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五言古風短篇(오언고풍단편)
009. 淸夜吟(청야음) - (邵雍)
달 밝은 밤에 읊다.
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
월도천심처 풍래수면시 일반청의미 요득소인지
눈부시게 달은 밝고, 바람은 물위를 기어오는데
이렇게 시원한 이 한밤을 뉘라서 알고 즐기오리
010. 四時(사시) - (陶岑 : 365-427)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峰 秋月揚明輝 冬嶺秀孤松
춘수만사택 하운다기봉 추월양명휘 동령수고송
따뜻한 봄물은 사방 연못에 가득하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산봉우리에 가득하네.
가을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고개엔 외로운 소나무가 빼어나구나.
011. 江雪(강설) - (柳宗元 : 773-819)
강에 내리는 눈
千山鳥飛絶 萬徑人種滅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천산조비절 만경인종멸 고주사립옹 독조한강설
온 산에 새는 날지 않고, 모든 길엔 사람 발길 끊어졌다.
외로운 배에 삿갓 쓴 노인, 눈 내려 차가운 강에 홀로 낚시질한다.
012. 尋隱者不遇( 심은자불우)- (賈島 : 779-843)
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松下問童子 言師采藥去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송하문동자 언사채약거 지재차산중 운심부지처
소나무 아래에 동자에게 물으니 선사님은 약초 캐러 떠나서
이 산 속에 있지만 구름 깊어 있는 곳을 모른다 하네.
013. 蠶婦(잠부) - 無名氏
누에치는 아낙네
昨日到城郭 歸來淚滿巾 遍身綺羅者 不是養蠶人
작일도성곽 귀래루만건 편신기라자 불시양잠인
어제 고을에 갔었는데 돌아오니 눈물만 흐른다.
온 몸에 비단을 감고 있는 이 누에치는 사람들은 아니었네.
憫農(민농)1 - 李紳
농부를 불쌍히 여김
春種一粒粟 秋收萬顆子 四海無閒田 農夫猶餓死
춘종일립속 추수만과자 사해무한전 농부유아사
봄에 한 알 곡식을 심어 가을엔 많은 곡식 거두어들인다.
사방에 놀리는 밭이 없어도 농부는 오히려 굶어죽는다.
憫農(민농)2 - 李紳
농부를 불쌍히 여김
鋤禾日當午 汗滴禾下土 誰知盤中粲 粒粒皆辛苦
서화일당오 한적화하토 수지반중찬 입립개신고
김을 매다가 때가 정오가 되면 땀방울이 벼 아래 땅에 떨어진다.
누가 알아주랴, 소반의 쌀밥이 알알이 농부의 고생의 산물인 것을
016. 王昭君(왕소군)1 - 李白
漢家秦地月 流影照明妃 一上玉關道 天涯去不歸
한가진지월 유영조명비 일상옥관도 천애거부귀
진나라에서 보는 달, 한나라의 달 그림자를 내려 명비를 비추는구나
한번 옥관의 길에 올라 하늘 멀리 떠나간 뒤 다시는 못 온다네.
漢月還從東海出 明妃西嫁無來日 燕地長寒雪作花 娥眉憔悴沒胡沙
한월환종동해출 명비서가무내일 연지장한설작화 아미초췌몰호사
한나라 달은 돌아와 동해에서 떠오르지만
명비는 서쪽으로 시집가 돌아올 날이 없다네.
연지의 긴 추위에 눈이 꽃을 만들었으니
미인은 초췌해져 오랑캐 모래땅에 쓰러졌다네.
生乏黃金枉畵工 死遺靑塚使人嗟
생핍황김왕화공 사유청총사인차
살아서 황금이 없어서 화공의 뜻을 굽혀
죽어서 청총을 남겨 사람을 탄식하게 하는구나
016. 王昭君(왕소군)2 - 李白
昭君拂玉鞍 上馬啼紅頰 今日漢宮人 明朝胡地妾
소군불옥안 상마제홍협 금일한궁인 명조호지첩
왕소군은 안장을 떨치고 붉은 뺨에 목이 메어 말에 오른다.
오늘은 한나라 궁궐 여인이지만 내일 아침이면 오랑캐 땅 첩이 된다네.
017. 劍客(검객) - 賈島
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 今日把贈君 誰有不平事
십년마일검 상인미증시 금일파증군 수유불평사
십년 동안 한 자루 칼을 갈아
서릿발같은 칼날 아직 실험조차 하지 않았소
오늘 칼 잡아 그대에게 주노니
누가 공평하지 못한 일을 할까
018. 七寶詩(칠보시) - 曹植
煮豆燃荳○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자두연두기 두재부중읍 본시동근생 상전하태급
콩을 콩깍지로 볶아대니 콩이 가마 속에서 눈물 흘린다.
본래 같은 뿌리에서 생겼는데 서로 볶고 달임이 이다지도 성급한가
019. 競病韻(경병운) - 曹景宗
去時兒女悲 歸來○鼓競 借問行路人 何如郭去病
거시아녀비 귀래가고경 차문행로인 하여곽거병
전장으로 떠날 땐 아녀자들 슬퍼했지만
돌아옴에 피리와 북소리 요란히 다투네.
길가는 사람들에게 묻노니
옛 곽거병 장군에 비하면 어떠한가
020. 貪泉(탐천) - 吳隱之
古人云此水 一○懷千金 試使夷齊飮 終當不易心
고인운차수 일삽회천금 시사이제음 종당불역심
옛 사람이 이 샘물을 말하기를
한번 마시면 천금을 생각나게 한다고 하네.
백이와 숙제에게 이 샘물을 마시게 한다 해도
끝내 마음을 바꾸지 않으리라.
021. 商山路有感(상산로유감) - 白居易
상산 길에서
萬里路長在 六年今始歸 所經多舊館 太半主人非
만리로장재 육년금시귀 소경다구관 태반주인비
만 리 길은 늘 그대로 있는데 육년 만에야 이제 돌아왔노라.
지나가는 곳은 옛 집이 많으나 태반이 주인이 다르구나.
022. 金谷園(금곡원) - 無名氏
當時歌舞地 不說草離離 今日歌舞盡 滿園秋露垂
당시가무지 불설초이이 금일가무진 만원추로수
그 당시 춤추고 노래하며 놀던 곳 풀이 무성해지리라 말하지 않았지
지금은 노래와 춤 간 곳 없어 동산 가득 가을 이슬만 내리네.
023. 春桂問答(춘계문답)2 - 王維
봄 계수나무와 문답
問春桂 桃李正芳華 年光隨處滿 何事獨無花
문춘계 도리정방화 연광수처만 하사독무화
봄 계수나무에게 묻기를 복숭아와 오얏나무 이제 막 향기로운 꽃 피워
봄빛이 곳곳에 가득하거늘 무슨 일로 홀로 꽃이 없소 하니
春桂答 春華○能久 風霜搖落時 獨秀君知不
춘계답 춘화거능구 풍상요락시 독수군지불
봄 계수나무 대답하기를 봄꽃이 어찌 오래갈 수 있으리
바람과 서리 몰아칠 때는 나 혼자 빼어난 줄 그대는 아는지 모르는지
024. 游子吟(유자음) - 孟郊
나그네의 노래
慈母手中線 游子身上衣 臨行密密縫 意恐遲遲歸
자모수중선 유자신상의 림항밀밀봉 의공지지귀
인자하신 우리 어머니 손에는 실 떠도는 이 몸의 옷을
떠날 때 촘촘히 꿰매어 주시고 더디 돌아올까 두려워하시네.
誰言寸草心 報得三春輝
수언촌초심 보득삼춘휘
누가 말했나,
한 치 풀의 마음으로써 석발 봄의 햇빛을 보답하라고
025. 子夜吳歌(자야오가)1 - 李白
- 春歌 -
秦地羅敷女 採桑綠水邊 素手○條上 紅○白日鮮
진지라부녀 채상록수변 소수청조상 홍장백일선
진나라 땅 나부라는 여인 푸른 물가에서 뽕잎을 따고 있었네.
하얀 손은 푸른 가지 위에 움직이고 붉은 화장은 밝은 햇빛에 더욱 선명하네.
蠶飢妾欲去 五馬莫留連
잠기첩욕거 오마막류련
누에가 배고파 저는 빨리 가야 하니
태수여 나 붙들지 마세요.
025. 子夜吳歌(자야오가)2 - 李白
- 夏歌 -
鏡湖三百里 ○○發荷花 五月西施採 人看隘若耶
경호삼백함 담담발하화 오월서시채 인간애약야
거울 같이 맑은 호수 삼백리 연봉오리에서 연꽃이 피는구나
오월에 서시가 연꽃을 캐는데 사람들이 약야에 몰려 길이 막혔구나
回舟不待月 歸去越王家
회주불대월 귀거월왕가
달이 채 뜨지도 않았는데 월나라 왕궁으로 데려가 버리는구나
025. 子夜吳歌(자야오가)3 - 李白
- 秋歌 -
長安一片月 萬戶搗衣聲 秋風吹不盡 總是玉關情
장안일편월 만호도의성 추풍취불진 총시옥관정
장안 한 조각 달 집집마다 다듬이 소리
가을바람 불어불어 그치지 않으니 모두 옥관의 임 그리는 마음
子夜吳歌(자야오가)4 - 李白
- 冬歌 -
明朝驛使發 一夜絮征袍 素手抽針冷 那堪把剪刀
명조역사발 일야서정포 소수추침랭 나감파전도
내일 아침 역사가 떠나니 온 밤을 서방님 솜옷을 짓는다네
흰 손은 바늘 노려 차갑고 차가운 가위를 어찌 갚을까
裁縫寄遠道 幾日到臨○
재봉기원도 기일도림조
옷을 지어 먼길에 부치니 몇일만에야 임조에 닿을까
026. 友人會宿(우인회숙) - 李白
친구와 모여 함께 묵으며
滌蕩千古愁 留連百壺○ 良宵宜○談 皓月未能寢
척탕천고수 류련백호음 량소의청담 호월미능침
천고의 시름을 씻어버리고 머물러 계속하여 백 병 술을 마신다.
이 좋은 밤에 이야기나 나누어야지 밝은 달도 아직 잠들지 못했거니
醉來臥空山 天地○衾枕
취래와공산 천지즉금침
취하여 돌아와 빈 산에 누우니 천지가 바로 이불이요 베개로구나
027. 雲谷雜詠(운곡잡영) - 朱憙
운곡에서
野人載酒來 農談日西夕 此意良已勤 感歎情何極
야인재주래 농담일서석 차의량이근 감탄정하극
농부가 술을 가져와 농사 이야기에 해는 서산에 기운다.
이러한 마음 정말 고마워 놀라워라 그 정이 어찌 그리 지극한지
歸去莫頻來 林深山路黑
귀거막빈내 임심산로흑
돌아가시걸랑 자주 오시는 마시게 숲이 깊어 산길이 어둡다오.
028. 傷田家(상전가) - ?夷中(섭이중)
농가를 슬퍼하다.
二月賣新絲 五月○新穀 醫得眼前瘡 ○却心頭肉
이월매신사 오월조신곡 의득안전창 완각심두육
이월에 이미 새 고치를 팔고 오월에는 새 곡식을 팔아야한다네.
눈 앞 부스럼은 고치지만 심장 속살을 도려내야 한다네.
我願君王心 化作光明燭 不照綺麗筵 偏照逃亡屋
아원군왕심 화작광명촉 불조기려연 편조도망옥
저희들은 임금님 마음이 밝게 비치는 꽃불이 되어
화려한 잔치 자리만 비추지 말고
도망 다니는 어려운 집안들도 두루 비춰주셨으면
029. 時興(시흥) - 楊賁
시대에 흥하여
貴人昔未貴 咸願顧寒微 及自登樞要 何曾問布衣
귀인석미귀 함원고한미 급자등추요 하증문포의
귀한 분들도 지난 날 귀해지기 전에는
모두들 가난하고 초라한 사람 보살피리라 마음먹지만
자신이 높은 지위에 오르면
어찌 일찍이 평민들에 대해 묻기나 하나
平明登紫閣 日晏下○○ 擾擾路傍子 無勞歌是非
평명등자각 일안하동위 요요노방자 무노가시비
새벽엔 조정에 놀랐다가 해 저물면 대궐문을 나온다네.
시끄러운 거리의 사람들에게 시비곡직을 노래하는 수고가 없으면 좋으련만
030. 離別(이별) - 陸龜蒙
丈夫非無淚 不灑離別間 仗劍對樽酒 恥爲游子顔
장부비무루 불쇄이별간 장검대준주 치위유자안
대장부 눈물 없는 것 아니지만 이별할 때엔 눈물은 뿌리지 않는다네.
칼 잡고 한 통 술을 마주하니 나그네의 초라한 얼굴 부끄러워라.
○蛇一○手 壯士疾解腕 所思在功名 離別何足歎
복사일석수 장사질해완 소사재공명 이별하족탄
독사가 손 한번 물었다면 장사는 속히 팔을 잘라낸다네.
생각하는 바가 공명에 있으니 이별 때문에 어찌 족히 탄식하리오.
032. 歸田園居(귀전원거)6 - 陶淵明1
시골에 돌아와 살며
少無適俗韻 性本愛丘山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소무적속운 성본애구산 오락진망중 일거삼십년
젊어 세상 속기에 어울리지 않아 천성이 산을 좋아했지요.
티끌 세상에 잘못 들어 한번 떠나 삼십년이 되었지요.
羈鳥戀舊林 池魚思故淵 開荒南野際 守拙歸園田
기조련구림 지어사고연 개황남야제 수졸귀원전
새장에 갇힌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연못 속 물고기는 저 살던 곳 생각한다지요.
남쪽 들녘 한 끝을 일구고
본성을 지키어 시골로 돌아왔지요.
方宅十餘畝 草屋八九間 ○柳蔭後○ 桃李羅堂前
방댁십여무 초옥팔구간 유류음후첨 도리라당전
모난 텃밭 십여 이랑 집은 초가집 팔구 간이지요.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는 뒤편 치마에 그늘을 지우고
복숭아와 오얏나무 대청 앞에 늘어섰네.
曖曖遠人村 依依墟里煙 狗吠深巷中 鷄鳴桑樹○
애애원인촌 의의허리연 구폐심항중 계명상수전
먼 곳 마을은 어렴풋이 보이고 마을에선 연기가 가늘게 피어오른다.
깊숙한 골목에 개 짓는 소리, 뽕나무 끝에서 닭 우는소리 들린다.
戶庭無塵雜 虛室有餘閒 久在樊籠裡 復得返自然
호정무진잡 허실유여한 구재번롱리 부득반자연
집에는 더럽고 잡된 일 하나 없고 빈방에는 한가함이 감돈다.
오랫동안 새장 속에 있다가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왔노라.
033. 問來使(문래사) - 陶淵明
심부름 온 사람에게 묻다.
爾從山中來 早晩發天日 我屋南山下 今生幾叢菊
이종산중내 조만발천일 아옥남산하 금생기총국
그대 산 속에서 왔으니 얼마 전 천목산을 떠났지요.
우리 집은 남산 아래에 있는데 지금 몇 포기의 국화가 피어있겠지요.
薔薇葉已抽 秋蘭氣當馥 歸去來山中 山中酒應熟
장미엽이추 추난기당복 귀거래산중 산중주응숙
장미 잎은 이마 나왔고 가을 난초는 향기를 발하고 있겠지요.
돌아가야지, 산으로 산에는 응당 술도 익어가겠지
034. 王右軍(왕우군) -李白
右軍本○○ 瀟○出風塵 山陰過羽客 愛此好鵝賓
우군본청진 소쇄출풍진 산음과우객 애차호아빈
왕우군은 본시 성품이 맑고 진지하여 거리낌없이 세속을 벗어났다.
산음 지방에서 도사를 만나니 거위를 좋아 하여 거위를 가진 손님도 좋아하여
掃素寫道經 筆精妙入神 書罷籠鵝去 何曾別主人
소소사도경 필정묘입신 서파롱아거 하증별주인
흰 비단을 펴 도덕경을 베껴 주었다.
글씨가 정묘하여 신품의 글씨라네.
쓰기를 마치자 거위를 채롱에 넣어 떠났으니
어찌 일찍이 주인에게 작별의 인사했을까
035. 對酒憶賀監(대주억하감)1 - 李白
술을 보니 하감이 생각나
四明有狂客 風流賀季○ 長安一相見 呼我謫仙人
사명유광객 풍류하계진 장안일상견 호아적선인
사명산에 자유분방하게 사는 광객 있었으니 풍류객 계진 하지장이라
장안에서 처음 만나 나를 귀양 온 신선이라 불러주었지
昔好杯中物 ○○松下塵 金龜換酒處 ○憶淚沾巾
석호배중물 번위송하진 금구환주처 각억루첨건
지난날 술을 좋아하더니 지금은 소나무 아래 진토가 다 되었구려
주머니 돈으로 술을 사놓고 보니 지난날 추억에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035. 對酒憶賀監(대주억하감)2 - 李白
술을 보니 하감이 생각나
狂客歸四明 山陰道士迎 ○賜鏡湖水 ○君臺沼榮
광객귀사명 산음도사영 칙사경호수 위군대소영
광객이 사명산으로 돌아가니,
산음의 도사들 그를 반기네.
임금이 경호 호수를 하사하셨으니,
그대의 누대와 못을 위하여 영광이로세.
人亡餘故宅 空有荷花生 念此杳如夢 ○然傷我情
인망여고댁 공유하화생 념차묘여몽 처연상아정
사람은 죽고 없는데 옛 집만 남아 부질없이 연꽃은 피어있네.
이런 일 생각하면 지난날이 꿈처럼 아련해 처연히 내 마음 서글퍼진다.
-이 상(以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