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서적 보도자료
지혜사랑 포켓북 003
<<웃음의 힘>>
반칠환 지음
발행 : 2023년 3월 24일 (개정2판)
규격 : 105x172mm (무선)
정가 : 10,000원
도서 출판 지혜
주 소 34624 대전광역시 동구 태전로 57, 2층 도서출판 지혜 (삼성동)
전 화 042-625-1140
팩 스 042-627-1140
카 페 http://cafe.daum.net/eji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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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하여
반칠환 시인의 시집 『웃음의 힘』은 2005년에 시와시학사에서 출간되었던 시집이다. 이 시집의 시 「노랑제비꽃」이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고, 「새해 첫기적」이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광화문 글판 문안’(교보빌딩)에 선정되고, 많은 블로거들이 포스팅을 하는 등 독자의 호응에 힘입어 도서출판 지혜에서 새롭게 펴낸다.
‘속도의 시대에, 속도를 따라잡으며,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믿는 반칠환 시인은 이 시집에서 모두 10행 내외의 짧은 시들을 선보인다. 웃음과 해학, 통찰과 선적 직관이 돋보이는 이 시들을 시인은 ‘어이쿠 시’라 명명한다. 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다중매체의 시대지만, 그는 아직도 시의 효용을 믿는다. ‘말은 끝났어도 뜻은 다함이 없는(言有盡而意無窮)’ 시 언어의 경제성,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시 속에 담겨 있기 문이다.
짧지만 긴 여운, 의표를 찌르는 해학과 통찰의 시편들은 인터넷 시대에 시가 어떻게 사람들의 가슴에 스밀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문학적 소통의 시금석이자 내비게이션이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 「새해 첫 기적」(2012 교보 광화문 글판 선정) 부분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노랑제비꽃 화분이다
― 「노랑제비꽃」 전문
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현행범이다
활짝 웃는다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 「웃음의 힘」 전문
쭈글쭈글 탱글탱글
한 손에 두 개가 다 잡히네?
수줍은 새댁이 양 볼에 불을 지핀다
호도과자는 정말 호도를 빼닮았다
호도나무 가로수 下 칠십 년 기찻길
칙칙폭폭, 덜렁덜렁
호도과자 먹다 보면 먼 길도 가까웁다
― 「호도과자」 전문
“우리 시는 전통적으로 유가적 세계관으로 인해서 내용편중주의 또는 엄숙주의에 지배돼 온 감이 없지 않지요. 충·효·열과 같이 무거운 주제중심주의나 도덕·윤리적인 편향성이 강했다는 말씀입니다. 더구나 일제강점기 죽임의 시대에 적대논리가 확대되고, 분단시대 어려운 찢김의 시대를 살아오면서 투쟁논리가 심화돼 온 것도 그러한 현상을 부채질해 온 것이 사실일 겁니다. 그래선지 가끔 이런 재미있는 시를 만나면 왠지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고 긴장이 풀려 마음이 흥그러워지곤 합니다.
이 시의 핵심은 호도과자와 남성의 성기를 비유적으로 연결한데서 착상이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쭈글쭈글 탱글탱글/ 한 손에 두 개가 다 잡히네?/ 수줍은 새댁이 양볼에 불을 지핀다/ 호도과자는 정말 호도를 빼닮았다/ 호도나무 가로수 下 칠십년 기찻길/ 칙칙폭폭, 덜렁덜렁/ 호도과자 먹다보면 먼 길도 가까웁다“라는 구절들을 통해 性을 해학적으로 암유하면서 인생살이를 포괄해냄으로써 시 읽는 재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칙칙폭폭처럼 기차 달리는 소리와 덜렁덜렁이라는 남성 성기가 출렁이는 모습의 대비를 통해 삶의 고단함을 해학과 여유로써 싱그럽게 표현해낸 까닭입니다.”
― 김재홍, 문학평론가, 경희대학교 교수
수준 높은 말놀이는 “상상과 논리가 짝을 이룬 모습으로” 태어난다. 상상은 풍부하나 논리가 모자란 말은 난삽하기 그지없는 기어요설의 난리굿이기 쉽고, 논리는 정연하나 상상이 빈약한 말은 고집스럽고 메마른 잔소리가 된다. 위의 시 '비밀'은 일단 재미가 있다. 거창하다 못해 통쾌하기까지 한 논리가 재미있고, 그 논리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상상이 재미있고, 번뜩이는 익살이 재미있고, 그 논리와 상상을 장난감 삼아 혼자서 천진하게 노는 모습을 보는 그 자체가 재미있다. 이 시가 들어 있는 시집을 처음 읽고 있을 때 나는 치통을 앓고 있었는데, 덕분에 시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내 목구멍에선 특이한 탄성의 조합이 튀어 나와야만 했다. ‘큭, 큭, 아후, 흑, 큭, 낄낄, 아후…….’ 병원에 입원한 사람에게 선물하면 괜찮을 시집이다. 추천 사유 : 『웃음의 힘』에는 진통효과가 있더라구요.(서울 신월동, 독자 Y)
― 유용선, 시인
“반칠환 시인은 철학적으로는 자연주의자이지만, 시적으로는 상징주의자이다. 그의 자연주의는 “노랑 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는 「노랑제비꽃」이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는 「새해 첫기적」에서처럼, ‘만물평등사상’으로 나타나고, 그의 상징주의는 모든 사물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잠언과 경구로 나타난다. 노랑제비꽃도 상징이고, 황새도 상징이고, 거북이도 상징이다. 요컨대 이 세상의 모든 삶은 기적이며, 그 기적의 터전인 자연(우주)을 함부로 훼손시키지 말라는 교훈이 그의 모든 시에는 가장 아름답게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 반경환, 문학평론가
― 반칠환시집 『웃음의 힘』, 도서출판 지혜, 값 10,000원
저자 소개
반 칠 환
196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남초등학교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등단했으며, 2002년에 서라벌 문학상, 2004년 자랑스런 청남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웃음의 힘』 『전쟁광 보호구역』, 시선집으로 『누나야』 『새해 첫기적』, 사화집으로 『일편단시 일편단심』, 시 해설집으로 『내게 가장 가까운 신, 당신』 『꽃술 지렛대』 『뉘도 모를 한때』, 인터뷰집으로 『책, 세상을 훔치다』 등이 있다. 2003년부터 《동아일보》 ‘이 아침에 만나는 시’를 비롯, 현재 《서울경제신문》 ‘수요일에 만나는 시’에 이르기까지 20여 년째 명시 배달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시집의 시 「노랑제비꽃」이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새해 첫기적」이 2012년 ‘광화문 겨울 글판 문안(교보빌딩)’에 선정되었다. 현재는 시와 산문을 쓰며, 생태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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