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얼마남지 않았지만 추위는 더 깊어 가는 날. 지난번 계획한 동진교에서 고성 동해면 해안길 도보를 나갑니다 동진교까지 접근 하려면 진동 버스 터미널에서 09:40분 출발하는 77-1번 버스를 타면 됩니다 이 버스를 노치면 택시를 타야 됩니다. 사상에서 08:30분 진동가는 시외버스를 타면 안성맞춤입니다 아침 여명을 지나 진통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9:40분 출발하는 77-1번을 타고 지난번 걸었던 바다 아름다운 창포리를 지나갑니다 동진교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갑니다 지난번 걸었던 당항포쪽도 바라보고 반대편 작은 반도도 돌아보며 바다로 빠져드는 듯한 도로를 따라 눈 앞에 펼쳐진 그림들을 바라봅니다 지나온 다리 한번 되돌아 보고 77번 도로로 내려서서 다음번 가야될 길을 바라봅니다 이 코스도 상당히 긴 구간으로 거류면까지 22~3 km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다리 아래를 지나 해안길을 걷기 시작하지만 날씨가 손가락이 에일 정도로 차갑습니다 깊고 푸른 꿈과 같은 물색을 바라보며 다행히 바람없는 날씨에 감사합니다 물속에서 주인 기다리는 티코같이 작은 배도 구경하고 물속에 떠 있는 건너편 산도 바라보며 어디로 지나는 지 알 수 없는 바람에 이는 잔물결도 바라보고 숯 공장에서 나오는 익숙한 숯 냄새도 바라봅니다 볼 때마다 안도감이 드는 시골 버스 정류소도 지나고 맑아서 애처로운 물도 구경합니다 금방이라도 봄을 데리고 올 것 같은 작은 팬션 지나고 오래전 에덴공원 강나루 주변에서 바라보던 줄 서있던 미류나무의 추억도 지납니다 한구비 지나 새로운 풍경 만나고 물속에서 놀고 있는 오리들 너머 하얀 건물까지의 여정도 생각해 봅니다 잔물결 일어나는 맑은 물 지나고 며칠간의 추위로 얼어 있는 갯펄도 지납니다 봄이 되면 꿈을 캐는 아낙들로 가득해질 바지락 양식장도 지나고 다시 누군가가 기다릴 것만 같은 작은 고개를 넘어가서 고성의 내산리 고분들을 만납니다. 고분들을 보면 그 사연들을 상상해볼 만난 나이가 되었는 지 볼품없이 보이는 무덤들도 다들 예사롭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작은 고인돌 표지판이 있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 긴가 민가 합니다 출출하던 차에 중국집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달려 갔더니만 불이 꺼져 있습니다 괜히 허기만 더하고 투덜 거립니다 ㅎㅎㅎ 동해 면사무소 부근 멋지고 아름다운 해안길을 만납니다 건너편 당항포쪽의 작은 구릉들, 호수같은 만, 얼어 있는 갯펄 도로가의 전봇대도 그림이 되는 그런 멋진 경관입니다 진사분들의 사진을 본 적이 없는 경관인 것 같습니다 몰라서 안온 것인 지, 별로라서 안 온 것인 지 알 수가 없군요 중간 중간 벚나무가 한 그루씩 있는 데, 벚꽃 피는 봄이면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 그리움의 색 내 그리움은 남쪽이고 바다이다 즐겨 들었던 가곡 "내 고향 남쪽 바다"가 있어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랑블루'라는 불란스 영화에서 나오는 깊고 푸른 바닷속에서 숨어있던 그리움 때문인지도 모르고 삼십년도 훨씬 지난 까까머리 고등학교 시절 토요일 수업 마치고 지나는 영도 목장원 집 셋째 딸의 옅은 하늘색 교복 치마 때문인지도 모르고 아카시아 향기에 묻어오는 오월이면 에메랄드 반짝이는 내 고향 영도 이송도의 물색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내 가슴 깊은 곳의 그리움은 남쪽에 있고 바다속에 있어왔다 그래서 내 그리움의 색은 푸른색이다 지난번 걸었던 건너편 해안도로를 바라보며 종착지인 배둔 터미널 방향을 바라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종려가 열지어 있는 도로를 지나 당항포 해안길을 기억해 보며
입구가 예쁜 오호락 팬션을 지납니다 진행 방향을 살펴보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방조제를 바라봅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아직 정식 개통은 되지 않은 방조제 위의 도로입니다 마동교를 연장해서 이쪽편과 저쪽편을 연결한 방조제가 건설되었습니다. 재수 좋은 날입니다. 족히 7키로는 돌아서 가야 되는 데 바로 질러 갈 수 있습니다
다리 위에서 거류산도 바라보며 보이는 바다를 매립할 건 지 궁금합니다. 이런 천혜의 자연을 변형 시킨다는 것은 무언가를 잘못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마동교 지나고 구절산 자락도 바라보며 마암면 해변을 지나갑니다
잘 만든 도로이기는 하지만 사용량이 거의 없습니다
저 다리를 지나면 오늘의 종착역 배둔터미널까지는 금방입니다 두개의 다리이름이 다릅니다. 화산 2교, 배화교 멀리서 바라보는 구절산은 낮으막하지만 꽤나 재미있을 것 같은 산입니다. 언제 일정을 한번 잡아야 될 것 같습니다 방조제 때문에 단축한 코스가 아직도 해를 한발이나 남겨 두었습니다 찬바람속의 벌판을 홀로 걸어가는 아낙의 사연을 생각해 보며 구절산 모습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여정을 마칩니다 푸른색 꿈 어릴 적 꿈 하나 있었네 바다처럼 깊고 하늘같이 높은 깊이 나의 왕국을 만들고 높이 밝은 빛으로 행복했네 얼굴 없어도 그냥 좋았네 길 걷다 꿈 하나 보았네 한 없이 맑고, 푸른색 끝 없는 맑아서 숨김 없고 끝 몰라 슬픈 얼굴 푸른색 꿈 한조각 보았네 꿈꾸던 푸른색 하나 찾았네 건너 산 물속에 떠 있고 물빛은 하늘색 닮아가는 곳 지난 세월속 흐려지는 그리움 바라보는 그 너머에서 |
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바다가 만으로 쌓여있어서 거의 호수 같은 분위기네요.. ㅎ 좋은 내용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