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동안 숲터 친구들은 수학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셨죠?
일주일에 한 번, 과목특화가 있을 땐 2번 정도의 시수로 만나다보니 이렇게 한 학기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었네요.
먼저 꿈터를 졸업하고 숲터에 올라온 10학년 친구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10학년에 올라온 친구들이 첫 과제는 수의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싹터에서 배웠던 자연수와 분수, 꿈터에서 배웠던 음수와 실수가 확장이 되어 10학년에서 복소수체계까지 어떤 필요에 의해 수체계의 영역이 넓어졌는지에 알아보았습니다. 수의 역사는 인류 그리고 한 인간이 인지를 확장해 가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여 기존의 영역에서 나오지 않는 답들을 어떻게 해결할까를 두고 친구들과 같이 얘기해 나갔습니다.
그 뒤로는 수의 체계가 복소수로 넓어지면서 9학년까지 배웠던 실수영역에서의 이차방정식과 함수를 더 넓어진 영역에서 다시 바라보고 해석하는 공부가 이어졌습니다. 그렇기에 허수를 포함한 복소수라는 수를 계산하는 방법, 이차방정식과 함수의 관계를 그래프를 그려 해석하고 증명을 통해 타당함을 이해해야하는.... 정말 형식적인 사고를 해야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도 재미를 찾아내는 우리 10학년들^^b
“아~ 이제 재밌어질려니까 또 새로운 걸 나가...”하는 모군의 푸념도 들렸지만 이미 진도와는 별개의 속도로 가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고 있잖아요^^;
(매달 있지는 않지만) 5~6월에 있었던 10학년 수학과목특화 시간에는 단위에 관한 공부를 함께 해나갔습니다.
미터, 시간, 질량, 온도 등등 단위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절대 뗄 수 없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수학적, 과학적 도구이자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도 하지요. 매년 5월 20일은 세계 측정의 날인데 올해가 좀 더 특별한 이유는 130년만에 kg(킬로그램)을 포함한 4개의 단위의 정의가 바뀌었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쓰고 있는 이러한 단위들이 어떻게 생겼났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등 등 단위이야기를 함께 찾아보았습니다.
이 수업 시간에는 제가 첫 번째로 길이(미터)에 관해 수업을 하고 그 다음부터 친구들도 각자 원하는 단위를 하나씩 선택해서 30~40분 정도의 수업을 짜오고 진행하였습니다. 즉, 본인이 교사가 되어 단위에 관한 수업을 하나씩 한 것이지요.
우리 숲터 친구들은 3월 한 달 동안 미디어수업을 하게 되는데 10학년들은 실기로 워드와 ppt 만드는 법을 (약간은) 배운터라 그것을 활용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지요.(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일 수 있지만요^^;)
수업 시간을 잠깐 들여다 보실까요?
단위 첫 수업 시간에는 미터에 대해 공부하면서 인체비례도에 대한 예시와 함께 내 몸을 1m의 길이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실제로 몸을 이용해 길이를 추측해 보았습니다.

정말 팔 길이와 나의 키가 같을까?

내 몸에서 1미터는 어느 정도의 길이인가?
그리고나서 간단한 게임이 했습니다. 몸을 이용해 게시판의 길이를 맞춰라~
실제 길이에 근접한 사람순으로 다음에 있을 단위 수업의 순서를 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 나름 과학적인 몸의 측정과 동물적 감각으로 은결이가 가장 근사치로 맞추었는데, 글쎄 가장 먼저 수업 발표를 하겠다네요. 박수~~~
은결쌤의 수업주제는 야드법(인치, 피트, 야드, 마일)이었습니다.
요게~ 1인치입니다.

이어지는 활동과 게임!
마일을 킬로미터로 바꿔라~ 지정해준 사물의 길이를 가늠하여 인치로 맞춰라~

사물의 길이를 맞추는 게임에선 제가 (정정)당당히 1등을 했습니다^^b
너무 좋아 박수를 쳤더니 모교사가 학생들 이겨놓고 그렇게 좋냐고했지만 저도 여기선 학생이니까요.
은결쌤이 사주신다는 아이스크림, 아직 잊지 않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승민쌤의 헤르츠와 디옵터

자~ 이 주파수 다들 들리시나요?
이 주파수가 들려야 10대라구요! 정말 저에게는 안들리는 주파수가 10학년 친구들한테는 들린답니다ㅜㅜ

건민쌤의 질량(그램과 톤)
가족의 제보에 따르면 늦은 밤까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하네요. 과학 ppt보다 더 신경썼다는^^b

수업 후 이어지는 퀴~~~~즈. 핸드폰 계산기까지 동원해봅니다.
저요! 저요! 자네~ 대답해 보게나~

다음은 (윤)서진쌤의 시간(시,분,초)
프린트물까지 정성스레 만들어 온 쌤이십니다.

와~ 학생들의 집중력이 제가 수업할 때보다 높더라구요--;;

이어서 유현쌤의 온도(켈빈, 섭씨와 화씨)

화씨와 섭씨를 바꿔라~ , 쌤~ 계산이 복잡해요.
하지만 열을 올리며 계산기를 두드리는 학생들, 그런 학생들을 보며 흐믓한 쌤.

마지막 온 정성으로 수업과 자료를 준비하신 (이)서진쌤의 백분율(퍼센트와 퍼밀)
집에서 가족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미리 해보고 오셨다구요^^ 두 손 모아 쌤의 말씀을 경청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아시겠어요?
네~~~~~~

이 수업을 통해 이렇게 여섯명의 쌤들의 훌륭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권력이 바뀌거나 개혁이 이루어졌을때 도량형을 먼저 개혁하고 통일해갔지요. 그만큼 굉장히 중요한 약속이자 기준이고 그것을 넘어서서 그 시대의, 그 사회의 중요한 가치와 사회상을 담고 있기도하지요.
닫는 잔치때 전시한 수업자료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수업을 마치고 각자 수업을 준비하고 해본 소감과 함께 '나'는 삶에서 어떤 단위를 가지고 또는 만들고 싶은가에 대해 '나의 단위는...' 이라는 주제로 각자의 단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건민 : 1건민은 1도전, 나의 1달 도전은 수없이 많다! 그래서 나의 1도전은 무한도전과 같다!!(오글;)
은결 : 나의 단위는 가라뫼이다. 집에서 가라뫼까지 가는데 600미터라서 1가라뫼는 600미터이다. 그 이유는 내가 5학년 때부터 지금 까지 다니던 거리이기 때문이다.나름 나의 역사가 담긴 단위가 아닐까 생각된다.
유현 : 1어유현은 어유현이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시간 80분.
(윤)서진 : 나로 나의 단위를 만든다면 나는 내가 하루에 웃는 횟수로 단위를 만들고 싶다. 웃을수록 기분도 좋아지고, 오래 살수도 있기 때문에 웃는 횟수로 단위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내가 많이 웃기 때문에 이것으로 단위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민 : 이승민의 단위는 헤르츠다. 계속해서 주파수를 맞춰가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이)서진 : 나만의 단위는 심박수로 하고싶다. 얼마 전에 오랜만에 실내공연을 했는데 실내공연 할 때마다 더 떨리고 더 잘하고 싶고 그런 욕심에서 생기는 특유의 심장 떨림을 오랜만에 느꼈다. 그 심장박동이 좋아서 내 단위는 무대 전 떨림에서 오는 심박수로 하고 싶다.
삶을 단위에 맞춰 살 수는 없지만 내 가치와 기준을 계속해서 고민해나가고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 친구들은 이렇게 각자의 생각과 방식으로 고민하며 찾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방정식을 마치고 갑자기 시를 쓰라고 과제를 내주는 수학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해준 10학년들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숲터 수학시간에는... 2부에서 뵐게요~~~
첫댓글 늘 느끼는 거지만 학생이고 싶습니다~
선생님들의 고충을 알게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다들 열심히 준비했네요~~
감사하고 방학 잘 보내세요!!
내 삶의 단위라... 수학이란 참 멋지구만요, 수학의 매력에 흠뻑 빠진 거 같아요 다들~
아이스크림 꼭 드시길^^
나만의 단위 정말 멋지네요~!
아우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