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경에 오픈했다는 홍대 근처의 샤브샤브 전문점 紅(홍)은 아직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닙니다. 紅(홍)으로 가는 길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아지오'에 비하면 더욱 그렇죠. 紅(홍)은 아지오 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마치 잘 아는 사람의 집에 놀러온 듯한 느낌이 드는 2층짜리 음식점입니다. 한때 가정집이었던 것을 개조해 음식점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인데요, 리모델링을 깔끔하게 잘 해서 외관과 내부 모두 아담하면서도 세련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선 입구에 들어가면 파라솔이 달린 두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는 마당을 볼 수 있습니다. 한창 가을의 막바지, 겨울의 초입에 들어와 있는 요즘 마당에는 수북하게 낙엽이 쌓여 있었고요.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하얗고 커다란 개가 순한 모습으로 꼬리를 치며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개는 테이블 사이를 왔다 갔다 합니다. 1,2층을 넘나들면서 말이죠. 가끔 근처의 '아지오'로 놀러도 갑니다. 직원이 개를 찾으러 다니는 것을 보고 어찌나 웃었던지요.^^) 마당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내다보니 정말 기분이 방방 떠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흘러나오는 음악도 아주 좋았구요. (저는 점심시간 때에 두 번 가봤는데 선곡이 아주 마음에 들더라고요.) 자, 이렇게 홍은 분위기에 있어 우선 별 넷을 주고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못지 않은 두툼한 메뉴판을 보여줬지만 막상 읽어보면 메뉴는 간단합니다. 샤브샤브와 칼국수, 쌈밥, 철판요리 등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점심메뉴로 제공되는 등심샤브칼국수가 5천원, 등심샤브칼국수 정식(이하 등칼정)이 8천원이고요. 홍쌈밥정식은 1만원입니다. 등심샤브칼국수에는 고기와 야채, 버섯, 그리고 칼국수가 나옵니다. 정식을 시키면 등심샤브칼국수에 죽이 추가되고요. 모듬샤브샤브(2만원), 홍샤브샤브(3만원)도 있지만 특별한 날에 즐기기에도 홍쌈밥 정식 정도면 무난해보입니다. 홍쌈밥 정식에는 죽이 포함되지 않지만, 나중에 추가해서 먹을 수 있거든요. 자, 1만원 정도에 푸짐하고 분위기 있는 식사....메뉴에서 전 또 별 넷을 주겠습니다.(오늘 점수가 너무 후한가요?^^;)
홍쌈밥 정식을 시키니 하나부터 열까지 직원분이 친절하게 서브를 해 주시더군요. 마침 토요일 점심때라 사람이 없어서 더 잘 해주신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평일 점심 때에 갔었는데 그때는 서비스가 약간 떨어졌거든요. 아시다시피 샤브샤브에는 별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냄비에 육수와 야채를 함께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고기를 살짝 넣어 익혀 먹으면 됩니다. 홍의 샤브샤브 고기는 씹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얇게 썰어 입에서 사르르 녹는 샤브 고기도 좋지만, 약간 이렇게 씹히는 맛이 있어야 저는 더 좋더라고요. 그래야 고기를 먹는 기분이 나는 게 아니겠어요? 고추냉이를 넣어 약간 맵지만 상큼한 샐러드, 피클, 갓 담근 김장김치처럼 아삭한 김치가 찬으로 나오고 레몬조각을 띄운 샤브 소스가 넉넉히 함께 나옵니다. 고기와 아채를 다 먹고 나면 칼국수를 끓여주는데, 2색 칼국수라고 제가 먹은 이것은 김가루가 들어간 것이었습니다.(등칼정에는 약간 붉은 기가 도는 칼국수가 나왔습니다) 자, 맛은 어땠냐고요? 음, 육수의 간이 약간 짠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등칼정에 나오는 죽도 다른 샤브샤브집에서 먹는 죽과 그다지 차별성은 없었고요.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도 좋고 맛도....좋았지만 뭔가 0.5% 부족한 듯 느껴져 별 셋을 주겠습니다.
샤브샤브가 원래 먹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음식이니 시간을 넉넉히 갖고 가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비스로 주는 원두커피는 언제나 따뜻하게 끓고 있으니 식사를 다 마친 후 마당에 있는 테이블에서 즐겨도 좋을 것 같고요.(앗, 겨울에는 좀 어렵겠지만요) 좋은 사람들끼리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다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를 것입니다. 참고로 말하지면 모 포털 사이트에 홍의 클럽이 있어 냉큼 가입을 했는데 음식점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고 그냥 홍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직원들이 모여 수다도 떨고 이런저런 일상을 나누는 공간이었더군요. 매일 매일의 느낌과 생각을 담은 글을 주인장이 쪽지로 날려주기도 하고요. 홍은 왠지 아지트를 하고 싶어지는 곳이었습니다. 도심 속에 이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게 바로 홍의 매력입니다.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3-10 홍대입구역 6번출구로 나와 홍대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주차장골목이 시작되는 이당약국에서 합정동방향으로 올라가다보면 왼편에 틈새라면이 있고요. 틈새라면을 끼고 그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두번째 오른쪽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바로 오른편에 홍이 보입니다.(헉헉..위치설명 어렵네요^^) 전화 : 02-333-3385 메뉴 : 등심철판요리/해물철판요리 1만5천원 (볶음밥 추가시 2천원) 모듬 샤브샤브 2만원 / 홍 샤브샤브 3만원 홍쌈밥정식 1만원(등심 슬라이스 80g/홍잡곡밥/쌈야채와 버섯/홍칼국수) 런치(11시~15시) 홍쌈밥 6천원 (등심 또는 차돌박이 슬라이스/5가지 야채와 버섯/쌈밥) 등심샤브칼국수 5천원 (등심 또는 차돌박이 슬라이스/5가지 야채와 버섯/홍칼구수) 등심샤브칼국수 정식 8천원 (등심 또는 차돌박이 슬라이스 80g/9가지 야채와 버섯/2색 칼국수/죽) 해물샤브칼국수 정식 8천원 (5가지 신선한 해물/9가지 야채와 버섯/2색칼국수/죽) 홍쌈밥 6천원 (등심 또는 차돌박이 슬라이스/5가지 야채와 버섯/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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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4기) 제대로 맛집
맛있게 먹고 이쑤실 때, 든든히 먹고 배 두드릴 때 가장 행복하다는 여자. 열 남자보다 한 그릇의 밥 한끼가 더 좋다고 합니다.(믿거나 말거나?!) 골목 골목 맛있는 냄새따라 다리품을 파는 게 취미인 곰곰이의 제대로 맛집. 여러분도 같이 가보실래요?
홍대 앞 사거리에 적을 두고 있는 office lady. 취미는 '오늘은 뭘 먹을까?'를 궁리하는 것. 특기는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홍대 골목을 헤집고 다니는 것. 이제 그녀의 손안에 있소이다! | |
http://channel.patzzi.com/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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