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지
김명희
지우가
펼쳐 놓은 하얀 도화지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엄마가 고개를 갸웃갸웃
-왜 이렇게
나뭇가지를 많이 그렸니?
-참새, 박새, 멧새……
의자잖아
요건
바람 앉으라고
햇살도 앉으라고
나뭇가지가 새들이 앉는 의자라고요.
지우의 말에 깜짝 놀라 시를 다시 읽어봐요.
맞아요. 그래요. 참새, 박새, 멧새가 찾아와 앉으니까 나뭇가지가 의자인 것이 맞아요.
이제 봄이 왔으니 나뭇가지에 잎도 앉고 꽃도 앉아야지요.
파란 하늘도 앉고 해도 앉아야지요.
매년 맞이하는 봄인데 그래도 봄이 온다니까 마음이 설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올해도 새로운 봄이 오기 때문이 아닐까요?
올봄엔 즐거운 일도 많고 기쁜 일도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봄 햇살도 더 많이 쏟아져서 잎도 피어나고 꽃도 더 많이 피어났으면 좋겠어요.
아픈 사람도 없고요, 우는 사람도 없고요.
올봄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기쁘게 맞이하는 그런 새봄이었으면 좋겠어요.
(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 김명희 시인은 201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어요.
2024년에 동시집 『토끼가 구운 빵』을 펴냈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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