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잔 달리고 남잔 뒤처지다
mc 그래도 요즘 여성들 많이 변하지 않았어요?
장 네, 그런 것 같아요. 특히 요즘 20대 초중반들을 보면. 그런데 남자들 은 변하지 않은 것 같아. 그게 우리나라 남자들의 딜레마이자 고충인 것 같아. 남자 들의 술 문화, 여자친구에게 잘 하면 남자친구들이 ‘꽉 잡혔다’ 놀리고, 그는 남자 친구들에게 왕따당할까 눈치보구…
김 아니 많이 바뀌었지.
장 아니, 남자들은 흐름을 제대로 못 좇아가고 있어. 가정과 사회의 이중 구조 속에서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아가는… 어찌 보면 불쌍하죠.
엄 아냐, 남잔 불쌍하지 않아. (모두 웃음)
김 우리나라 남자들의 술 문화, 문제예요, 문제! 남자들이 꼭 그 술 문화 를 원하는 건 아냐. 그런데 남자들이 모임에서 한바탕 논다 하면 2, 3차까지 가고, 그러는 거라고 생각해, 아직도…
엄 만나면서 거짓말하는 남자는 정말 싫어.
장 맞아. 외화를 보면 외국 남자들은 적어도 다른 사람이 좋아지면 헤어 지자 솔직히 말하잖아요. 여자가 헤어지든, 어쨌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잖아.
mc 한국 남자들이 세련되질 못했어요. 그렇죠?
김 그런 관계법, 사랑법을 배우지 못한 거죠. 표현법을 모르니까 못하는 거예요.
장 그러면서 가정은 또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많이 하는 것 같아, 남자들 은…
엄 불쌍하다, 남자 불쌍해…
이 정준이 고리타분해 보이기도 하고 느려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순수하 고 한결같고, 옳고 그름을 알고, 온정이 가득한 매력 있는 인물이에요. 요즘 세태에 그런 남자들이 있다면 그런 남자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 은 남자들이 인기 있는 건 좀 그래요.
엄 여자들도 참사랑을 원해요.
사랑? 여잔 추상적, 남잔 구체적
mc 우리나라 결혼 제도가 기형적이라고 생각지 않나요? 이렇게 이혼율이 높은 걸 보면… 살아보고 결혼해야 안전할까?
이 전 우리나라 이혼율이 높다고 해서 동거를 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생 각해요. 상대를 알아보는 안목, 상대에 대한 애정, 그 느낌이 동거를 해봐야만 확신 이 선다고 생각진 않거든요. 전 그보다 이혼율이 높아진 원인으로, 이혼한 자들에 대 한 가벼움에 질타를 하고 싶어요. 사랑해서, 같이 살고 싶어서 결혼해야 하는데 결혼 할 때가 되니까 대강 싫지 않으니까 하고, 조건 따져서 하고 등등. 그런 사람들은 이 혼해도 싸다고 생각해요. 결혼이 무슨 거래도 아니고, 장사도 아니고… 전 그렇게 생 각합니다. 전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주장하고 싶어요. 또 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으리라 믿어요. 결혼은 서로 불편한 2인 3각 경기라고 하잖아요. 결혼을 하 면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는 거거든요. 내적인 마음의 준비 단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 각해요. 혼자 살 때와는 달라져야죠.
장 사실 저도 그런 부류 중 한 명이네요. 결혼은 나이가 되면 그냥 당연 히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그런데 지금은 솔직히 혼란스러워요. 이렇게 이혼율 높 고 불안한 세상, 믿음이 부족한 상태에서 결혼 적령기가 되어가니 해야 하나 고민하 고 쫓기는 심리 상태가 되는 것. 요즘은 연애하는 애인 따로, 결혼 따로라면서요. 한 편 결혼에서는 조건을 따져야 한다는 말인데, 저도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공 인이라는 배우이다 보니 모두가 내 결혼에 한마디씩 할 거 아니에요. 그러니 아무나 와 결혼할 수도 없고…
엄 공감해. 한동안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흔히 사랑만 갖고 살 수 없다 고 이야기하잖아요. 근데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찍으면서도 느낀 건데, 결국 은 ‘사랑 없는 결혼은 공허하다’예요. 상대가 돈이 아무리 많다 해도, 매일 얼굴 맞대고 사는 남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게 행복하겠어요?
장 난 연예인이면서도 정화 언니처럼 털털하고, 솔직한 언니는 처음 봤어요.
mc 여러분이 바라는 결혼은?
엄 난 외국 스타들을 보면 부러워요.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들, 그러면 서 당당한 사람들.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장 사회가 그런 걸 인정하잖아요.
엄 결혼, 언젠가는 하겠죠. 그보다 조건 없는 사랑의 감정이 다가온다 면, 그런 사랑 하고 싶어요.
장 결혼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결혼을 택한 다면, 그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겠죠.
김 내가 50퍼센트 가졌다면 내 상대도 50퍼센트 정도, 아니면 53퍼센트 정도… 나보다 좀 나은 면이 있어 내가 고마워할 수 있는 정도면 좋겠다 싶어요. 그 녀가 90퍼센트 이상 가진 자라면 부담스러워 사귀지 못할 것 같아요.
mc 오늘 솔직한 대화, 감사합니다. 네 분의 사랑관을 들으며 제가 느낀 건 두 여자는 사랑에 대해 로맨틱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한다면, 두 남자는 상당히 현 실적이고 구체적이란 점이에요. 정말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서 왔기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