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삼신峰, 그리고 청학동 도인村을 찾아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里)
다음 불 로그:-kims1102@
최근 세계 최단 기간에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무 산소 완등에 성공한
김 창호대장(44세)은 등반을 떠나기 전 고지대 무 산소 등정의 어려움을
말하기를 “생명과는 점점 멀어지는 세상의 끝자락으로 가는 듯하다.
마치 그곳에서는 몸이 몸을 버린다.”라는 말로 고지대 무 산소 등정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기압은 낮고 산소는 부족하고 영하 30도에 이르는 혹한에 강풍까지 불 때
이런 상황에서는 “살기위해 뇌, 심장 등 중요한 부분의 기능을 빼고는
몸이 다른 부분의 기능을 자꾸 포기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혈액순환이 안 돼 손발은 쉽게 동상에 걸리고 때로는 머리는 살아 있지만
하체는 이미 죽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
착란, 두통, 폐 기능 이상이나 시력도 저산소증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일반인들도 고산등반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다.
안나푸르나, k2, 낭가파르바트, 다울라기리, 칸첸중가, 마나슬루, 마칼루,
가셔브룸, 시샤팡마, 브로드피크, 에베레스트, 로체, 가셔부룸2, 초오유 등
히말라야 14좌 모두가 위험하지만 지금은 안나푸르나(8,091m)가 가장
위험한 산으로 꼽힌다.
몇 년 전 까지는 흔히 “죽음의 산”으로 불리는 K2(8,611m)가 가장 위험한
산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이는 악명 높은 안나푸르나의 눈사태와 험준한 남벽 때문이란다.
우리야 산악인이라 말 할 처지도 아니지만 모든 산이란 높고 낮음을 떠나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금요일 아침 산행준비를 하면서 숙연한 자세로 생각에 잠겨본다.
지리산은 예로부터 삼신산(三神山) 중의 하나로 불려왔다.
그 삼신산 중의 하나인 지리산에 삼신峰(三神)이 있으며 더욱이 그
지리산에 신(神)을 상징하는 "神" 자가 붙여진 봉우리가 셋이 있는데
그것도 남북으로 삼각을 이루고 있다.
내삼신峰, 외삼신峰, 그리고 세석고원 서쪽의 영신峰이 그것이다.
이들 세 개의 봉우리주변을 중심으로 해 예로부터 전해져오는 우리민족의
이상향(理想鄕)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진정한 청학동임을 자처하며 촌락을 형성하고 있는 청암면 묵계里의
청학동이 바로 삼신峰 3km 아래 위치해 있는 사실이나,
천년 여전 이상향을 찾아 지리산으로 들어갔다는 고운 최치원선생의
입산자취가 유난히 이 일대 쌍계사와 화개동천 등지에서 많이 보이는 사실도
이러한 느낌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조선시대에 와서 수많은 시인, 묵객(墨客)들이 이상향을 찾아 헤매면서 유독
이 일대를 중심으로 입산, 은거했다는 점도 그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늘 금광산악회에서는 이 山을 산행하기로 했다.
지난주에는 서울에서 가족행사가 있어 충남 아산 광덕산산행을 하지 못했다.
산행이사한테서 회원확보가 어렵다는 연락이 있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산행이사와 총무의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으로 43명의 회원이 참여해
무사히 산행을 마쳤다는 연락을 받고 기분이 좋았다.
산행이사와 총무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침에 김 종수고문한테서 “개인사정이 있어 산행에 불참해 미안하다”는
전화를 받고 광주역 광장으로 나갔다.
시간이 일러 산행버스는 도착하지 않았지만 일찍 나온 회원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버스를 기다렸다.
오늘도 40명의 회원이 산행에 참여했다.
6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아파트단지 화단에도 붉은 장미가 활짝 피어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불타게 한다.
올해는 1주일 정도 꽃피는 시기가 늦어졌지만 전국 곳곳에서 장미를 주제로 한
로맨틱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보도다.
우리고장 조선대학교장미원에서도 장미화원 개방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인근 곡성군에서도 지금 장미축제가 한창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꽃의 여왕인 장미의 계절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다.
오늘 산행일정은,
청학동 탐방안내소에서 출발 -샘터 -안부이정표 -삼신峰(1,284m)
-내삼신봉(1354m) -송정 굴 -쇠 통 바위 -독 바위 -상불재 -삼성宮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10.4km (5시간소요)코스다.
하동에서 청학동 가는 길은 이미 꽃이 진 벚나무가 푸른 잎들로 긴 터널을
만들어 놓았다.
800고지에 자리 잡고 있는 청학동마을까지 산행버스는 아주 느린 속도로
비탈지고 구부러진 아스팔트길을 이리저리 길 물어가듯 올라가고 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숲에 둘러싸인 물이 맑은 저수지도 지났고,
사찰과 암자의 표시판도 여러 개 지나 산행들머리인 탐방안내소에 도착했다.
산은 초록빛깔 새 옷으로 곱게 단장을 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주변의 산세(山勢)는 수려했고 산수(山水) 또한 아름답고 맑고 깨끗하다.
마을 사람들은 농업 외에 약초, 산나물 채취와 양봉, 가축 사육 등으로
생계를 꾸려 나간다.
청학동(靑鶴洞)은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里에 있는 일명 도인村(道人)이라고도 하는
주민 100여명이 사는 마을이다.
지리산 삼신峰(1,284m)의 동쪽 기슭 해발고도 80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이곳은 예로부터 천석(泉石)이 아름답고 청학(靑鶴)이 서식하는 승경(勝景)의
하나로 꼽혀왔으며 주민 전체가 갱정유도(更定儒道)를 신봉한다.
일명 일심敎(一心교)라고도 하는 이 신흥종교의 정식 이름은
(時運氣和儒佛仙東西學合一大道大明 多慶大吉儒道更定敎化一心)
“시운기화유불선동서학합일대도대명 다경대길유도갱정교화일심”이다.
집단생활을 하는 이들의 가옥은 한국 전래의 초가집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의(衣)생활도 전통적인 한복차림을 고수하고 있다.
미성년 남녀는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길게 땋아 늘어뜨리며 성인 남자는
갓을 쓰고 도포(道袍)를 입는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마을 서당에 보내는 것도 특이하다.
산행은 11시가 넘어 시작되었다.
산행 로는 처음부터 자연석돌계단으로 계단 높이가 높아 힘이 들었다.
1300m의 높이이지만 이미 800고지에서 출발하는 관계로 실제로는 500m
높이 밖에 되지 않는다.
숲은 울창하고 하늘은 구름이 끼여 덥지도 않고 적당한 날이다.
앞산을 바라보면 통성명을 못해 이름을 알 수 없지만 만발한 흰 색깔의
꽃이 눈 내린 겨울 산을 연상케 한다.
무성한 초록 숲이 그 빛깔이 더욱 돋보이게 한다.
산행시작 후 1시간 30분 쯤 올라가니 바위봉우리인 정상이 나왔다.
삼신峰이란 표지石과 조그만 제단이 있었다.
바로 앞에 내삼신峰과 외삼신峰이 있고 영신봉과 멀리 시루峰이 보인다.
낙남정맥의 연봉이 지리산의 아름다운 산세를 과시하고 있다.
먼저 올라간 산행1팀은 삼신峰을 지나 내삼신峰에서 점심을 먹은 후
정상코스인 원점회귀 산행을 했지만,
산행2팀은 삼신峰에서 점심을 먹고 산행들머리로 되돌아 내려왔다.
청학동의 위상이 개방되었지만 많이 위축되어있다.
상가들은 개점휴업상태이고 아예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학당과 예절학교가 있어도 한적하기만 하다.
건물은 한옥형식으로 규모도 크고 깨끗하게 여러 곳에 지어져 있다.
길은 아스팔트포장이 되어있어 전통보다는 현대적인 느낌이 더한다.
청학동에 있는 배달민족의 성전 삼성궁을 탐방했다. (입장료=5,000원)
배달민족의 성전 삼성宮이란,
고려 중기 이후 사대주의와 일본의 침탈에 의해 900여 년간 명맥이 끓긴
민족고대의 역사와 정통 사상인 선도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한풀선사(고상식)
가 조성한 민족성전이다.
삼성宮은 동방 제일의 명지(名地)인 청학동에 우리민족의 국조인 환인, 환웅,
단군의 세분을 모시고 소도의 성역을 세워 민족정신을 널리 펼쳐 인류공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민족성전이란다.
수많은 몽돌과 작은 돌을 모아 탑을 쌓고, 옹벽을 만들고, 거대한 바윗돌에
인물과 글을 새겨 놓고, 폭포가 흐르고, 외석문, 내석문, 동굴, 정자가 있고,
특이한 마고성이 있고, 삼성 궁이 있다. 절로 감탄이 난다.
오늘 산행은 여기서 끝이 났다.
하산酒는 간단하게 찰밥을 먹었다.
(2013년 5월 31일)
첫댓글 자료가 풍부한 산행후기 잘 ㅂㄱㄱㄴㄷ.
그러는 당신은 누구시길레?
잘읽고 감사한마음으로 넘어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