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전라도닷컴>
<김진수의 약초산책 61>
“항당뇨 · 항천식 · 항암” - 뽕나무(桑白皮)
당뇨병은 포도당을 정상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질환이다.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은 포도당이 각각의 세포에 잘 전달되도록 도와주는 호르몬인데 이것의 생산이 부족하거나 내분비선(부신·췌·갑상샘·뇌하수체 등)의 기능항진 같은 인자가 합쳐져서 발병하는 것으로 본다. 자가면역기전에 의해 인슐린 분비가 없는 상태인 1형 당뇨병(소아당뇨병)은 인슐린 치료가 원칙이고,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의 생성과 분비가 정상적일지라도 포도당에 대한 반응성이 현저히 감소되어 있는 2형 당뇨병(성인당뇨병)은 가족력·비만·고지혈증·고혈압·스트레스·급만성췌염·췌장적출 등으로 오랫동안 고혈당상태를 거쳤거나 긴 복약으로 췌장이 피폐해지면 1형 당뇨병 상태가 되기도 한다. 2형 당뇨병은 양방치료와 병행할 수 있고 한방치료를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의 당뇨병은 소갈(消渴) 또는 이양병(二陽病)의 범주이다. 소갈은 마셔도 갈증이 그치지 않고, 많이 먹어도 몸이 마르며, 소변을 자주 보고 양이 많은 등의 병태로써 보통 고혈당치가 나타나는 시기의 증상이다. 이른바 삼다(三多)현상은 심장(多飮)에서 차차 비·위장(多食)과 신장(多尿)으로 깊어진다. 또 이양은 위와 장을 뜻하는데, 위장 소장 대장이 열을 받으면 그 열이 표리장부인 비장 심장 폐장에 전해져 인체에 정(髓·液·氣·靈)이 마르는 증을 말한다. 당뇨병의 원인은 곧 체질적 화와 진액의 고갈에 잇닿아있다. 마땅히 양(陽, 화·열·건조)을 수렴하고, 음(陰, 진액·호르몬)을 펼쳐 전신을 윤조(潤燥)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여기에 지질대사 개선, 이뇨, 항동맥경화, 혈당강하, 혈관확장, 진정작용 등에 대한 약리효과를 검토한 배합으로 치료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2형 당뇨병의 상용방으로 상백피 천화분 황기 천문동 작약 사삼 지모 각 5, 백출 복령 지황 천궁 황금 (담)죽엽 택사 각 3, 치자 계지 오미자 감초 각 2 방을 제시한다.
심장 또는 대동맥에 이상이 있어서 발작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천식증은 대부분 기도염증에서 비롯된 기도과민성의 항진 증상이다. 외사(外邪)에 감촉되어 기침을 하고 목이 쌕쌕거리며, 열과 담이 기도를 막음으로써 호흡곤란·기관지경련·기관지패색 등이 나타난다. 특히 아토피피부염이나 두드러기, 과민성비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체질에서 많은 만성염증성질환의 하나다. 알레르기성은 사람에 따라 특이하게 나타나는 과잉면역반응이다. 기본적으로 인체면역조절기능이 약한 사람에서 환경인자(알레르겐)의 자극이 지속적으로 가해지거나, 체질적 열(건조·다한), 상기증, 자율신경 실조, 예민한 성정, 순환장애, 진액부족 등이 가세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기관지천식증은 기와 열을 내리고 담을 삭이며 기도를 자윤(滋潤)하는 한편 즉시형·지연형 과잉반응을 진정시키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양방의 흡입스테로이드제를 병용하여, 치효산(治哮散)을 가감한 상백피 법반하 각 3, 패장 복령 시호 후박 택사 자소엽 마황 지모 행인 길경 각 2, 감초 오미자 각 1 방을 제시한다.
당뇨병과 기관지천식 방에 공히 사용되는 상백피(桑白皮)는 뽕나무과에 속하는 뽕나무 및 동속근연식물의 뿌리껍질을 말한다. 한자 ‘桑’은 세 사람의 손과 나무의 조합으로, 누에를 먹이려면 여러 사람의 손이 들어간다는 의미를 담았고 ‘白皮’란 뿌리껍질이 희다는 뜻이다. 야생하는 산뽕나무의 뿌리는 대체로 희지만 양잠용으로 재배하는 뽕나무는 속은 희고 겉은 황색이다. 성미는 달고 차다. 주로 폐경으로 들어가 폐열을 다스리고 해수와 천식을 그치게 한다. 기를 내려 아래로 수도를 통창하면 소변이 시원스러워져서 안면부종 족부부종이 사라진다. 이어 심박동도 편해지고 혈압이 내리는데 그 시간이 장기간 지속된다. 지연성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비만세포의 활성을 억제하여 알레르기질환에 치료효과를 나타내며 폐 조직에서 염증반응을 억제한다. 2형 당뇨병에 대해 혈당강하활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과혈당 뿐 아니라 당뇨병의 합병증 예방에도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상백피 달임물은 인체 폐암세포주에 세포자멸을 유도함으로써 강력한 항암활성을 보이며, 사람 자궁경부암에 대하여는 상백피 추출물이 70% 억제율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암의 기작은 생체 내 활성산소의 문제로부터 발생하는데 바이러스 침입, 방사선, 암 발생 화학물질 및 스트레스 등에 의해 과량의 활성산소가 생성됨으로써 정상세포의 세포막지질 또는 단백질구조를 파괴하여 암세포화 되는 것. 상백피의 강한 항산화·항고지혈·항암작용은 임파종세포 및 피부암, 골수암세포에서도 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항암효과는 열매(상심자)의 성분에서도 나타나고 잎(상엽)에서도 암세포 억제, 당뇨치료, 천식, 진정, 동맥경화증 예방, 항비만, 항우울, 간지방 회복, 고요산혈증 개선, 항미생물 효과가 입증되었다. 뽕나무는 왕성한 생장력으로 잎의 수확량이 많으며 말리면 쉽게 부스러져 가루내기가 좋다. 관련 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거두어 환제를 만들면 간편히 상복할 수 있다.*
산뽕나무
상백피(약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