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여행25 - 난젠지를 보고 걸어서 언덕을 올라 요술 같은 에이칸도를 구경하다!
어제는 다이도쿠지 (大徳寺) 와 다카미네 겐코안( 鷹峯源光庵) 에 히라노 진자를 거쳐서
기타노 텐만구를 보고 아라시야마의 텐류지 天龍寺( 천룡사) 절과 소겐치 정원을
구경하고는 아라시야마치쿠린 竹林の小經(죽림노소경) 을 지나 도게쓰교를 건넜습니다.
교토 여행 4일째인 2024년 11월 22일 시마바라구치에서 207번 버스를 타고 시조가라스마(四条烏丸)
역에서 내려 지하철 시조역 (四条駅) 으로 내려가 교토 원데이 패스로 지하철을 타고는
가라스마 오이케 (烏丸御池) 역에 내려 도자이센 (동서선) 로쿠지조(六地藏) 행 지하철로 환승합니다.
4번째 게아게역 (蹴上) 에서 내려서 나와 북쪽으로 걸으니 채 20미터도 가기 전에
오른쪽에 터널이 나타나기에 이게 뭐지? 하고 살펴 봅니다. 울 마눌 이건
지름길이 틀림없다며 앞장을 서는데.... 터널 위는 지금은 폐선이 된 기차길 입니다.
터널을 지나니 바로 난젠지의 큰 암자와 전각들이 나나나는데..... 난젠지 南禪寺( 남선사) 는 1293년에
세운 선종 사원으로 방장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12개 부속 사찰중에 3개는 연중 개방합니다.
호조 정원 方仗庭園(방장정원) 은 돌멩이외 소나무로 거북 과 학 모양으로 꾸민 가레산스이식
정원으로 고보리 엔슈 (小堀遠州) 가 만든 것이며, 산몬 (三門) 은 2층에 올라서면
교토 시내가 내려다 보이고 수로각 (水路閣) 에다가 별원 난젠인 (南禪院 남선원) 이 볼만합니다.
금년에는 늦더위로 인해 단풍이 늦게 드는지라 오늘 난젠지는 막 단풍이 드는데..... 열흘
후에는 절경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절을 통과해서 북쪽으로 올라가 한참
걸으니..... 절에서 운영하는 것 같은 중고등학교인 東山中高 (동산중고) 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조금 더 걸으니 에이칸도 永觀堂 (영관당) 인데 문이 보여 들어가려고 했더니
여긴 나오는 문이고..... 정문은 조금 더 걸어 옆으로 돌아가야 할 모양 입니다.
100미터 남짓 걸어서 드디어 정문에 도착해서는 들어가니 입장료가
무려 1천엔인데.... 비싼 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절 입니다.
에이칸도 젠린지 永觀堂 禅林寺(영관당 선림사) 는 東山中高(동산중고) 뒤쪽에
산이 있는 곳에 여러채의 건물이 복도를 통해 연결된 요술같은 사찰 입니다.
단풍이 아름다우며 정토종의 한 분파의 본산지로 853년에 창건되었고
본당에 있는 "뒤돌아 보는 아미타여래상" 은 중요 문화재라고 합니다.
에이칸도 젠린지는 11월 말경 부터 단풍에 둘러쌓인 다보탑이 돋보이는....
교토부 교토시에 자리한 에이칸도는 단풍의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산 중복에 있어 경내의 가장 높은 장소에 있는 다보탑을 가을이
되면 3천그루의 단풍이 감싸는 광경은 가히 환상적 이라고 합니다.
울타리 처럼 푹 빠진 바위에 단풍이 빛나는 모습은 이와카키 모미지라고 불리고
있다고 하는데...... 단풍은 보통 11월중순 부터 하순경에 걸쳐 볼 만하답니다.
11월 3일부터 12월 3일까지「가을의 특별사보전」을 실시하고 있으며 또, 기간중의
17:30부터 21:00(20:30 접수 종료) 에는, 경내가 야간 점등이 되어
중앙에 있는 방생 연못이나 단풍 등, 낮과는 다른 유현적인 단풍을 즐길 수 있습니다.
조명이 켜진 방생 연못 과 정원· 신사 에 노랑색 은행나무 와 빨강색 단풍나무가 어우러지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 이라는데..... 테라호전을 구경하자면 별도로 1000엔을 더 받습니다.
오늘 단풍이 아름다운 절에서 벌써 낙엽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다가 문득
몇 년 전에 헤이세이 (平成 평성) 시대 마지막 해에 왔던 여행이 떠오릅니다.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박현준 기자와 김범석 기자는 글로벌 포커스 란에 “ 저무는 日 헤이세이 30년,
3대 키워드는 전쟁없는 평화… 거품붕괴 디플레… 지진-화산 재해 상처”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1엔 짜리 휴대전화 발매(1996년), 1900엔짜리 유니클로 양털 점퍼 대히트(2000년), ‘욘사마
(배용준)’가 이끈 한국어 공부 열풍(2004년)…. 일본 TV와 신문에 연일 등장하는 지난
30년을 상징 하는 사회현상이니, 도쿄 시내를 거닐면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
“아키히토(明仁) 일왕 시대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이 한창이다. 야마자키 제빵은 1990∼2000년대 유행했던
히트 상품을 한정 판매하며 호린도 서점엔 고(故)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전 총리의 1989년 1월 7일의
사진이 걸렸다. 그날 오부치 장관은 새 연호‘헤이세이(平成)’ 를 발표했고 이튿날 아키히토 일왕이 즉위했다.”
“아키히토 일왕이 4월 30일 퇴위하면 헤이세이 시대가 끝난다. 30년간 일본이 걸어온 길을 평화, 디플레이션
및 재해 3개 키워드로 보려는데, 연호(年號) 는 일왕의 연도에 붙이는 호칭을 말한다. 일왕 1명에 대한
연호를 1개만 붙이는데 이를 ‘일세일원 (一世一元)’ 이라 부른다. 옛날인 645년 다이카(大化) 때에 시작됐다.”
독자적 연호를 사용한다는 것은 자주 독립국을 천명하는 것이니... 조선도 1897년 "조선국"
에서 "대한제국" 으로 바꾸고는 고종이 "황제" 에 올라 중국 연호를 버리고
"光武(광무)" 를 사용했는데, 일본은 645년 부터 1375년간 독자적 연호를 쓰면서도
헤이세이(平成) 등 연호는 "서경(書經)” 이나 “주역(周易)” 같은 중국 고전에서 찾았습니다.
5월 1일 부터 사용할 새 연호인 ‘레이와 ((令和)’ 는 서기 760년에 편찬된 오랜 시가집인
"만요슈 (萬葉集 만엽집)" 에서 가져왔다는데... 우리나라도 처용가등 향가(鄕歌) 는
일본 보다는 늦지만 1075년 균여전에 11수와 1281년 삼국유사에 14수등 25수가 전합니다.
오랜 옛날인 서기 760년에 편찬된 만요슈 (萬葉集 만엽집) 에는 이두로 지어진 와카(和歌)
4,536수가 실려있는데, 그 중에 ‘매화 (梅花) 의 노래 32수’ 중에서 ‘초춘영월 기숙풍화
(初春令月 氣淑風和)’ 라는 구절 에서 따왔으니 초봄 공기는 상쾌하고 바람은 부드럽다라?
“헤이세이(平成 평성) 는 ‘평화를 이룬다’ 는 뜻이다. 나라 안팎에 평화를 추구한다는 의미이니 헤이세이
30년의 특징도 ‘평화’다. 메이지(明治), 다이쇼(大正), 쇼와 (昭和) 시대 일본은 매번 전쟁을
치렀다. 헤이세이는 일본 근대화의 시초인 메이지 유신후 150년간 유일하게 전쟁이 없었던 시대이다!”
“ 아키히토 일왕도 마지막 기념식에서“근현대에 처음으로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시대”라 자평했다.
가와사키(川崎)시 평화관 에는 태평양전쟁 때 미군이 대량 투하한 M69 소이탄(燒夷彈) 모형이
불꽃을 뿜으며 떨어지는 형상에, 1945년 4월 대공습으로 무너진 가와사키 시내 건물 모형도 있었다.“
“평화박물관인데 전쟁 자료가 많은건 “관람객에게 평화라는 개념을 깊이 각인시키기 위해 일부러 전쟁자료
를 전시하고 있다는 묵직한 답변을 하는데... 이어 ‘전 세계 120개 평화박물관이 있는데 30개가
일본에 있다’ 며 ‘일본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사를 모두 갖고있어 평화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고 덧붙였다.”
“일본정계에 헤이세이는 어떤 의미?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모집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고노 담화’ 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 전 총재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30년간의 정치를 말하면 ‘좋았다’고 생각한다. 전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1년 걸프전 때 미국 요청으로 고꾸라질 뻔했지만 위기를 잘 넘겼다” 라고 말했다.“
“헤이세이가 시작된 1989년 일본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일본은 미국 부동산과 주요
회사를 가전제품 사듯 수집했다. 미국 기업도 앞다퉈 “일본을 배우자”며 소니와 도요타 공장을 시찰 했다.
하지만 1990년대초 거품이 꺼지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출범 전까지 일본은 기나긴 디플레이션을 경험 했다.“
“1989년에 태어난 이들의 나이가 30세니 일본 경제가 위축되는 것만 경험한 ‘신인류’ 로 디플레이션은 가족
형태도 바꿨다. 미래가 불확실한데 결혼해 애를 낳아 가족을 꾸리면 ‘가성비’ 가 안 나온다는 사고였다.
아이가 있는 가구는 1990년 37% 였지만 2015년엔 27% 로 줄었다. 독신 가구는 23% 에서 35% 로 늘었다.”
“독신가구는 일본 소비시장의 큰손이다. 식품기업들은 잇따라 1인용 식품 출시를 늘리고 있다. 2017년 처음
으로 1인용 카레 판매액이 가족용을 제쳤다. NHK 대표 요리 프로그램 ‘오늘의 요리’ 도 2000년대 초
중반에는 4인분 기준 음식을 만들었지만 2009년 2인분 으로, 지금은 1인분 기준 의 식단을 소개하고 있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을 추구하는 분위기도 확산됐다. 2008년 한 일본 민영방송사는 디플레이션
이후 해외여행, 도전 등을 꿈꾸지 않고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소박하게 사는 일본 젊은이들을
‘1마일족’ 이라고 불렀다. 자기가 사는 곳에서 반경 1마일 (약 1.6km) 이내에서만 생활 한다는 의미이다. ”
“관광 가이드북 ‘루루부(るるぶ)’ 는 2000년대 초반 ‘일상생활에서 지나쳤던 지역의 재발견’이란 모토를
걸고 지역판을 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젊은이들이 이 책을 손에 들고 동네 맛집과 숨은 명소
를 찾아다녔다. 지역판을 낸 구가 30곳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이런 양상은 이어진다.”
“일본 젊은이들은 ‘1마일족’ 이란 단어에 만족한다. 도쿄 중견기업에 다니는 와타나베
고스케(29) 씨는 기자에게 “굳이 비행기 타고 해외로 가기보다 내 집
주변이 더 좋다” 며 “해외여행을 가보지 않은 동료들도 수두룩하다” 라고 말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때 일어난 쓰나미 로 이와테(巖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는 흔적없이
사라졌다. 주택 8000여채 가운데 5000여채가 수몰됐다. 주택 잔해가 사방에 흩어져 어디가 도로고, 밭
인지도 분간할수 없었다. 현장 방문했을때 목격한 참혹한 광경 때문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8년이 흘렀다. 리쿠젠타카타의 택지는 이제 반듯하게 조성됐고 도로 정비도 끝났다.
하지만 주민을 찾아보긴 어렵다. 작업 인부들을 위해 일찌감치 들어선 슈퍼와
상업시설 옆에는 ‘분양 중’ 이란 안내 푯말만 있을 뿐 마을이 조성되지는 않고 있다.”
헤이세이 시대에 한신 대지진(1995년), 온타케산 화산 분화(2014년), 구마모토 지진(2016년) 등 인명피해로
이어진 자연재해가 많았으니 일본은 배웠다. 리쿠젠타카타는 10m 높게 조성돼 쓰나미가 오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만들어졌다. 건축 기준도 강화돼‘재해에 쓰러지지 않는 일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시대의 아이콘 ’아무로… 한일 문화교류로 ‘한류 열풍’ 대중문화로 본 헤이세이 30년...
드라마 ‘겨울연가’ 로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욘사마’배용준이
2011년 하네다 공항에 입국하는 모습. 공항에는 5000명의 팬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
“최근 3년간 헤이세이(平成 평성) 시대를 수놓았던 문화 아이콘들이 잇달아
무대를 떠났다. 이들의 음반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무려 9600만장.
일본인은 입을 모아 “진정으로 한 시대가 저무는 것 같아 슬프다” 고 한다. “
“헤이세이 시대의 문화적 사건으로 활발한 한일 문화교류 를 빼놓을수 없다. 1998년 8월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21세기 한일 파트너십 공동 선언’ 에서 문화교류 확대를 공언했다. 두달
뒤 한국은 일본 문화 단계적 개방을 발표하며 음지에 있던 일본 영화·만화· 음악 등을 양지로 끌어 올렸다.”
“1999년 개봉한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감독 영화 ‘러브레터’ 는 140만 관객을 동원했다. 20년 지난 지금도
여자 주인공의 대사 ‘오겡키데스카 (잘 지냅니까)’ 가 회자될 정도로 인기였다. 박효신 등 가수도 일본
노래를 잇달아 리메이크했다. 곤도씨는 “문화 교류는 양국 관계의 기본 이자 중요한 요소” 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