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박사
명품 수선’ 홍성철 씨
대구 남구 대명동 삼각로터리 주변에서 ‘홍 박사 명품 수선’ 간판을 달고 있는 홍성철(60) 씨. 그는 구두와 가방 수선 35년 경력을 가진 리폼 전문가다. 닳은 명품 운동화는 물론 훼손된 구두와 가방 등을 감쪽같이 바꿔놓아 자타가 인정하는 ‘토탈 수선 박사’다. 그는 “내 손을 거치면 아무리 헌 것이라도 새 물건으로 뚝딱! 재창조 해낸다”고 장담한다.
군 입대 전 공무원 생활을 했으나 군 제대 후 스물일곱 살 때인 1980년부터 서구 중리동 길거리에서 구두 수선일부터 시작했다. ‘손재주 하나는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기술로 인생의 승부를 걸기로 했다는 것. 그는 단순한 수선쟁이의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겠다는 야심이 있었다.
당시로선 드물게 중고 386 노트북을 사 오스트레일리아와 이탈리아의 수선아카데미를 독학하는 등 열성을 보였다. 주변에서 구두닦이 주제에 노트북을 끼고 무게 잡는다고 욕도 먹었다는 것. 하지만 그에겐 남다른 야망이 있었다. ‘홍 박사 구두 가방 종합병원’이라는 상호로 대구 지역 여러 곳을 전전하며 일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2002년 수성구 수성동 1가 동성초등학교 네거리에서 명품수선 토털시스템으로 출발하면서부터였다. 명품 수선의 기술이 전국에 소문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남구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뒤 삼각로터리에 정착, 본격적인 ‘홍 박사 시대’를 열고 있다. 홍 씨는 수선 분야에서 전국구다. 인터넷에서 홍 박사란 이름으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최소 수십만원에서 1천만원을 넘는 명품 운동화와 구두, 가방 등을 수선하고 세탁과 염색도 한다.
초저녁에 잠자리에 들어 자정에 일어나 새벽까지 본격적으로 일한다. 그리고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무조건 문을 닫는다. 전국을 다니며 리폼 기술에 대해 강의도 하고 수강생들과 만나 자신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리폼기술의 전수
홍 씨는 “리폼의 원칙은 원형 손상 없이 최대한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손은 만능이다. 아무리 거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그의 명성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요즘 배우고 싶어하는 문하생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주 취재하는 날에도 두 명의 문하생이 아침 일찍 홍 씨 사무실에서 수선 기술을 배우고 있었다.
경남 사천에서 온 송재욱(46) 씨는 삼천포 화력발전소에 근무하고 있는 어엿한 직장인이다. 하지만 “정년퇴직을 대비해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리폼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밝힌다. 북구 관음동 버스회사 사원인 조원익(44) 씨도 전수생이다. 그는 “중년이 되면 퇴직하는 사례가 많고 노후 걱정을 하게 된다”며 “리폼 기술을 배워놓으면 일단 퇴직 걱정이 없고, 건강관리만 잘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내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홍 씨는 이들에게 신바람이나 자신의 기술을 전수해 준다. 그는 “3개월 정도 기본교육을 받으면 운동화나 가죽 제품 세탁과 간단한 수선, 부분 염색 등을 할 수 있어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 여기에 염색과 수선 기술을 더 익히면 기존의 업소들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들어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모든 수선대상은 일단 명품만 대상으로 한다. 당연히 수리비용도 선 결제 원칙이다. 지난 8월 초 부산 광복동에 ‘홍 박사 명품수선 1호 지점’을 냈다. “현재는 전국에서 대구 본점으로만 의뢰를 해오고 있지만, 앞으로 전국에 지점을 많이 만들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구두수선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책도 펴낼 준비를 하고 있다. 3년 후에는 시중에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비록 저는 독학으로 고생고생하면서 다양한 리폼 기술을 배웠지만, 후배들을 위한 기술서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한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카페 ‘홍 박사 명품수선’에는 7천500여 명의 회원들이 가입해 있다. 그곳에서 다양한 문의 등 활발한 의견교환을 한다. 자신의 이름을 건 만큼 최선을 다해 설명해준다는 것. 요즘은 새로운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2년 전부터 가죽으로 명품 스마트폰 케이스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그는 “명품 수선도 예술적 감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문의 053)746-2582, 016-592-9275. 대구 남구 대명 3동 1918-8.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기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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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한 분이시네요. 멋있는 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