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저녁에 상담약속이 있어 오후늦게 용인숙소에 왔습니다. 저녁을 해먹이고 평일에는 용인에 머물며 출퇴근하는 태균아빠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늦게까지 이야기하다 왔는데...
저를 보자마자 태균아빠 왈... "완이가 변해도 너무 변했네. 치대지도 않고 한 쪽에서 조용히 자동차 장난감가지고 놀고있고, 시리얼도 쏟거나 흐뜨러트리지도 않고 얌전히 먹고, 이 정도면 뭐라도 될 것 같네" 감탄에 감탄을 합니다.
과거 완이를 며칠씩 돌봐주었던 때, 용인숙소는 발달학교 바로 옆에 있기에 태균아빠는 완이의 과거모습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태균아빠가 보기에도 완이가 너무 심하다 싶었는지, 며칠이지만 왜 그렇게 고생을 사서 해야하는지 저를 향해 볼멘 소리를 하곤 했었습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완이는 뒤늦게라도 변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로 남기고 싶습니다. 발달학교를 꾸준히 다니면서 눈에 띄는 변화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 길었던 매일의 감통과 특체 교육을 기본으로 운동기능을 키웠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보여집니다.
지난 3월부터 생활훈련이 본격화되고 제주도에서 한달 자연속에서의 마음껏 감통해소가 결정적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산만하고 정신없는데도 불안과 감각자극 회피가 일상적이었던 완이가 불안에서 놓여나 필요한 감각자극들을 받아들이자 결정적인 변화가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회피가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세상정보를 받아들일 때, 낯선 곳은 두려움도 있지만 막상 가보니 재미가 훨씬 많다는 경험들을 빠르게 인식하면서 행동양상에 큰 변화를 보여줍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의 결과는 일단 재미있어야 합니다.
지난번 속초에서 대관람차를 탄 사진을 보고 완이부모님들이 너무 놀랍니다. 여태껏 해 볼 수 없었던 이런 완이의 스스럼없는 자발적 즐김은 정말 큰 의미입니다. 하긴 레일바이크 타러갔다가 입구를 통과하지 못해 죽을힘을 다해 버텼던 세월이 바로 지난 4월초의 상황이었으니 정말 빠른 변화이긴 합니다.
세 가지가 크게 작동했습니다. 긴 세월이 아닌데도 무수히 이리저리 끌고다니며 여행을 다닌 경험이 결정적으로 새로운 낯선 환경에의 두려움을 빠르게 날려주었고, 두번째는 저와의 강한 애착관계입니다. 유난히 저와 깊은 애착관계를 보여서 이 녀석이 그동안 관심의 밖에서 얼마나 빙빙돌며 살았는지 짐작케 합니다. 세번째는 역시 보충제입니다.
완이가 지금 제게 갖는 애착관계는 거의 부모 수준입니다. 녀석이 원래 촉각방어도 있지만 그 동안 움직이는 동선마다 사고가 발생하니 질타성 피드백이 상습적인지라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방어적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아마도 이게 완이가 집에서의 상황이었을 것이고 저도 완이를 맡은 초기에는 질타성 반응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어떤 날, 완이의 성장분위기를 짐작하고나서 저의 태도를 확 바꾸었습니다. 매번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감싸주고, 질책하지 않으며, 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설명해주는 것으로 바꾸었더니 완이가 보여주는 변화와 더불어 애착이란 상상이상입니다. 이런 애착관계가 굳건해지니 크게 야단쳐야 할 부분에서의 변화되는 피드백의 결과도 훨씬 나아집니다. 애착관계가 굳건히 잡히면 이 관계를 바탕으로 확장성이 생기기 때문에 가까이 있는 형들이나 가족들에게도 관계안정적이 됩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하도 떨어지지 않으려해서 몇 번 썼던 글을 날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휴동안 보충제 며칠 하지않은 동안 크게 도진 구내염때문에 먹지 못하고 의욕잃고 하니 날카로와지면서 제게 더욱 집착을 합니다. 몸이 건강하고 볼 일입니다.
첫댓글 완이야, 보충제 열심히 먹고 얼릉 낫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