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식 / 옛집 감나무 『사화집 시』... 한국신문예문학회 사화집 2022년 제16호... 2022.10.28. 발행
■ 안재식 『사화집 시 』
- 옛집 감나무
。 한국신문예문학회 사화집 2022년 제16호
。 2022년 10월 28일 발행
。 정가 23,000원
옛집 감나무
안재식(1942~)
셋집을 전전하던 그 시절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사방 별밭이었다
저 많은 별들 중에 내 별은 왜 아니 없을까
막소주 몇 잔에 하늘로 종주먹을 대곤 했다
황무지 개간하듯 모진 풍상 겪으며
어찌어찌 큰애가 국민학교 들어가던 해
내 별에 눈물로 문패를 달던 날
감나무 한 그루 기념으로 심었는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그 나무처럼 도담도담 웃음소리 키우고
두통에도 파스를 붙이던 내 어머니
주렁진 홍등을 세어보는 재미 쏠쏠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삼십여 년
이빨 빠지듯 하나둘 뿔뿔이 흩어지고
내 어머니도 상여 타고 떠나가신 집
왁자지껄 들끓던 마당엔 허전함이 나뒹군다
연탄가스 들어찬 밤하늘 볼 새 없이
오며 가며 이 공간의 주인이란 뿌듯함에
날개를 달았던 지나간 날들이
감꽃처럼 뚝~뚝~ 멀어지고
내 별에 문패를 떼던 날*
눈물로 끌어안은 감나무, 물관이 감감하다
*내 별 : 서울 중랑구 묵1동 소재 단독주택(1981년에 사서 30년 만인 2011년 팔고 이사)
| ▶안재식(安在植) 약력 1942년 서울 신설동 출생. 한국문인협회 편집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회 지도위원, 「소정문학」 동인, 중랑문학대학 출강. 수상 : 환경부장관 표창(1997. 문학부문), 한국아동문학작가상 외 시가곡 : 「그리운 사람에게」 등 20여곡 저서 : 『야누스의 두 얼굴』 등 20여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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