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은 17장에서 예수님께서 바치신 대사제의 기도를 마무리하고 나서, 이제 18장에서는 예수님께서 체포되어 대사제와 총독 앞에서 연이어 재판을 받으시는 장면을 보도한다. 이어서 19장에서는 빌라도의 재판이 끝난 후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는 장면이 보도되는데, 이 두 개 장 모두에는 중요한 세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첫 번째는 한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시며 천지를 창조하신 말씀이신 분이 사람이 되어 오셨는데도 정작 당신 백성에게서는 배척을 당하신다는 메시지이다. 이는 대단히 어처구니 없는 노릇이었으니, 아브라함 이래로 천 년 이상 동안이나 하느님을 섬겼고 여러 예언자들이 예고한 메시아를 그 백성이 알아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성모독 혐의로 죽여버렸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기 위한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깨달으신 예수님께서 이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에 순명하셨다는 메시지이다.
세 번째는 그리하여 파스카의 어린양이 되신 당신처럼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 당신의 신원을 알아보고 믿게 된 이들에게도 세상의 죄를 없애기 위한 희생을 계승하라고 유언하신 메시지이다. 세상의 죄를 조장하는 마귀의 계략을 물리치는 과업이 이토록 처절하고 참담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메시아의 수난은 하느님을 믿고 따르려는 모든 신앙인이 진리로 받아들여야 할 하느님의 섭리이다. 수난 없이 세상에서 영광을 얻으려는 모든 인간적인 계획은 이 섭리를 통해 정화되고 단련되어야 하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