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알프스 3대 미봉(융프라우, 마터호른, 몽블랑) 트레킹-넷째날(융프라우)

[권종훈]

1. 일시 : 2018년 7월 31일~8월 11일(10박 12일)

2. 코스 : 뮈렌 트레킹=인터라켄-라우터부룬넨-그루츠알프-뮈렌-쉴트호른-뮈렌-인터라켄-태쉬-체르마트

3. 참석자 명단 : 수월님, 공산님, 산양님, 최사장님, 장미님, 바람님, 설봉님, 별빛님, 마빡님, 네모님, 산꾸러기(11명)

융프라우에서의 트레킹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오전에 융프라우 트레킹을 하고 14시에 인터라켄에서 마터호른 트레킹을 위해 체르마트로 이동을 해야 된다고 한다.

그래서 트레킹 출발에 앞서 짐을 정리하고 창고에 보관을 한 후, 인터라켄동역에서 8시 35분 라우터부룬넨으로 출발한다.

인터라켄 동역

쯔바이뤼치넨에서 그린덴발트와 라우터부룬넨 열차 칸이 서로 나뉘어지고 라우터부룬넨에서 그루츠알프(1,487m)까지 로프웨이(긴 로프를 이용해 당겨 올리는 기차)를 타고 올라가 그루츠알프에서 뮈렌(1,645m)까지 트레킹을 하기로 되어 있지만 내려올 때 트레킹을 하기로 하고 열차로 뮈렌까지 간다.

뮈렌은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곳으로 청정마을이다.

융프라우 지구의 휴양지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인구 약 600명의 제법 큰 동네로 소박하고도 조용한 마을이며 쉴트호른, 알멘트후벨 등 케이블카의 출발지점이 된다.

이곳에서 한시간 동안 자유시간이 주어지는데 30분만 해도 될 것 같았으며 나머지 시간은 쉴트호른에서 보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뮈렌

융프라우와 뮈렌

융프라우와 글레쳐 호른, 에베네프루

주변 마을을 둘러보지만 크게 볼 것이 없다.

마침 바람님 등산화 밑바닥이 떨어져 새것으로 바꾸는데 체르마트에 도착하니 그 제품은 할인판매를 하는 제품이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니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돌아다니다 융프라우 전망대에 도착해 잠시 쉬면서 그루터기에서 기념촬영을 하니 지나가던 다른 트레커들도 이곳에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글레쳐 호른, 에베네프루, 미타크 호른, 브라이트 호른

심지어 줄을 서서 대기를 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남녀 유러피언 중년들 한무리가 오더니 카메라를 네모님께 주면서 촬영을 좀 부탁한다.

네모님이 사진 촬영을 하는데 지금부터 사진 찍을까요? 하니 알아듣지를 못하고 아무 답변이 없는 상태에서 다시 하나, 둘, 셋하고 찍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아듣지를 못하니 우리만 웃음보가 터지고, 설봉님이 다시 찍어 주는데 엎드려서 찍는 모습이 폭소를 터뜨리게 하고 장미님은 폰으로 그 모습을 찍는다.

설봉님이 '김치' 하니까 이들도 '김치' 하면서 따라하고 사진 촬영 후 장미님과 설봉님이 부부인줄 알고 두 사람이 같이 서라고 한 후 자기들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그러다 혜초팀이 걸어오고 우리는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면서 쉴트 호른을 오르기 위해 승강장으로 옮겨 간다.

일본인 최초 융프라우 등반 장비 전시

비르크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카

브라이트 호른과 비르크의 허공잔도와 케이블카

75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비르크를 향한다.

산중턱에 페러글라이딩 장소가 있고 멀어지는 베르너 알프스 세 개의 명산을 뒤로 하고 '꽃피는 골짜기'라는 이름을 가진 부루멘탈의 긴 사면을 올라가니, 뮈렌 마을이 점점 작아지며 융프라우의 정상이 나타나고 빙하가 만든 급한 암벽 위 비르크(2,677m) 승강장에 도착한다.

뮈렌과 쉴트 호른 사이에 불쑥 튀어나온 커다란 바위에 만들어진 전망대는 쉴트 호른이 생기기 전 종점이었다고 하며 레스토랑이 있고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뛰어나다.

그리고 소용돌이 무늬의 원석이 특이하게 시선을 끌며 007 영화에서는 이곳이 일반 손님이 올라오는 한계선으로 되어 있다.

쉴트 호른이 너무 멀어서 케이블카가 한번에 갈 수 없어서 비르크 승강장에서 환승을 해야 된다고 한다.

우리는 비르크 승강장에 내려 테라스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최근에 설치된 전망대 난간 잔도를 둘러본다.

묀히와 융프라우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글레쳐 호른, 에베네프루, 미타크 호른

미타크 호른, 브라이트 호른, 친겔 호른

베터 호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글레쳐 호른, 에베네프루, 미타크 호른, 브라이트 호른

묀히, 융프라우, 글레쳐 호른, 에베네프루, 미타크 호른, 브라이트 호른

전망대에서 좌측의 아이거와 묀히, 우측의 융프라우가 서로 키재기를 하면서 기세등등한 위세와 자신의 아름다움과 멋진 자태를 뽐내면서 우리를 따뜻이 맞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가이드가 알려준 융프라우 정상이 또 엉터리다. ㅎ

가이드는 뾰족뾰족한 봉이 융프라우 정상이라 했는데 이곳 전망대에 표시된 융프라우 정상은 위의 사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융프라우다.

최근에 설치한 허공다리와 융프라우

허공에 매달린 원통형 철망 통과

허공의 외줄타기

유리잔도

허공에 설치된 전망대 난간을 둘러보니 까마득한 허공에 외줄타기 공간도 있고 둥근 원통형 철망을 통과하는 곳도 있다.

남들은 그냥 지나치지만 두 곳을 다 통과해 보는데 아찔한 느낌이 들고, 중국 천문산의 유리잔도처럼 이곳에도 유리잔도를 설치해 두었다.

되돌아 나오는데 앞에 아가씨 두 분은 아마 150kg이 넘을 거구들인데도 이곳을 둘러보고 전망대로 올라가다가 힘든지 휴식을 취한다.

전망대로 돌아와 다시 쉴트 호른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를 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데 쉴트 호른에서 비르크 사이의 등산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도 시간만 된다면 걷고 싶지만 오후에 체르마트로 이동하기 때문에 시간 상 불가능 할 것 같다.

쉴트 호른의 원형 레스토랑이 점점 가까이 접근해 오고 비르크와 쉴트 호른 사이 큰 골짜기에는 중간에 지주가 없고 피크와 피크를 케이블이 직접 연결하고 있다.

쉴트호른

베터호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글레쳐 호른

4분만에 도착하여 계단을 통해 테라스전망대로 올라간다.

이곳 쉴트 호른(2,970m) 전망대는 다른 전망대와 색다른 이력이 있다.

바로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영화 “007 여왕폐하 대작전”을 찍은 장소라는 것이다.

전망대 안에는 007과 관련된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007햄버거까지 먹을 수 있다.

1967년 쉴트 호른에 케이블카가 개통된 시점에서 정상에 회전 레스토랑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이 실현 단계에 들어서지만 회사 예산은 케이블카 공사로 이미 바닥을 드러냈고 3,000m 고봉에 파노라마 식당을 세우겠다는 넋 나간 계획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좀체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해 겨울, 새 영화의 무대를 위해 유럽의 높은 봉우리를 찾아다니던 007 로케이션 팀이 이 소문을 듣고 쉴트 호른을 방문 완벽한 환경에 매료되어 일주일 만에 계약을 성사시키고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007 여왕폐하 대작전'은 숀 코네리에 이은 2대 제임스 본드, 호주 출신의 죠지 레젠비가 주연한 1969년 작품으로 유명한 스키와 썰매 추적 장면은 디즈니 촬영 팀의 지원을 받아 찍었다는 설이 있으며, 전체 007 영화를 통틀어 최고의 스턴트로 평가되는 박력 넘치는 액션이다.

그리고 죠지 레젠비가 007역을 맡게 된 것도 스키장면이 많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알프스를 배경으로 한 스릴 넘치는 활극으로 영화는 흥행에 크게 성공하였고 007로 인하여 일약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게 된 피츠 글로리아는 지금까지도 선전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360도 회전 식당

이와 더불어 전망도 환상적이다.

쉴트 호른 전망대에서는 주변으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파노라마, 대자연의 장엄한 모습을 둘러볼 수 있다.

베르너 오버란트를 비롯하여 티트리스, 리기, 필라투스 등 중앙 스위스의 산들, 쥐라산맥, 몽블랑, 그리고 독일의 흑림까지 200개 이상의 산들이 사방으로 바라다 보인다.

먼저 식당 앞의 원형 전망테라스에서 베르너 오버란트 4,000m급 설봉의 장관을 바라보면, 동쪽 좌로부터 베터호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글레쳐호른(3,983m), 에베네프루(3,960m) 등 쟁쟁한 설봉이 검은 밑 부분을 위압적으로 들어낸 채 동남쪽으로 늘어서 있다.

남쪽으로는 미타크호른(3,897m), 브라이튼호른(3,782m), 친겔호른(3,577m) 등이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비에텐호른(2,756m)에서 이어지는 2,000m급 갈색 암봉들이 보인다.

그리고 베른의 건축가 콘라트 볼프에 의해 대부분 조립식으로 설계된 피츠 글로리아는 고봉 정상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회전 레스토랑이다.

400명을 수용하는 식당에는 태양열로 움직이는 두 개의 플랫폼이 있어 중심 12m의 코어 주위를 3m의 둥근 테가 55분에 걸쳐 360도 회전을 한다.

브라이튼 호른

쉴트호른 전망대

브라이트 호른과 그스팔텐 호른

비르크와 베터 호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글레쳐 호른, 에베네프루

제임스 본드와 함께

360도 회전을 하다보니 가만히 앉아서 360도 조망을 즐기면서 점심을 먹는데 혜초팀이 우리 바로 옆에 와서 앉는다.

그런데 회전하는 자리가 없어서 안쪽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서 우리가 돌아갑니까? 아님 경주팀들이 돌아가고 있습니까? 라고 묻는다.

한 시간 넘게 음식을 먹은 후 전망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13시 쉴트 호른으로 되돌아오는 하강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비르크에서 뮈렌으로 내려오는 케이블카에 환승을 한다.

환승을 하면서 인원과 무게 때문에 우리 팀이 다함께 타질 못해서 우리는 먼저 뮈렌으로 내려오는데 별빛님이 가이드가 시간 조절을 잘못하는 것 같다고 한다.

인터라켄에서 14시에 체르마트로 출발하기로 되어 있는데 지금 시간으로는 도저히 뮈렌에서 그루츠알프까지 트레킹을 하면 인터라켄에 시간을 맞추어 갈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뮈렌으로

뮈렌 역까지 걸어가면서 별빛님이 가이드에게 그루츠알프까지 트레킹을 하면 너무 늦지 않겠냐고 질문을 한다.

가이드는 늦지만 어쩔수 없다고 하길래 그럼 뮈렌에서 그루츠알프까지 열차를 타고 가자고 한다.

뮈렌역

열차를 탔는데 한국인 할머니가 어린 손녀를 안고서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아이 엄마가 있는데도 엄마는 아이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다.

결국 이 먼 타국에서 할머니만 죽을 고생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이곳 스위스 사람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인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그루츠알프에서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와 13시 58분 라우터부루넨으로 돌아와 인터라켄 열차로 환승을 한다.

14시 32분 인터라켄에 도착하여 호텔로 오는데 지름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이드는 더운 날씨에 완전히 엉뚱한 곳으로 한바퀴 돌아오니 모두들 짜증이 나는 것 같다.

호텔에 도착하니 기사가 우리의 짐을 싣고서 기다리고 있다.

이곳 인터라켄에서 3일 동안 융프라우와 주변 설산들을 구경하면서 멋진 트레킹을 하였으며 한국에 돌아가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체르마트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화장실을 다녀오라고 한다.

15시 마터호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인터라켄을 출발하여 조금 가다보니 우측에 브리엔츠 호수를 지나게 되는데 엄청 큰 호수로 피서를 와서 수영을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툰 호수

그런데 내 자리 위에는 에어컨이 없어서 엄청 더우며 이동하는 동안에 땀을 많이 흘린다.

그러다가 16시 15분 터널이 있는 곳에 도착했는데 여기서는 우리의 차량을 기차에 싣고 터널을 지난다고 한다.

아니면 1시간 이상을 빙글빙글 돌아서 고개를 넘어야 된다고 한다.

기차에 차량을 싣기 위해 대기를 하는 동안 우리는 하차를 하는데 바깥이 훨씬 더 시원하다.

차량을 기차에 싣고 가는 중

도로 주변 산들의 멋진 자태도 구경하고 곳곳에 빙하가 녹아내려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그러다 17시 45분 태쉬역에 도착을 하는데 우리의 차량은 여기까지 밖에 운행을 할 수 없다고 한다.

태쉬역

체르마트에는 전기차 외에는 다닐 수가 없다고 한다.

태쉬에서 체르마트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며 17시 55분 체르마트행 열차를 타고 오름길을 올라간다.

역에서 내려 100미터 정도 이동하니 우리가 머무를 호텔이 나온다.

1,610m에 위치한 산악마을인 체르마트는 알프스 산맥 등산과 스키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체르마트는 그 무엇보다 세계 3대미봉으로 유명한 마터호른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장 유명하다.

마을 곳곳에서 마터호른을 볼 수 있으며 마터호른 박물관, 몬테로사 호텔 등을 비롯하여 마터호른과 관련된 다양한 관광지들을 찾아볼 수 있고, 독일어를 주로 사용하며 주민들의 대부분이 가톨릭 교도들이다.

마터호른의 마을, 체르마트에 들어가기 위해서 타야만 하는 빙하특급열차는 전구간을 운행할 시 8시간이 소요되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로 유명하다.

1890년부터 1930년까지 건설된 빙하특급열차는 스위스 토목공학의 결정체로 평가 받으며 291개의 다리 91개의 터널을 지난다.

이런 공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곧이어 혜초팀도 도착하는데 혜초팀은 본관에 머물고 우리 팀은 뒤쪽에 있는 별관에 자리를 잡는데 우리 방은 완전히 펜션 같다.

냉장고도 있고 거실에서 단체로 회식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칼 외에는 모두 구비되어 있는 것 같다.

물론 에어컨과 선풍기는 없다.

시내를 구경하면서 어두워지는 마터호른도 구경한다.

체르마트 시내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월드투어캠프의 최송희 이사님이 찾아오셨다.

와인과 치즈를 사들고 오셨는데, 와인으로 건배를 하고 알프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사님은 일행들이 내일 한국으로 떠나기 때문에 태쉬에서 숙박을 정했다고 하며 21시까지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이곳까지 일부러 찾아주시니 모두들 정말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리라 본다.

우리는 곡차를 한잔씩 더하다가 자리를 뜨고 나중에 문자를 보았는데 설봉님이 방을 못찾겠다는 문자가 들어와 있다.

아마 문자를 봤을 때는 방을 찾은 이후였으리라 생각하며, 네모님과 술잔을 기울이다~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