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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詩하늘 시합평회 [詩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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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월말에 갖던 것이 습관이 되어...늦게사 공지를 올리게 되어
얼마나 당황했는지요.그런 연유로 시간을 내지 못하고
- 분주한 시간 속에서 급한 일에 매여 나오시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달래는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광고 드린 바와 같이 이번 합평회는 그러한 연말의 분위기를 고려하여 특별히 주제시집을 정하지 않았었고, 좋아하는 시와 자작시 한편씩을 가지고
- 합평회를 하기로 하였던 바 어쨌든 나오신 분들은 준비물을 철저하고 깔끔하게 준비해 오셔서 서로 놀랐습니다.
- 느닷없이 더 추워진 날씨 덕분에 김화영님은 작은 딸에 매여 오지
못함이 애석하였고 우리는 느티에서 <레몬차>만 마시고
- 곧 [잔치집]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다른 때와 다른 분위기에서
- 연말을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망년회가 되었습니다.그러므로 마지막 헤어질 때 인사는 당연히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이른 인사를 하였습니다.오늘은 일일이 대화내용을 옮길 수 없고
- 제가 분위기에 포옥 빠져서 단어 하나도 적지 않았음으로
- 이번 합평회 내용은 단지 우리 가슴 속에 아주 귀한 충격으로 담겨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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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鄭글,꽃사랑,류빈 이재훈,달래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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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詩를 어떻게 쓸 것인가
- 2.습작기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은 것인가
- 3.처녀시집에 대한 우리의 태도,유명작가가 아닌 시인이나 시하늘에서 글을 올리는 분들에 대한 자세 등에 대한 이야기
- 4.기형도시인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들
- 5.지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시의 풍경에 대하여...
- 以上이 이번 합평회에서 자유롭게 나눈 각각의 생각들의 제목입니다.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대강 이 정도로만 뽑아 보았습니다.그리고 아래에 준비한 작품들을 올립니다.
- *^^*달래공주 m(_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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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시하늘 시합평회 [시몰이]에 대한 광고:
- *날짜:2003.1.25.오후 6:00
- *장소:서울 종로구 안국동 176-3안국빌딩 신관2층[철학마당 느티나무]전화<02-720-1991>
- *회비:일만오천원(학생들은 귀한 손님으로 대접함~그러나.굳이 성의껏 내는 성금은 거절 못함);간단한 다과와 저녁식사를 위하여
- ※주제시집과 시인:백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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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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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鄭 글] 펠리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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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을 팔아 시를 썼다
- 첫사랑도 팔고
- 한 시대를 팔고
- 아내는 일하러 가고
- 하루해는 지쳐 헐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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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남은 것이 없구나
- 더운 내장을 토해줄까,
- 심장의 피를 찍어
- 쓴
- 붉은 영혼을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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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사랑]아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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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어떻게 생겼나 묻지말고
- 네 마음 속에 그림을 펼쳐보렴
- 뿌연 먼지 사방에 얼룩 만들어
- 눈 뜨는 것 힘겨워도
- 우주의 혼돈이 잠시 너의 창가에서
- 빛의 질서를 찾는
- 그런 밑그림 그리고 있니 지금
- 봄에도 흰눈같이 소리없이 다가와
- 환희의 눈물 은방울져 내리게 하는
-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알고 있니
- 아우야
- 벚꽃잎 감촉같이 보드라운
- 바람결에 가만히 전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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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빈 이재훈]12월 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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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여진 들, 햇빛이
- 물 소리되어 채워가는 오후
- 씻어낸 논 둑의 언저리는
- 둥글게 몸을 쫘악 피며
- 먼 곳의 제 몸도 역시
- 한 갈래임을 손대어
- 빛에 뒤척이면
- 투둑투둑 굴러오는 자갈 돌 한개
- 가슴에 가까워져
- 손에 넣을 수도
-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어
- 온전한 땅 바닥 가까이에
- 숨을 대어 보면
- 아!햇빛에 나뉘는 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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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래공주]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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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어쩌다
- 바람만 건듯 불어도
- 구멍이 막힌 대금처럼 울었다
- 기교가 없는 거친 호흡은
- 숨길 수 없는 기침처럼
- 머리 속을 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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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악의 낙락장송은
- 삭풍에도 홀로 더욱 푸르러져
- 마른 가슴 밭에 심겨진
- 뾰족한 천식처럼 가끔씩
- 낮은 음성으로 울기도 하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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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어쩌자고
- 해거름에 눈 앞에 밟혀
- 돌아서며 돌아서며
- 흔들리던 어깨처럼
- 서슴없이 온 몸을 점령하였던가
- 강단없는 열기운이 뻗혀
- 가을밤 내내 부엉이 울음,
- 목쉬도록 부르며
- 그리운 정염 뎁히고야 말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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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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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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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
- =김진경=
- 새벽이 가까이 오고 있다거나
- 그런 상투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네
- 오히려 우리 앞에 펼쳐진
- 끝없는 사막을 묵묵히 가리키겠네
- 섣부른 위로의 말은 하지 않겠네.
- 오히려 옛 문명의 폐허처럼
- 모래 구릉의 여기저기에
- 앙상히 남은 짐승의 유골을 보여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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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때로 만나는 오아시스를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
- 그러나 사막 건너의 푸른 들판을
- 이야기하진 않으리.
- 자네가 절망의 마지막 벼랑에서
- 스스로 등에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설 때까지
- 일어서 건조한 털을 부비며
- 뜨거운 햇빛 한 가운데로 나설 때까지
- 묵묵히 자네가 절망하는 사막을 가리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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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는 사막을 떠나지 않는다네.
- 사막이 푸른 벌판으로 바뀔 때까지는
- 거대한 육봉 안에 푸른 벌판을 감추고
- 건조한 표정으로 사막을 걷는다네.
- 사막 건너의 들판을 성급히 찾는 자들은
- 사막을 사막으로 버리고 떠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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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자네 속의 사막을 거두어내고
-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서게나.
- 자네가 고개 숙인 낙타의 겸손을 배운다면
- 비로소 들릴걸세
- 여기저기 자네의 길을 걷고 있는 낙타의 방울소리.
- 자네가 꿈도 꿀 줄 모른다고 단념한
- 낙타의 육봉 깊숙이 푸른 벌판으로부터 울려나와
- 모래에 뒤섞이는 낙타의 방울소리.
- *김진경 시집<별빛 속에서 잠자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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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경시인:1953.충남 당진 출생.서울대 국어교육학과 동대학원
졸업.
- 1974.[한국 문학]신인상 십문 당선
- 1984.첫시집[갈문리의 아이들]간행
- 1985.[민중교육]지 사건으로 수감,출소 후 교사운동에 헌신
- 1986.[광화문을 지나며] 1987.[우리 시대의 예수]
- 1991.[닭벼슬이 소똥구녕에게]등 시집간행
- 산문집[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30년에300년을 산
사람은 어떻게 자기자신일 수 있을까]교육평론집[전환기의 민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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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타란 시를 읽으며 이 시 한편이면
- 이 시집에서는 다른 아무것도 안 봐도 좋을 듯, 깊은 울림이 전해져 왔습니다.그런데 낙타 외에도 참 좋은 시를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 다시 흐린 아침이 와도 사막을 떠나지 않는 낙타의 방울소리 들려오는 듯하여 희망의 물결을 만납니다
- 나도 낙타인가...
- 너도 낙타인가...
- 우리는 고개 숙이고도 거대한 육봉을 만들어 일어설 낙타인가
- [꽃사랑님의 시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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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빈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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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서는 빛>>
- 박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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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된 하루에서
- 돌아온 지아비의 갈증 앞에
- 아내가 바쳐든
- 냉수를 비우고 나면,
- 빈 대접에
- 저녁 햇살이 담긴다.
- 밤은 그렇게
- 일찍 오지 않아도 좋다
- 서녘 하늘에 걸려 있는
- 빈 대접을 도로 받아들고
- 아내가 부엌으로 사라지면
- 싱싱한 사철나무처럼
- 뜰에 한줄기 일어서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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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6년 제3시집의 연작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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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래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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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가을>>
- 정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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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무척 그립습니다
- 그는 큰 키에 깊은 눈을 갖고 있습니다
- 가슴 깊숙이 붉은 씨방을 갖고 있습니다
- 우기에 접어든 나날들
- 드리워진 숲들만 무성하고
- 열기와 빗물과 기다림들이
- 그의 깊이 모를 가슴을 겨냥합니다
- 소슬바람이 불어올 때
- 하늘이 쓸쓸할 때
- 가을은 온몸을 태워
- 곳곳에 가슴 미어지도록 무르익은 세상을
- 화색나게 펼칠걸요
- 열기와 빗물과 기다림들이
- 밀화 속 벌처럼 그에게로 스며들어 죽을걸요
- 그 세상 속에 나도 녹아
- 붉디 붉은 말들을 쏟아놓고 말걸요
- 맺은 것을 알알이 터뜨려
- 그의 언덕 가득 파종되는 꿈이 되고 말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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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정상하:본명은 정순희
- 경남 사천 출생
- 1991년 가을 [문학과 의식]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회원,[흐름]동인
- 1996 정상하시집[비가 오면 입구가 생긴다]-시와시학사-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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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하시인은 투명하게 그리고 가볍게 자연의 변화라는 계절 감각위에 생성과 성숙과 소멸의 무르익는 꿈을 펼쳐보입니다.
- 이 시는 시인의 언어적 완성과 시적 완성을 갈망하고 그 의지를
노래한 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육신의 구속에서 자유롭기를 갈망하는 이카루스의 꿈처럼 시인의 뜨거운 시적 완성의 세계로나아가고 있음을 시인의 시어에서 뜨겁게,투명하게,충격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늘 읽어도 아름다운 시인의 정신세계에 감동하는 달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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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이번 시몰이는 마쳤습니다
- 새해에는 더 성숙하고 완숙한 밑그림들이 시하늘을 통한 시합평회
- 참석자들과 관심을 주시는 분들에게 드려질 수 있었으면 하는것이
새해를 맞는 시몰이꾼 견습생의 소망입니다
-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요 m(_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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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올린날짜:2002/12/1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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