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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는 것이 더 좋은가
한글단체는 지난 2005년 한글현판을 떼고 한자현판을 단다고 할 때부터 반대했다. 지난 7년 동안 끈질기게 그 잘못을 정부에 건의하고 반대 기자회견과 시위도 했다. 그 일들을 모아 “광화문 한자현판 반대 투쟁 백서”도 냈다. 역사 자료로 남기려고 한 일이다. 이제 한글단체가 왜 한자현판 다는 것을 반대하고 한글현판을 달자고 하는 지 말하겠다.
▲ 한글학회가 낸 “광화문 한자현판 반대 투쟁백서”
1. 오늘날 지은 광화문은 새로운 문화재 창조물이다.
한글현판을 반대하는 문화재위원들은 문화재 복원은 ‘원형 복원’이 원칙이기에 한자현판을 다는 것이 원형 복원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한자현판을 달려는 핑계요 말장난이다. 이것은 한자복원은 될지는 모르지만 원형복원이 아니다. 한자로 쓴다고 해도 처음 글자를 본 사람도 없고 알 수도 없다. 어차피 처음 원형은 흔적도 없으니 완전한 원형 복원도 안 된다. 그리고 글자인 한자를 복원하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 지은 광화문이 옛 건축 모습이지만 오늘날 사람이 지은 오늘날 건축물로서 옛 문화재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재 창조물이다. 복원이 아니라 중창이다. 거기에 한글현판을 달면 오늘날 시대정신과 소망과 상황을 담을 수 있어 더 좋다. 세종대왕은 조선 600년 역사에서도 가장 훌륭한 임금이었고, 5000년 우리 역사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자랑스러운 우리 조상이다. 더욱이 한글은 세계 으뜸글자로서 세종대왕의 업적 가운데 가장 큰 자랑거리다. 또 세종대왕이 ‘광화문’이란 이름을 짓고 한글을 만들었다.
한글현판을 다는 것은 그런 역사와 정신을 담는 것이고 되살리는 새로운 문화재 창조다. 한마디로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다. 한글이 태어난 곳을 알리는 아무 표시도 없는 데 후손과 외국인에 광화문 안에서 한글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려주고 자랑할 수 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가슴으로 보면 한글현판 가치와 의미가 보인다.
2. 한글현판이 한자현판보다 천 배 가치가 더 있다.
먼저 문화재란 무엇이고, 문화재 복원은 왜 하는지 따져보자. 국어사전에 ‘문화재’란 낱말의 뜻풀이를 보면 ‘문화 활동에 의하여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사물’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지금 광화문에 걸려 있는 한자현판이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문화재일 수 없다. 오히려 한글의 훌륭함을 모르고 많은 돈과 힘을 바친 모조품에 지나지 않는 역사조작물이다.
문화재는 나라나 겨레의 자랑거리여야지 부끄러운 것은 보존할 가치가 적다. 자랑스럽기보다 우리 글자가 없는 나라로 볼 수 있고 중국 문화재로 오해할 수 없다. 서울 중국 필동에 있는 한국문화체험관을 찾은 외국인들이 ‘海隣館’이란 한자현판을 보고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린다고 해서 한글현판으로 바꾼 일도 있다. 오히려 지난 40여 년 동안 걸렸던 한글현판은 자랑스럽지만 지금의 땜질한 저 한자현판은 부끄러운 것이다.
한글현판에 세종대왕과 한글 정신을 담아 걸고 후손과 외국인에게 알려주고 자랑하면 그 가치와 의미는 한자현판보다 천 배, 아니 그보다 더 크다. 더욱이 처음에 한자현판이었지만 시대정신과 소망과 흐름을 살리려고 시민이 정부에 건의하고 애써서 한글로 달았다면 더 감동스럽고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관광자원이 된다.
3. ‘門化光’은 죽은 현판이고 ‘광화문’은 살아 있는 현판이다.
오늘날 새로 지은 광화문에 ‘門化光’이란 한자현판만 단다고 조선시대 문화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겉모습만 비슷한 복제품이고 모조품이다. 그런 걸 원형복원을 한다고 억지를 부리지 말고, 오늘날 어떻게 광화문을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門化光’이란 한자현판이 걸렸던 조선시대에는 아무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문이었다. 일반 백성들에겐 그림 속의 문이었고, 죽어있는 문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광화문은 근정전처럼 아무나 들어가 생활을 못하는 곳이 아니라 오늘날 사람이 이용하는 살아있는 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만이 아니라 남의 나라 사람들도 마음대로 바라보고 드나들 수 있다.
조선시대 모습 건물과 한자는 그 문안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광화문은 밖에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아무 때나 볼 수 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보고 느낄 수 있는 생활공간의 건물이다. 방송 사진도 찍고 그 사진을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런 오늘날 건물에 오늘날 우리 글씨로 문패를 달면 자연스럽게 한글도 알리고 자랑할 수 있는 광고효과도 있다.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 정신을 되새기며 누구나 자긍심을 갖게 하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4. 문화재를 민족 자존심과 국가 이익에 활용하는 중국을 보자.
중국 북경의 천안문은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문이며 중국 북경의 얼굴이다. 세계가 중국 소식을 전할 때는 천안문 사진을 배경으로 보도를 한다. 아래 사진은 우리 방송이 천안문 이야기가 아니고 중국 정치 상황을 보도할 때 뒤 배경을 천안문을 배경으로 말하는 사진이다. 북경을 가면 모두 천안문안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꼭 가본다. 천안문은 중국의 상진과 같다. 15년 전 나는 한자를 잘 안다는 학자와 북경 자금성을 같이 갔는데 천안문에 萬歲(만세)를 간체자로 쓴 것을 읽지 못해서 간체자를 빨리 배워야겠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 이 사진은 우리 방송국 특파원이 중국 상황을 보도자는 뉴스 사진이다. 천안문이 중국 얼굴이듯이 광화문은 우리 얼굴이다.
▲ 천안문 안 자금성의 모든 건물 현판은 이렇게 만주글자와 한자가 함께 쓰여 있지만 천안문엔 이런 현판이 없다. 왜일까?
자금성 안의 현판엔 모두 만주글자와 한자가 같이 세로로 쓰여 있다. 만주족이 청나라를 세우고 전 중국을 지배할 때 흔적이다. 그러나 천안문에는 자금성 안에 만주글자가 쓰인 현판은 없고 현 중국 국가 휘장과 모택동 사진, 그리고 현 중국 국가 구호를 써 놓았다. 그 구호도 처음엔 옛 한자로 썼다가 요즘 쓰는 간체자로 바꾸었다. 왜 그랬을까? 저들이 문화재 중요함을 몰라서 그랬을까? 생각이 짧은 이는 중국 공산당 독재정치 유물로서 소름이 끼친다고 할 것이다. 우리 문화재위원들은 자금성 안 현판과 같지 않다고 탓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문화재를 활용할 줄 알고 문화재를 재창조할 줄 아는 나라다. 제 민족 자존심을 지키고 나라 이익을 위해서 그랬다. 무엇이 문화재 가치를 높이는 것이고 국민과 세계인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인지 아는 사람들이다. 말글로 자국민을 뭉치게 하고 나라 밖에 자신들의 의지도 알리며 간체자란 새 글자까지 보여줌으로서 광고 효과도 노리는 아주 높은 상술이고 정치 행위이며 기술이다. 지금 중국은 다시 아시아의 맹주를 넘어 세계 지배국으로 내닫고 있다. 우리도 한글현판을 달고 자신감과 자긍심을 키우고 더 빨리 발전하자.
5. 서울시가 광화문 일대를 한글문화 관광지로 만들고 있다.
▲ 종로구 통인동 길가에 있는 세종대왕 나신곳을 알리는 조그만 표지석.
서울시는 한글문화를 더 꽃피우고, 한글을 세계에 자랑하고 후손들에게 알리겠다는 뜻으로 세종대왕과 한글이 태어난 광화문 일대를 한글문화관광지로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이름을 처음에 ‘한글테마파크 사업’이라고 지었다고 한글단체의 자문을 받고 ‘한글마루지 사업’이라고 우리말로 지었다. 오랫동안 한글단체와 국민의 바람을 서울시가 실천하기로 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한글을 짓밟고 있지만 서울시는 한글을 살리고 있다.
▲ 지난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공원에 시민 11172명이 쓴 한글 글자마당.
세종대왕과 한글은 세계 어디에 누구에게 내놔도 떳떳한 자랑거리인데 세종대왕이 어디서 태어났으며 한글을 어디서 만들었고 만든 원리와 정신을 알지 못하고 알려줄 곳도 없다. 외국에서는 한글이 훌륭한 것을 알고 싶어 하는데 제대로 보여줄 곳도 마땅치 않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표지석만 길가에 초라하게 있으며 한글을 만든 경복궁 안에는 그런 표지석도 없고 영문 간판을 단 찻집만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다. 입으로는 한글을 사랑하고 자랑스럽다면서 말이다. 못나서 그런지 머리가 나쁜 것인지 알 수 없다.
한글현판을 반대하는 문화재위원들은 서울시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공원에 한글문자마당을 만든 것은 어찌 보는가? 우리 자주문화를 꽃피워서 또 다시 강대국에 짓밟히지 않으려는 노력으로서 잘하는 일이라 생각되지 않는가?
6. 광화문은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정문이고 이 나라 얼굴이다
경복궁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고 민족 자주문화를 부흥시킨 자랑스러운 곳이며, 광화문은 그 경복궁의 앞문이고 그 세종정신이 담긴 곳이다. 또 광화문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얼굴로서 수많은 외국 관광객이 찾고 우리 후손들이 찾을 곳이다. 1995년 서울시는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를 대한민국 국가상징 거리로 만들기로 하고 한국다운 모습을 꾸며 외국인과 온 국민에게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또 서울시는 광화문 일대를 한글문화관광중심지로 만드는 ‘한글마루지’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두 사업의 출발점이고 중심인 광화문에 우리 글자인 한글로 문패를 다는 것이 어울리는가 아니면 한자현판을 다는 것이 어울린다고 보는가?
▲ 세종대왕 동상 옆 미국 대사관에 스티븐스 전 대사가 건 한글날 축하 펼침막
더욱이 나라밖에서는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대한민국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도 한글과 세종대왕은 우리의 최고 자랑이고 상징이라면서 온 세계에 내세우고 알리려고 하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해 경축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재위원들은 이 나라 얼굴인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떼고 한자현판을 달아서 그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도대체 제 정신인지 알 수 없다.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라면 몰라도 참된 한국인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화재 보존과 복원이라는 낱말에 무게를 두고 새로운 문화재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왕이 한자가 아닌 새로운 글자를 만든 일이 얼마나 중대하고 훌륭한 일인지 깨닫고 그 세종정신과 눈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서울의 얼굴인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달아야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스 전 미국 대사는 한글날마다 미국 대사관 건물에 한글날을 경축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세종대왕과 한글을 우러러보며 고마워했다. 나는 한 국회 모임에서 스티븐스 대사에게 왜 그랬는지 물으니 “ 세계 으뜸가는 한글을 만든 세종을 존경한다. 그리고 한글을 사랑한다. 한글날에 세종대왕 동상 옆에 있는 미국 대사관 건물에 축하 펼침막을 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라면서 그런 질문을 하는 나를 이상하게 봤다.
그런데 우리 문화재청은 그 세장대왕 등 뒤에 있는 한글현판을 떼고 한자현판을 달았다. 어리석어서 그런지 바보스러워 그런 건지 알 수 없다.
7. 한자현판이 갈라진 것은 한글로 바꾸라는 하늘의 명령이다.
한글단체는 그 잘못을 알려주려고 대전 문화재청까지 찾아가고 무더운 여름, 추운 겨울을 가리지 않고 거리에서 외치고 글로 하소연했다. 그러나 정부는 듣지 않고 2010년 한자현판을 걸었다. 민주국가에서 그렇게 철저하게 시민의 소리에 귀를 막는 이들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독재요 망국 행위다. 그런데 그 현판을 걸고 석 달도 안 되어 금이 가버렸다. 500년 만에 피어나는 한글문화 꽃을 짓밟는 문화재청의 잘못을 외치는 민주시민들의 원성이 하늘까지 들려서 선열들이 다시 한글로 바꿔달라고 금이 가게 한 것으로 보인다.
▲ 광화문 광장에서 한자현판을 떼고 한글현판으로 바꿔달라고 외치는 한글단체 대표들
더욱이 140년 전 그 한자현판을 단 뒤 나라가 망했는데 그런 식으로 그 현판을 본떠서 모조품을 만들어 걸었으니 하늘이 쩍 금 가게 한 것이다. 한자를 너무 숭배한 나머지 복원이란 말만 내세워 한글현판을 떼어내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그 꼴이 되었다. 나라 망신이다. 겨레의 자긍심과 자존심이 금이 간 부끄러운 일이다.
▲ 2010년 광복절에 단 한자현판이 석 달도 안 되어 금이 갔다. 하늘의 계시다.
이렇게 금이 간 짝퉁을 만드는 것이 문화재 복원인가? 문경 영화촬영에 있는 광화문 모형건물과 무엇이 다른가? 저 금이 간 한자현판을 만든 책임자들은 스스로 반성하고 한글현판으로 바꿔달아야 할 것인데 아직도 그런 기색이 없다. 끝까지 한자현판을 고집한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다.
8. 사대주의를 씻어내고 자주문화를 꽃피울 때이다.
보통 국민들은 광화문 현판 문제를 문화재 복원 차원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5천 년 만에 피어난 자주문화 싹을 지키려는 세력과 폐습에 젖은 사대주의 세력과 충돌이다. 한글현판 달기 주장자들은 세종과 주시경의 자주문화 정신을 살리고 이어가려는 사람들이다. 한글현판을 반대하는 이들을 보면 일제 식민통치지도자 양성소인 경제제대 출신 역사학자 이병도와 국어학자 이희승 제자나 추종 세력이다. 이병도님은 친일 식민사관 학자, 이희승님은 일본식 말글살이 주장자로서 반 자주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 두 세력이 자주문화 상징인 한글현판을 짓밟은 것이다.
문화재 복원은 본래 모습을 되찾는 것이라고 하는 문화재위원들 말도 일리가 있다. 한자를 쓴 것도 우리 역사라는 말도 이해한다. 우리 글자가 없을 때 중국 한문을 쓰는 말글살이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역사이지 자랑스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자도 우리 조상이 만든 우리 글자요 자랑스런 역사로 생각하면서 한자현판을 걸자는 것은 반대한다.
광화문에 한자현판을 달면 외국인들이 한글이란 빼어난 글자를 가진 우수한 문화민족으로 보기보다 중국 식민지였고 중국 문화 곁가지 나라로 볼 것이 뻔하다. 중국인들은 더욱 그렇다. 그게 아니란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이 동북공정이이란 역사 조작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한글도 제 소수민족이 쓰는 제 나라 글자로 보고 있다. 한자현판은 그들 음모를 돕는 꼴이 될 수 있다.
▲ 중국은 한글을 제 나라 글자로 보고 하남성 중국문자박물관에 전시된 조선문(한글).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고 2008년에 돌아가신 전택부 선생님은 광개토대왕비가 우리 글자인 한글로 되어 있다면 중국이나 일본이 고구려를 제 역사였다고 우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일이 있다. 그렇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부끄러운 씨앗은 심지 말자. 우리 얼굴에 한자 문패를 다는 것은 아직도 중화사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꼴이다. 그게 아니라면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로 세계 으뜸 문화를 창조하겠다는 오늘날 시대정신을 담아 당장 한글로 바꾸자! 문화재위원들도 우리가 중국의 속국과 다름없던 한자나라였으며 제 글자를 가지고도 천대한 못난 국민이라고 알리고 싶은 것은 아닐 것이다.
2005년 여론조사에서도 한글현판이 좋다는 시민이 많았는데 지난해 조사에서도 한글현판이 좋다는 사람이 많았다. 광화문 위치와 상징이 남다르기에 한글현판을 달자는 것이다. 경복궁 안의 모든 현판을 한글로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한자를 버리자는 것도 아니다.
[4] 마무리
한자는 지는 해지만 한글은 뜨는 해다. 한자는 어두운 지난날에 우리를 묶어두지만 한글은 밝은 앞날을 열어준다. 한자는 배우고 쓰기 힘들어 백성들을 무식하게 만들어 나라를 망하게 했지만 한글은 배우고 쓰기 쉬워 국민을 똑똑하게 만들어 나라를 일으켰다.
1968년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건 뒤에 한글문화가 꽃피고 나라가 일어났다. 그러나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들은 문화재복원이란 미명 아래 시민의 소리에 귀를 막고, 자신들 멋대로 한글현판을 떼고 한자현판을 달았다. 1968년에 지은 광화문을 2007년에 때려 부수고 한글현판을 떼어 낸 것은 왜놈들이 광화문을 짓밟고 더럽힌 것 못지않게 겨레의 자존심과 자긍심과 한글문화 꽃을 짓밟은 또 다른 독재요 폭력이었다. 아마 그 한글현판에 어린 역사와 뜻을 모르고 한자현판만 달면 옛 것이 되는 줄 알고 저지른 잘못이다.
▲ 그림 작가 김석님의 그림. 한글현판이 걸린 광화문이 참으로 아름답다.
중국 동포 학자 김광 선생은 광화문 한글현판을 뗀다는 말을 듣고 “중국인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자를 버리지 못하는 한국인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나온 실수다. 기와집에 한자현판을 단다고 옛 것이 되는 것이 아니고 어차피 복제품이다. 한글현판을 달면 더 많은 이익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복 떨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말하며 한자현판 단 것을 비판했다.
우리는 한자현판을 다는 것보다 한글현판이 주는 이익이 더 많기 때문에 한글현판 달기를 바란다. ‘門化光’은 조선시대 현판이고 역사 속에 있는 죽은 현판이다 ‘광화문’은 밝은 앞날을 열어줄 오늘날 살아있는 현판이고 우리의 상징이고 자랑이다.
중국인이나 외국 관광객이 서울에 오면 광화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광화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한자현판이 나온다. 중국 사람은 한자현판을 보고 과거의 역사를 되새기며 대국의 흐뭇함을 만끽할 것이며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은 우리나라엔 글자가 없어 한자를 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앞으로 광화문 앞에 외국 관광객이 더 많이 올 것이다. 더욱이 중국 관광객은 더 많이 몰려올 것이다. 그들이 한자현판을 보고 느끼는 감동과 한글현판을 보고 느끼는 감동을 생각해보라. 그럼 왜 한글현판을 달아야 하는지 알 것이다.
세종대왕이 이 궁궐 안에서 한글(훈민정음)을 만들었으며 광화문이란 이름도 세종대왕이 지었다. 그래서 광화문 앞길이 세종로인 것이며 바로 앞에 세종대왕의 동상도 있다. 또한 그 옆에 세종문화회관이 있다. 한글마루지사업과 어울린다. 경복궁과 광화문 역사, 바로 한글과 세종 정신을 복원하고 알리고 자랑하자는 것이다. 원형이라면 1968년부터 40여 년 동안 걸렸던 한글현판이 원형이다. 그러나 한글 단체는 세종대왕 때 훈민정음 글씨체로 달아서 세종정신과 업적을 되살리고 우리 자주문화를 꽃피우길 바라고 있다.
▲ 훈민정음 연구로 박사 학위를 딴 허경무 서예가가 훈민정음체로 만든 한글현판
문화재위원들은 새 문화 창조는 생각하지 않고, 복원만 생각하다보니 한글 현판이 얼마나 가치와 의미가 큰 지를 못보고 있다. 한자 숭배자들은 한자도 우리 글자이니 즐겨 쓰자고 하는데 나는 한자를 우리 친할아버지가 만들었다고 해도 한글을 쓰고 빛내야 한다고 본다. 한자는 박물관에 들어갈 옛 글자요 한글은 우리 삶을 빛낼 새 글자이기 때문이다.
경복궁도 조선 태조 때부터 지금 대한민국 때까지 계속 보수하고 개선하며 발전한 건축물이다. 중국의 대표 문화재인 만리장성도 진시황 때부터 명나라 때까지 만든 것이다. 만리장성이 지난날엔 군사용이었지만 오늘날엔 관광용 건축물로 활용한다. 광화문도 지난날엔 한 궁궐의 문이었지만 오늘날엔 또 앞으로는 관광용이고 자주문화 창조물이다. 한글날에 한글현판을 달고 온 국민이 큰 잔치를 하자. 브라질의 삼바 잔치보다 더 큰 문화잔치를 벌이자. 물 좋고 땅이 기름진 이 나라는 더 아름답고 살기가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외국인들이 부러워하고 구경하려고 올 것이다. 한글로 밝은 겨레의 앞날을 열자.
▲2006년 국경일이 된 첫 한글날 경축 큰잔치 때 광화문 앞 세종대왕 어가행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