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은 꿈과 인연이 깊은 모양이었다.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케쿨레가 1865년 벤젠의 고리 구조를 밝혀낸 것도 꿈 덕분이었다. 그리고 4년 후인 1869년 멘델레예프가 그토록 알아내고자 했던 원소들의 분류 규칙을 알아낸 것도 꿈 덕분이었다. 그는 종이 카드 63장에 각 원소 하나의 이름과 원자량, 성질 등을 쓴 다음 다양한 방식으로 배열해 보았다. 며칠에 걸쳐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고, 심지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기차 안에서까지 이 일에 몰두했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카드로 어질러져 있는 책상에서 연구를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나는 꿈속에서 모든 원소들이 정확히 있어야 할 위치에 자리 잡은 표를 보았다. 꿈에서 깨어나자마자 나는 즉시 종이에 그것을 기록했다.” 몇 주 후 1869년 3월 6일, 그는 자신이 알아낸 것을 <원소의 구성 체계에 대한 제안>이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논문에는 수직으로는 원자량이 증가하는 순서로, 그리고 수평으로는 유사한 성질을 가진 원소들이 배열되어 있었다. 당시 다른 과학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몇몇 원소들의 배열이 당시에 알려져 있던 것과 달랐던 것이다. 게다가 아무런 원소도 적혀 있지 않은 빈 칸도 있었다. 명백한 오류처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