 한다는데 식당을 한다면서 누구한테 팔 것인가를 정하지 않고 시작한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
막연하게 모두에게, 다 판다는 황당한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지금까지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가장 중요한 타겟설정을 하지 않고 우왕좌왕하기만 했다.
먼저 정미경 선생에게 메일을 보냈다.
경영전문가 (박노진)
퓨전한정식 메뉴개발 case study(4)
“마실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가감 없이 평가해서 목표고객을 설정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먼저 마실은 어찌 되었던 한 때 한상차림 한정식으로 대박을 쳤던 집입니다. 지금은 여러 가지 이유로 죽었지만 많은 사람들 머릿속에는 잠재되어 있을 겁니다. 전 이점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기존 인지도를 살리자)
그리고, 마실의 가장 큰 장점은 열에 열. 모두가 이야기하는 것이 인테리어입니다. 식당같지 않은 아주 독특하면서도 은근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여성 고객들을 흡인하기 아주 좋은 공간이 될 것입니다. (여성고객을 포인트로 잡자)
마실의 단점은 입지조건이 좋지 않습니다. 유동인구가 한 보름 봤는데 하루 20여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택시나 승용차로 와야만 하는 곳이라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맛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또 하나 개인적으로 첫 번째 식당에서 광우병으로 큰 손해를 봐서 앞으로 하는 식당은 그런 광우병, AI, 구제역, 여름철 회 전염병 등과 같은 외부환경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아이템은 하고 싶지 않거든요.”
바로 연락이 왔다.
퓨전한정식이란다.
요즘 서울과 일산, 분당, 판교, 평촌 등지에서 뜨고 있는 아이템이라고 한다.
퓨전한정식? 들어보긴 했는데... 한정식을 퓨전식으로 만든 음식을 말하는 것인가?
첫댓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게 가장 확실하긴 한데..비용이 어느정도 하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