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현재 미국에서 유학하고있는 학생입니다.
미국와서 여러 현지 교포들과 타국에서 온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되는데 미국에와서 지내면 지낼수록 우리나라는 절대!!! 영어공용화는 안된다는 생각이 더욱 더 강해지기만 하네요.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사람을 비하하고 자학하는 것. 전 정말로 싫어하지만 여기와서 일본사람들과 중국인들을 보면서 안할수가 없더라구요.
우리나라 교포들은 1.5세의 경우 한국서 살다가 이민왔기때문에 영어와 한국어를 같이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2세들은 영어만 쓰고 한국어는 잘 모르죠. 살짝 알아듣는 정도도 대단하다고 생각 될 정도로 그들은 한국어를 못합니다.
여기 이민오신 1세대들이 영어를 못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억울함이 있어선지 자식들만큼은 3살때부터 Free-school(입학전 예비학교)에 보내서 철처히 영어교육을 시키시더라구요.
하지만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은 안 그럽니다. 5세대가 넘는 중국인 가정에서도 여전히 중국어가 사용되고있고 그들은 아무리 학비가 비싸더라도 애들 방과후에 꼭 중국어 학교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몇 세대가 지나더라도 그들의 뿌리가 중국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에 대한 애정과 함께 고유명절과 고유풍습, 언어를 지키며 이국땅에서도 살아가고 있더군요.
일본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교에서 일본인과 멕시코인 혼혈아를 봤습니다. 아버지를 많이 닮아서인지 외모는 히스패닉인데 전화로 말하는걸 들어보니 영어는 미국이니까 쓰고, 스페인어는 여기서 가장 많이 배우는 제 2외국어라 안다고 치더라도 일본어도 수준급 실력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2세들의 한국어 실력과 그들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음... 때때로 '정말 그들의 뿌리가 한국인일까?'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영어는 기본이고 제 2외국어까지 해야 그나마 입에 풀칠하고 살 수 있을정도이고 그러다보니 매년 천문학적인 돈이 영어공부에 투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나라에서 만약 제주도의 영어공용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지방개발이다 뭐다해서 이 지역, 저 지역으로 확산되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된다면 전 우리나라 사람의 한글사랑이 강해서 미국 교포들의 상황은 절대 오지않는다...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군요.
우리나라의 교육열과 뭐든지 미국을 잘 따라하는 우리나라를 생각해볼때 Free school이 생겨나고 지금도 행해지고있는 영아 영어교육 프로그램이 더욱 더 확대생산될것이고 그렇게 몇 세대가 흐르다보면 과연 지금만큼 한국어로 아름다운 글을 쓰고, 가슴을 저미는 문장들이 쓰여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일본의 어느 드라마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너희들은 운동을 어느 정도해도, 악기를 조금만 다룰 수 있어도 난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영어는 왜 못그러느냐고. 미국 사람들은 일본어 단어 몇 개만 알고있어도 당당히 난 일본어 좀 할 수 있다고 말 한다고. 당당히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다고 말해라.
정말 공감가더이다.
우린 미국 사람이 아닙니다. 매일 한국어를 듣고 어려서부터 한국어를 쓰고 살아왔는데 어떻게 영어를 잘 할수 있습니까? 그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솔직히 어순이 완전히 다른 영어를 알아듣는것만해도 전 대단하다고 생각되는데요.
한번 미국인이나 유럽인들에게 한국어를 배워보라고 해보세요. 결코 쉽지않을겁니다. 자신의 의지가 정말 강하지 않는 한.
어순이 비슷한 유럽인들도 우리보다 잘 하는거지 결코 미국인들만큼 할 수 있다는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의 경우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많은걸로 알고있습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도 마찬가지.)
하지만 우리는 방송에서도 꼭 우리가 현지 미국인들만큼 말해야 하는것처럼 방송하고 영어 잘하는 사람을 추켜주는 분위기인것 같습니다. (뭐 그럴 필요 없다고 방송한 것도 있는데 제가 못 찾아본것이라면 할 말 없습니다.)
방송에서도 사회에서도 영어회화를 완벽하게 구사하길 바라는 분위기에 제주의 영어공용화가 현실화되고 그로인해 영어실력이 쑥~~ 올라간다면 과연 우리나라 전국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영어를 잘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세계를 상대로 무엇을 하려면 영어가 필수인것도 사실입니다.
밑에 "영어 공용화 반대에 대한 반박 내지는 단상"이라는 찬성글에서 이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대로 해외에서 우리나라 역사를 인정받고 항의하려면 영어는 필수라고. 그리고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세계를 상대하기위해 영어를 해야한다는것도 사실입니다. 우리의 의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해서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참배, 독도문제, 동해문제등등) 영어를 제대로 배워야한다는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인들이 영어로 이곳저곳 신문에 투고를 조리있게 하는것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영어를 잘 하는건 배우는 방법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갔던적이 있는데 배우는 방법이... 어느정도 괜찮은 지역에서(거긴 지역별로 교육수준이 너무 차이가나서) 학교다니면 영어를 하겠더군요.
그리고 일본에 외국의 유명한 언론사, 기업이 있다는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일본인이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막강한 국력과 소비력을 갖추고있기 때문이지 영어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 제대로 말하기위해, 세계적 기업의 헤드유치를 위해 공용화까지 할 필요는 못느끼겟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영어 잘하는 사람 많습니다. 다만 그들이 반크처럼 활동을 안하고 있고 워낙 우리나라 언론들처럼 냄비근성이 있어서 한번 확 끓어올랐다가 그냥 사라지는 분위기에 편승하여서 그렇지 외국에 부당한 사실을 알리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국인들도 영어할 수 있는 사람을 퍼센트로 따지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을겁니다. 걔네는 인구가 많아서 쪽수로 밀고나와서 그런거지요.)
문법이 틀려도 항의를 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역사도 일본처럼 국가적으로 투자하여 우리나라 역사 번역하고 그 책들 각 국 도서관에 무상으로 팍팍 기증하고 우리나라 역사 연구하는 외국 학자들 밀어준다면 충분히 알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공용화를 쓰고있는 몇 국가들. 사실 공용화하는 몇 동남아 국가가 있긴 하지만 제가 봉사활동으로 그런 국가에 국가기관에서 일하시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 민족이 여러 민족이라 공용어를 정해야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어 공용화. 전 왠지 우리 자신 스스로 갖고있는 컴플렉스를 정책으로 드러낸 느낌이 드네요.
게다가 우리나라같은 단일민족이 비록 제주도에 한정되어있긴 하지만 영어공용화를 꼭 해야할 필요가 있나...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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