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교무님의 정전공부]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광대무량한 낙원
김보명 교무
[원불교신문=김보명 교무] 고대 지중해에 사는 사람들은 바다 멀리 배를 몰고 나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상이 네모나게 생겨서 바다 끝까지 배를 몰고 나가면 끝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는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팔조에서 ‘신이라 함은 믿음을 이름이니, 만사를 이루려 할 때에 마음을 정하는 원동력이니라’ 하셨습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도 그 집에서 사는 것은 우리 마음속에 그 가게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녀가 결혼할 때도 ‘상대방과 결혼해도 괜찮겠다’는 믿음이 설 때 결정하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의 행동의 배후에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종교의 신앙은 믿음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주와 인생의 근원적인 믿음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믿는 대로 삽니다. 믿음이 그 사람의 인생 방향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종교의 신앙은 진리적이어야 합니다. 자칫 진리가 아닌 신앙길을 가게 되면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망치게 되고, 세상을 고해로 몰아넣게 됩니다.
‘밀양’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들을 납치해서 죽인 살인자를 겨우겨우 용서하려고 감옥에 찾아갔더니 “이미 하늘에 계신 분에게 용서를 받았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아직 용서가 안 되었는데 말입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어 분통이 터집니다. <대종경> 교의품 15장에 노인 부부가 실상사에 불공을 드리러 갑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뭐하러 가느냐”고 했더니, 집에 있는 며느리가 성질이 못돼서 불효해서 부처님에게 불공하러 간다고 합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집에 있는 며느리가 살아 있는 부처님이니 불상에게 공들일 돈과 정성을 며느리에게 하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노인 부부는 며느리에게 어떻게 공을 들여야 하냐고 묻습니다. 불공할 비용으로 며느리가 좋아하는 물건을 사다 주고, 며느리 대하기를 꼭 부처님 공경하듯 대하며 위해 주어보라고 하십니다. 노인 부부는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대로 집에 돌아가 며느리를 부처님 대하듯 공경하고 위해주며, 공을 들입니다. 그랬더니 몇 달 후에 그 불효막심한 며느리가 효도하는 며느리로 변해버렸습니다.
우주와 인생에는 진리가 있습니다. 그 진리를 믿고, 그 진리로 살아가고, 그 진리를 활용하는 것을 순리라고 합니다. 진리를 믿지 않고, 진리를 역행해서 사는 것을 역리라고 합니다. 순리로 살면 행복이 오고, 역리로 살면 고통이 따릅니다. 예를 들어 차가운 겨울에 맨땅을 파서 씨앗을 심고 가꾸면 그 순간에 고생이 말로 할 수 없고, 미래에도 아무런 결실을 얻을 수가 없어서 투자한 돈도 다 잃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나 자신과 가정과 세상을 낙원으로 인도하려면 진리적인 종교의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인생의 방향이 행복한 낙원길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정성들여 하는 이 일이 행복을 가져오는 일이 됩니다.
/기장교당
[2025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