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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늦가을 단풍 구경하세요.
청송의 가볼곳 40군데를 둘러보고 밤에 안동으로 넘어 왔습니다. 요즘 해가 짧아져 부지런히 달려야 취재를 마칠 수 있답니다. 아침 7시 동틀 때 움직여 해가 지는 오후 5시면 일을 마쳐야 합니다. 그러니 타이어에 불이 날 정도로 달릴 수밖에~ 안동의 제일 북쪽. 그러니까 도산서원 윗쪽마을인 농암종택부터 안동 일을 시작합니다. 8시쯤인가요 마을 입구로 들어서려는데...글쎄....표지판에 청량산 2 km 라고 쓰여 있는 겁니다. 솔직히 3km 정도 떨어졌으면 아예 갈 생각도 없었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떨리더군요. 1년 중에 가장 황홀하다는 청량산 단풍이 저를 막 유혹하는 겁니다. 아...고민 됩니다. 이럴 때는 나만의 핑게를 대봅니다. '조금만 들어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지. '
그런데....이미 청량산 속살에 발을 들여 놓았다면 늪 같아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여인네의 품안에 들어가서는 도저히 밀쳐내기 불가능한 플레이보이의 심정이랄까요? 결국 예천일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청량산 단풍숲에 풍~덩 빠지게 되었습니다. '돈이야 다음 달에 벌면 되지만 단풍은 1년을 기다려야 되잖아' 참..핑게 좋지요.
남종화에 나옴직한 병풍같은 기암과 절벽들이 솟아났어요. 단풍이 화롯불이 훨훨 타오릅니다. 청량 가마솥이 끊고 있는 보이세요. 참 청량사 스님인지..봉화군 직원인지..무척 맘에 들어요. 입장료 수입과 주차장 수입이 제법 될 텐데....금년에 전부 없얬더군요. 전부 무료예요. 돈 한푼 내지 않고 풍경화를 감상할려니...영 미안하네. 하긴 근처에 사는 퇴계 선생님도 입장료 내지 않았지.
선학정부터 산행을 시작하면 너무 힘들어요. 청량사까지 계단이 너무 많아서요... 이렇게 입석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답니다. 오르는 일은 거의 없고 옆구리 길을 따라가면 청량사가 나온답니다. 산이란 오르면 내려가야 한다. 그 공식을 깨버렸어요.
입석... 터미네이터처럼 땅에서 바위가 솟아났어요. 그곳에 주차장을 만들어 놓은 것이 영 보기 좋지 않네요. 말을 묶어 놓은 돌 같아요. 6년 전인가요. 여행작가가 되겠다고 잘 나가는 회사...덜컹 사표를 냈어요. 6살 정수와 함께 전국일주했을 때도 이 청량산을 가게 되었는데 바로 이 옆구리 코스를 이용했지요. 가을이 저만치 지나 낙엽길을 걸었는데 ~~ 가을에 꼭 와여지...했던 것이 6년이 지났습니다. 집 나온지 15일쯤 되었나요. 그날 밤 임하의 수애당 고택에서 하루 신세 졌는데....처마 위 보름달에서 정수엄마 얼굴이 떠오르는 겁니다. 그 다음날 오랜 가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지요. 참..정수는 정수엄마가 아빠가 뭐하나 감시하는 감시자이자 딸아이 있으니 건드리지 마라....혹하나 붙여준 인질이합니다. ^^ 지금 생각해보니 청량사 산책할 때부터 마음이 싱숭생숭했나봐요. 얼핏 누가 한 말을 기억해 냈어요. 청량산 최고의 단풍은 응진전쪽이라고 ....
호랑이가 숨었을듯한 동굴입니다. 수많은 고승들이 저 속에 들어가 도를 깨우치려고 정진했겠지요.
청량사로 옆구리길입니다. 바로 직진할까 응진전으로 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청량사 전경을 한 눈에 보려면 응진전을 가야 합니다...청량산 사진동호회' 이런 글귀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어찌 그냥 옆구리 길로 가겠습니까? 위로 올라가야지요. 꾸불꾸불 계단길...아이고 다리통이야.....케이블카처럼 매달여 있는 연등이 부럽네요.
어느 정도 오르면 이런 단풍 숲길이 이어집니다. 천연 양탄자 길을 정수처럼 통통 뛰어갑니다. 너무나 황홀한 길입니다. 누가 있으면 마구 자랑하고 싶은데.....혼자 보기 아까워요. 이른 아침에 왔기에 등산객도 없고 새소리 들으며 푹신한 흙길을 밟습니다. 모놀 답사 트레킹길로 찜~~ 아마 언젠가는 모놀식구들과 함께 이 길을 거닐을 겁니다. 농암종택에서 이육사기념관까지 낙동강 트레킹 길과 함께 엮을려구요.
살랑살랑 가을 바람이 얼굴에 쓸고 갑니다. 땀이 나올 틈이 없어요. 히히~~ 못짐지고 짚신 신고 이 산길을 거니는 것을 꿈꿔봅니다.
바위 절벽 아래 간신히 발끝으로 버티고 있는 응진전이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어쩜 저런 곳을 찾아내셨는지...스님도 참 대단해요. 청량산 가을옷이 참 예쁘지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3층 여성 수입의류보다 비싸요. ^^
대장이 바로 저 길로 왔습니다. 괜히 저런 구불길을 보면 울컥거려요. 40이 훨씬 넘어도 대장에게는 센티멘탈한 부분이 남아 있나봐요. 예전엔 비포장이었는데..말끔하게 포장을 해서 먼지 풀풀 먼지나는 시골길 의 운치가 사라졌습니다. 작년인가요..저 곳에서 버스가 굴러..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는데....명복을 빕니다. 이곳은 성스러운 곳입니다. 정결한 마음으로 찾아야겠지요.
이쯤되니....눈에 황달이 드네요. 눈을 한번 슥~~문질러봐았어요. 노란 물이 묻어 나오는지.... 약 오르지요. ~~ 내년에 꼭 가셔요.
벼랑아래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응진전입니다. 아이고 이 좁은 공간...스님께서 돌을 쌓아 텃밭까지 만들어 놓았어요. 경치 좋은 곳에서 자란 채소 맛이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상추 하나 따 먹으려다가 스님 얼굴이 아른거려 그냥 지나갑니다. 내려가서 산채비빔밥이나 사 먹어야지.
응진전 위 바위가 사천왕상처럼 굳건히 버티고 서 있습니다. 휘황찬한한 천마총 왕관처럼 보이기도 하고....대장은 바위에 붙은 풀 한포기가 되어 속깊은 청량산을 품어 봅니다. 똑똑~ 부처님 계세요.
누구슈~ 왕방울 만한 눈을 가진 이웃집 아저씨같은 분이 들어오라고 손짓합니다. 16나한상이라는데....도무지 힘쓸 분같지는 않습니다. 큰 눈 가진 사람치고 악한 사람 없잖아.
조금 가다보면 천길 낭떨어지에 물 마시면 지혜와 총명이 충만해진다는 총명수가 반깁니다. 최치원도 이 물을 마시고 당대 최고의 학자가 되었다는데... 입맛을 다지고 있는데 줄을 쳐 막아 놓았더군요. 수질 검사에 좋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니면 혹시 스님 혼자만 마시려고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미천척하고 마셔봐...대장이 마셨게요..안마셨게요.
어풍대에 서면 청량사를 바로 정면에서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옵니다. 가끔 헬기타고 청량사 전경 사진 찍었다고 사기친답니다. 지금이 최고의 단풍 절경이 아닐까 싶네요.
연꽃의 꽃술 자리에 청량사가 자리잡고 있는데...그 장면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어풍대랍니다.
신하처럼 관모를 쓴 바위도 보이고...
홀로 흥얼거리며 단풍 숲길을 걷습니다. 듣던 음악도 치웠습니다.. ...바스락거리는 자연의 소리에 바짝 귀 기울입니다. 김생굴, 김생폭포... 능선을 타고...최근에 연결되었다는 하늘다리까지 또다시 요염한 여인네들이 자꾸만 유혹합니다. 갈까..말까..매 순간 힘겨운 선택을 해야하는 고통을 아시나요 예천 글도 포기 했는데..이젠 안동 글까지 포기하고 훨훨 날아....영원한 신선의 길을 걸을까? 돈벌어 오라고 애타게 기다리는 아내의 얼굴이 ...버스 충전한다고 1만원 달라고 하는 정수 얼굴이 떠올라 그만두고 청량사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대장 무지 독해졌어요.
지금이야 말끔한 새 절이지만 원래 신라 문무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명찰이랍니다. 울쑥불쑥 암봉에는 소나무와 활엽수가 자라고 있어 말그대로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청량사 바로 뒤가 청량산이고 두 팔로 감싸안은 보살봉도 넉넉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배의 돛대라고 할까요 절묘한 위치에 5층석탑이 하늘을 향하고 있어요. 노거수가 차양이 되어 나그네의 쉼터가 됩니다.
부처님께 그리고 청량산신께 절하고~
이곳에 서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유리보전. 모자이크처럼 자연스런 축대가 맘에 들더군요. 바로 천 5백년전 신라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곳이지요. 따뜻해요. 박동소리가 들려요.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겠지요. 그중에서 퇴계 선생도 있고..모놀대장도 있고...
유리보전에서 바라본 청량산입니다. 정면 기암 단풍이 보이는 곳에 등산로가 있답니다. 거기가 바로 어푸애지요. 아찔해라..저 벼랑에서 사진을 찍었으니...
살콤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풍경소리 들리세요.
청량사 단풍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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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 장면 한 장면 제겐 귀한 추억속에 머물러 있는 사진들입니다. 가을이 오면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었던 청량사였는데, 대장님이 안동에 가신다기에 혹시 청량사를 들려오실까??...어린애마냥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혼혈이 담겨있는 대장님의 사진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두고두고 펼쳐보겠습니다. 언젠가 모놀답사길에 청량사가 들어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대장님 정말 긴 여행길 고생많으셨습니다. 이젠 좀 쉬시고 제주길에서 뵈어요.
절벽위에 오롯이 있는 응진전도 아찔할 만큼 멋 있고 ,멀리 산아래 보이는 구불구불 산길은 마치 차마고도에서 마방들이 걸었던 길 같기도 합니다~청량산 단풍 대장이 안가셨더라면 못 볼뻔 했어요...독해진 대장 덕분에 김생굴, 폭포, 하늘다리까지는 못 봤지만...ㅎㅎ 이것만 해도 너무너무 아름답고 황홀한 단풍 구경 너무 잘 했어요.....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네요...대장님 감사 합니다
저 깊은 산속 청량사 에서 해마다 산사음악회를 한다 더군요.산속에 울려 너무 좋다고 또 갈곳이 생겼네요.안동 찍고 봉화찍고 다음은 ㅎㅎㅎ
풍광을 바라 보면 말이 필요 없겠네요.......... 음................
정말 말이 필요없네요. 내일 천천히 봐야겠어요. 이런 사진은 훗딱 보는건 예의가 아닝께~~~~ㅎㅎㅎ
이곳 바로 옆인데도 야콘캐느라 가 보질 못하네..
11/2일 문학기행 청량사 코스를 그대로 가셨군요.. 안동 병산서원도 참 아름답더군요..
바쁜업무때문 단풍구경도 못했는데 좋은절경을 앉아서 구경하니 죄송하기만 하네요 수고하셨슴니다.
멀어서 가기 힘들었던 가고 싶은 곳을 이리 보여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 . . *^^*이제는 건강 충전 잘 하시고 제주도 답사 잘 다녀오십시요.
같은 봉화인데도 사과따니라 못가보고있네요. 대장님 고맙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문득문득 청량산에 가고싶더군요..그것도 가을에 사진보니 더욱좋고 내년에는 기회를 가지고싶군요~~
자주 가는 청량산인데 대장님 사진으로 보니 더 황홀하네요. 올 가을엔 못갔는데 가을 만큼이나 봄 날 초록도 화려한 곳이랍니다.
향기님~진짜?? 봄에 가도 가을단풍처럼 감탄인가요? 그렇다면 봄에 꼭~~가볼래요..^^
정말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것 같읍니다 이러한 자연을 후손에게 아무런 변함없시 고스란이 물러주었으면하는데 왠지 조금씩 사람의 이기심때문에 자연을 힘들게 하는것 같읍니다 제발 자연을 온전히 그대로 놔두었으면 합니다 수고하셨읍니다
오랫만에 모놀의 삽짝문을 밀었더니 불 타는 청량산이 반겨주는군요 할미도 가보고잡다
너무 근사해서 마음이 마구 마구 설레입니다....저런 곳이 있다는 것 조차 모르고 이 가을을 지난 것이 너무 아깝네요...대장님사진으로 청량사에 잠시다녀오게 해주셔서 감사해요~^ㅇ^
갈곳이 자꾸 생겨 행복 합니다...봄에도 가고 가을에도 가야겟어요...
저도 몇번이나 산행을 다녀왓던 곳인데 이 사진을 보니 다시 새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