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에코투어리즘을 표방하는 수족관들의 전성시대다. 2023년에 부산에 아쿠아월드라는 새로운 호텔+수족관이 생기는데, 초호화 호텔 객실 내부 침대와 욕실에 누워서 수족관 내부를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에코투어리즘을 내세워 갇혀있는 해양생물을 보도록 했는데, 호텔과 해양생물 감금 수족관이 도대체 '에코'와 무슨 상관일까. 친환경 경영과 함께 에코투어리즘도 이젠 돈벌이에 혈안이 된 기업들이 노골적으로 표방하는 단골 아이템이 된 것 같아 씁쓸하다.
살아있는 생물을 가둬놓고 돈을 버는 곳이라면 친환경이 아니라 '반생명'에 더 가깝지 않을까. 돌고래가 죽어가는 거제씨월드에서도 홍보자료를 통해 해양생태계 보전 운운했는데, 이는 자기모순일 뿐이다.
그런데 부산 기장 오시리아관광단지에 지어지는 아쿠아월드는 애초에 거제씨월드에서 사육하던 돌고래들까지 갖다놓으려다가 핫핑크돌핀스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고래류 사육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호텔과 수족관을 결합해 해양생물을 보며 쉰다는 개념은 그대로다.
핫핑크돌핀스의 치열한 반대활동으로 고래류 전시와 사육 시설은 새로 생겨날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해양생물을 오락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로만 보는 대형 수족관이 여러 곳에서 새로 생겨나고 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대한 수입허가가 나지 않아 개장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경남 사천 아라마루 수족관에서도 매너티, 물개, 해달 등의 해양포유류를 사육, 전시한다고 한다. 그런 아라마루도 사람과 자연의 공생을 내세우며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아쿠아리움인지 해양환경단체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미지 출처: 아쿠아월드부산,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