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비를 뿌린다. 젠장! 산엘 가려는데 비가 오니 어떻게 한담.
간단한 우비와 죄그마한 우산 하나를 륙색에 쳐 넣고는 투덜거리며 나선다.
사당역에 도착 해보니 역시 비가 와서인지 자리가 많이 빈다.
오늘은 비가 와도 조금 온다는데 산행 하는데는 지장 없겠지? 내심 기대해 보며 달리는
차장밖을 쳐다본다. 차가 경부에서 서해안 고속도로 로 접어들면서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한다.
선운산 도립공원에 도착 하였을때는 언제 비가 왔는냐? 한다.
쾌청한 날씨를 온몸에 받으며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경수산을 향해 능선을 오르며 만난 첫 이정표
산행시작 지점부터 가파른 오름길, 한 15분간 죽~ 오르니 땀이 비오듯 한다. 그리고는 능선길이다.
지도상에는 경수산까지 산행시간이 50~60여분으로 되어 있으나 40여분만에 오른다.
경수산은 심원쪽으로 향하는 등산로와 관리소로 향하는 등산로 갈림길에서 약 100m 더가서 있다.
그런데 이정표에는 이곳이 경수산이라 적혀있다.
산높이 444.8m정도 밖에 안되는 얕은 산이고 별로 볼거리도 없다. 삼각점 하나 덩그러니 박혀있다.
삼각점을 찍고는 내처 빽코스하여 선운산을 향한다.
경수산 위에 있는 삼각점
선운산은 지명이 지도마다 다르고 이름도 많다.
선운산, 도솔봉, 수리봉, 다 같은 이름이다. 높이라야 336m밖에 안되는 산이 뭐가그리 이름이 많은지?
마이재를 지나 도솔봉까지 45~46분만에 주파한다. 지도상에는 1시간 거리다.
물론 오늘의 산행구간을 완주하면서 주차장까지 4시30분까지 내려 가야만 되기도 하지만
정작 다른때 보다 빠르게 산행하는 것은 "청룡산에" 펄럭거리는 "태극기"를 보기 위함이다.
2003년 3월 9일 선운산을 처음 찾았을때 외로이 깃대봉만 있는 곳에 태극기를 달아 놓았기 때문이다.
수리봉 이라는 표지판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도솔봉(수리봉)을 지나쳐 국사봉(견치봉)으로 향한다.
좀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포갠바위가 나온다.
어라! 산행코스를 이탈 했나보다. 왜 포갠바위가 나오지? 산행지도를 펼쳐본다.
등산로가 너무 잘되어 있어 그만 국사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놓치고 만것이다.
마이재 표지판
수리봉(도솔봉) 표지판
포갠바위
다시 오름길을 빽코스 할수는 없다. 그대로 "참당암"쪽으로 방향을 튼다.
한 15분 내려오니 "참당암"으로 오르는 임도다.
"참당암" 샘물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오르려는데 스님이 길이 아니라고 못오르게 한다.
대웅전 보수시까지 대웅전으로 쓰이는 곳인데 그곳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신다.
오르던 일행이 우왕좌왕 한다. 내처 밭으로 오르면서 오라고 하니 아니 따라온다.
밭을 가로질러 오르니 멀리 "박"대장이 길 안내를 한다.
"참당암"쪽에서 일행이 우왕좌왕 하니 그곳으로 내려가 안내하는 것이 좋다고 하고는 계속 오른다.
도솔봉과 국사봉 갈림길 안부에서 국사봉으로 향하며, 포갠바위로 도는 바람에 한 30여분 허비한것을
만회 하고자 라도 하듯이 조금 더 속도를 낸다. 국사봉(견치봉)도 별 특이한게 없다
정상이라고 돌무데기 속에 삼각점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다.
소리재를 가르키는 이정표옆 임도 위쪽으로가 참당암 이다.
보수중인 "참당암" 대웅전
국사봉(견치봉) 돌무데기에 있는 삼각점
국사봉도 이름이 여러가지다. 국사봉, 개이빨산, 견치봉. 견치봉(犬齒峰)이야 개이빨산을
한문으로 풀어 놓은 것이지만 볼품도 없는 산에 왜 이름이 여러가지일까?
갈대로 우거져 동굴을 만든 통로를 지나 소리재, 천상봉에 다다르니 "선운산"의 절경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부터는 전에 와본적이 있어 좍~등산로가 머리속에 그려진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청룡산"의 태극기가 아롱거린다. 빨리 움직 이어야지.
사실 선운산의 절경은 여기서부터인데, 좀 주위도 음미 해보고, 절경도 만끽해보며 해야되는데
마음은 다른곳에 가 있으니---
선운산의 절경이 누가 아니랄까? 낙조대, 천마봉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도솔암에서 용문골, 낙조대, 천마봉이 다 한자리에 놓인듯 산행거리가 가까우니 더욱더 사람이 많다.
발걸음은 청룡산으로 향한다. 그러나 배맨바위를 눈앞에 두고 발걸음이 무겁다.
어느새 2시가 넘어서고 있다. 전망이 그럴듯한 아무도 오지않는 가칭 "계단바위"에 앉아 륙색을 푼다.
금강산구경도 식후경 이라는데 먹지 않고서야 발걸음이 내말을 듣나?
갈대정글 통로
천상봉에서 바라본 천마봉과 낙조대
(왼쪽 우람진 낭떠러지 바위가 "천마암", 가운데 보일듯 말듯한 봉우리가 "낙조대", 오른쪽 비죽 나온 봉우리가 "배맨바위")
드라마 촬영지였던 낙조대
용문골쪽에서 정면으로 본 낙조대
여기에 선운산에 대한 이야기를 몇자
발췌해 본다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러지는 선운산은
노령산맥의 지맥으로 서해안과 접하고
있으며, 전라북도 고창군(高敞郡)
아산면(雅山面)과 심원면(心元面)
경계에 있는 산이다.
해발고도 336m. 서쪽으로는 서해에
면해 있고, 북쪽으로는 변산반도
(邊山半島)를 바라보고 있다.
본래는 도솔산(兜率山)이었으나
백제 때 창건한 선운사(禪雲寺)가 있어
선운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선운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대한불교
조계종의 도내 2대 본사로 한국의
명승고찰로 유명하다.
선운사 창건은 577년 백제 위덕왕
24년에 검단선사와 신라의 국사이자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 오고 있다.
선운사에 보존되어 있는 사적기에
의하면 선운사는 창건 당시 한때
89암자에 3,000승려가 수도하는
국내 제일의 대찰이었다고 한다.
현재 선운사에는 보물 5점, 천연기념물
3점, 전라북도유형문화재 9점,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2점 등 총 19점이 있다.
배맨바위
주변에 경수산(鏡水山, 444m)
청룡산(靑龍山, 313m), 구황봉(九皇峰,
285m), 개이빨산(335m) 등이 둘러 있고,
이 산에서 모인 물은 인천강(仁川江)을
이루며 북류하여 곰소만에 유입된다.
울창한 수림과 계곡, 절과 많은 문화재가
있어 1979. 2월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선운사와 참당사(懺堂寺)가 있으며,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중생제도를 위해 도솔왕비와
중애공주를 데리고 입산하여
수도하였던 좌변굴(左邊窟)과
도솔암(兜率庵)이 있다.
도솔암 앞에는 천인암이라는 절벽이
있고, 그 사이 깊은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도솔암 서쪽 암벽 위에 내원궁
(內院宮)이 있으며, 그 밑의 절벽에는
미륵장륙마애불(彌勒丈六磨崖佛)이
조각되어 있다.
이 밖에 신선이 학을 타고 내려
왔다는 선학암, 봉황머리모양의
봉수암, 수리봉 등이 있다.
선운사 일대의 특산물은 산딸기로
담근 복분자술과 동백기름이다.
낙조대에 있는 이정표
(멀리 배맨바위 쪽으로 오르는 철계단이 보인다)
낙조대와 천마봉, 그 밑으로 도솔계곡이 한눈에 내려바 보이는 가칭 '계단바위"에 앉아
허기진 배를 달래며 쇄주를 한모금 넣으니 목이 훈훈하며 속이 짜릿해 온다.
역시 배가 외롭지 않아야 돼. 천근만근인 몸이 오뉴월에 눈 녹듯 사르르 녹으며 흥얼흥얼 댄다.
배맨바위를 오른다. 릿지를 좀 해볼까, 바위를 기어 오르다가는 이내 돌아선다. 쇠주 한잔 했는데--
배맨바위의 속을 들여다 보고는 다시 돌아나와 청룡산으로 향한다.
아! 그런데 왠일일까? 청룡산에는 "청룡산"이라는 팻말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태극기"가 어디갔지? 태극기를 꼽았던 깃대봉도 없어졌다. 아니 이럴수가---
못내 아쉬움을 달래며 마지막 후미라는 분과 함께 하산을 재촉한다. 새 "태극기"도 가져 왔는데---
배맨바위 속에서
청룡산 정상(314m)에 있는 표지판
돌리는 발걸음은 무겁지만 어쩌랴, 누가 깃대봉까지도 없에 버렸을까?
웅얼웅얼 되내기며 한 십오륙분 걸으니 "쥐바위"고 이내 돌탑 정원이 나온다.
돌탑은 정성스레 쌓으며 있는 태극기를 없에 버렸을까?
쥐바위를 지나 비학산 갈림길에서 사자바위 쪽으로 방향을 튼다.
머리속에 "태극기"만 그리며 걷다보니 사자바위를 가까이 두고 계곡으로 떨어진다.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워낙 등산로가 잘 되어있어 그냥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결국은 도솔계곡으로 떨어지고 만다. 도솔계곡의 맑은 물을 벗삼아 걷는것도 기분 좋다.
쥐바위에서 한 40여분 도솔계곡을 따라 걸으니 도솔찻집이다.
쥐바위
돌탑
도솔찻집앞 노상점에서 대나무 술잔을 산다. 같이 동행한 분은 2개를 사신다.
2년전 이곳에서 대나무 술잔을 사가지고 산에 갈때마다 가지고 다녔는데 대나무 잔으로 술을 마시니
술맛이 좋다구들 하더니 이내 대나무잔이 어디로 갔는지 잃어버리고 말었다.
누가 가지고 갔나? "카라비너" 도둑은 있다는 소리는 들었서도 대나무 술잔까지야?-----
사실 륙색에 "카라비너"를 껴놓고 산행하다가 잃어버린 "카라비너"만 여러개다.
지 스스로 도망가지는 못할꺼고, 누군가 일부로 빼가지 않으면 빠질수 없는것이 "카라비너"다.
장사송
잘 다져진 관광도로인 길을 따라
장사송을 지나 주차장으로 향한다.
산에서는 안보이던 일행이 주차장이
가까워지니 여기저기 눈에 뛴다.
부지런히 가서 국밥 한그릇 먹어야지.
배도 고픈데---
주차장에 도착하니 4시22분.
후딱 된장국에 밥말아 먹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더군다나 시원한 막걸리 한컵
들이키니 피로가 확 풀리는 듯 하다
너무 빠듯한 시간에 빠른속도로
산행 하다보니 아마 못보고 지나친
절경도 많었으리라.
시간계획을 잘 잡아 선운산 종주
산행을 해보는것도 괜찮으리라
비학산을 거쳐 구황봉, 형제봉으로
떨어지는 일주 종주를---
차기계획으로 남기고 차에 오른다
오늘 산행을 주도한 집행부와
그리고 가이드 여러분
특히 산행 중간중간 나타나
산행을 안내하며 안전산행을
이끌어준 "박"대장,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오늘 산행 함께한 모든분께
건강과 가정의 평화로움이 긷들기를
기원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