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382) / 스페인
발 데 보이의 카탈루냐 로마네스크 교회
(Catalan Romanesque Churches of the Vall de Boi; 2000)
카탈루냐 자치 지방[Autonomous Community of Catalonia], 레이다 주[Province of Lleida]에 속하는 발 데 보이 협곡은 높은 피레네(Pyrenees) 산맥 안쪽의 가파른 산으로 둘러싸인 알타 리바고르사(Alta Ribagorca) 지역에 있다. 이 지역 계곡의 마을마다 울타리를 친 일정한 형태의 필지에 로마네스크(Romanesque) 교회가 하나씩 있다. 좀 더 높은 능선에는 계절에 따라 방목지로 이용하는 드넓은 지대가 있다.
발 데 보이 계곡에 있는 교회들은 매우 순수하며, 사실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자연환경에서 로마네스크 예술의 전범을 착실하게 따르고 있다. 일단의 교회들은 로마네스크 예술처럼 인류 역사를 장식한 중요한 건축 양식의 뛰어난 사례이다. 또한 종교적, 세속적 측면에서 볼 때 로마네스크 예술에 매우 적합한 성격을 부여하고 있다. 발 데 보이는 인류가 이 지역을 끊임없이 점유해 왔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한 가문이 주도하여 중세시대에 세운 교회들은 카탈루냐(Cataluna; Catalonia)가 생성될 무렵을 확인해 주고 그 땅에 뿌리내린 정착을 상징한다. 발 데 보이는 베시베리/푼타 알타(Beciberri/Punta Alta) 산괴의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높은 피레네 산중에 있다. 자연 풍광은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마을 주변에 혹은 그 부근에 숲과 목초지가 펼쳐진 모습이다.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를 침략한 아랍(Arab) 인은 계곡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그러나 두 번째 1,000년이 시작될 무렵에 계곡은 상인들, 순례 여행 중인 수도사들, 예루살렘(Jerusalem)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를 여행하는 기독교 순례자들이 소개한 여러 가지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11세기에 새롭고 다양한 건축 양식이 이탈리아 특히 롬바르디아(Lombardy) 지역에서 카탈루냐로 건너왔다. 이 새로운 문화 운동이 오지인 발 데 보이에는 뒤늦게 도달했다. 로마네스크 양식에 따라 이 놀라운 교회를 계곡에 여럿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다량의 은이 이 지역에 유입된 덕분이다. 바루에라(Barruera)는 발 데 보이 계곡이 넓어지는 지점에 있는데 이 마을에 단 하나 있는 로마 시대의 주요 도로를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바루에라의 교구 교회인 산트 펠리우(Sant Feliu)는 강의 범람원 위에 자리 잡은 마을 외곽에 있다. 산트 호안(Sant Joan) 교회는 로마 시대의 온천 시설 방향으로 뻗은 고대 도로 길가에 있다. 이곳은 요새화한 보이(Boi)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 교회는 계곡 한가운데 즉 험준한 두 노두 사이를 흐르는 산트 마르티(Sant Marti) 강의 오른쪽 강둑 위에 있다. 보이・타울(Taull)・에릴 라 발(Erill la Vall)에 있는 3개의 종탑은 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며, 각자 위치에서 서로 바라보이는 지점에 서 있다. 산트 호안 교회는 18세기에 대대적인 구조 변경 공사를 했다. 타울은 중세 시대 길가에 형성된 마을인데 중심지가 두 곳이다. 하나는 광장과 산타 마리아(Santa Maria) 교회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으며, 중세 시대 주택이 다수 들어서 있다. 다른 하나는 산트 클리멘트(Sant Climent)로 이어지는 옛 길을 따라 조성된 가늘고 긴 공간이다. 타울에 축조한 교회들은 발 데 보이 로마네스크 양식의 본보기라는 인정을 받고 있다. 산타 마리아 교구 교회는 롬바르디아 양식을 좇아 장식이 매우 정교하며, 근대에 남쪽 벽 밖으로 포장한 도로 아래에 묘지를 마련해 놓았다. 규모가 가장 큰 산트 클리멘트 교회는 카탈란(Catalan) 로마네스크 건축물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통한다. 롬바르디아 양식의 전형인 건축의 특성과 내부 장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 교회의 가장 인상 깊은 특징은 바로 종탑이다. 산트 클리멘트 교회는 평면도가 장방형이며, 단단한 기단으로부터 6층 높이까지 우뚝 솟아 있다. 산타 마리아 데 라숨브시오 데 콜(Santa Maria de l'Assumpcio de Coll) 교회는 이 작은 마을 외곽에 있다. 기본적으로는 로마네스크 양식을 따르면서 고딕과 그 이후 양식을 추가하거나 변경했다. 반쯤 붕괴된 4층 높이의 고딕 양식 종탑이 있다. 산타 마리아 데 카르데트(Santa Maria de Cardet) 교회는 발 데 보이의 마을 초입을 내려다보는 험준한 언덕 위에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 교구 교회의 배치와 전개는 매우 복잡하다. 계곡에 있는 교회 중에 유일하게 암석이 떨어질 때 애프스(apse)를 수평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하 공간에 지하실을 만들었다. 파사드(facade)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긴 중세 시대 디자인의 흥미로운 요소를 일부 포함하고 있다. 두로(Durro)의 라나티비타트 데 라 마레 데 데우(la Nativitat de la Mare de Deu)는 남쪽으로 향한 산기슭에 조성된 작은 마을의 건축물로 나티비타트 데 라 마레 데 데우(Nativitat de la Mare de Deu) 교구 교회를 기점으로 이 마을에 하나뿐인 중세 시대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다. 교회 내부는 근대 이후에 재건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크와 그 이후 시대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다. 레르미타 데 산트 키륵(l‘ermita de Sant Quirc)으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길은 고도 1,500m의 낮은 봉우리 위에 있다. 레르미타는 하나의 신랑(身廊; nave)과 석조 애프스에 종틀이 있는 매우 작은 교회이다. 교회 밖에서만 접근할 수 있는 지붕 사이의 공간이 있는데 곡식이나 다른 물건의 저장고 역할을 한다. 산트 키륵은 중세 시대에 피레네 지방에서 발달한 소박한 은둔처의 전형이다. 에릴 라 발은 독창적인 형태의 주택 4가구만으로 구성된 매우 작은 마을이다. 산타 에우랄리아(Santa Eulalia) 교회도 이전 시대의 둥근 천장을 대신해 통나무 지붕을 얹은 긴 신랑 하나만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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