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이라는 소설가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세계적인 입자물리학자 이휘소 박사가
박정희 정권말기 우리 정부의 비밀 지원하에 핵무기개발을 시도하다
미국 CIA 공작에 의해 위장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줄거리의
소설을 써서 유명해진 사람이지요.
다작을 하는 인기작가지만 저 소설 이외는 별로 읽어 보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 우연히 그의 에세이집을 읽다 재미있는 대목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대학 4년간 매일 도시락 2개를 싸들고 도서관에서 밤늦도록 책만 읽었답니다.
법대생이지만 철학,역사,문학,물리학,화학 등 모든 분야를 닥치는대로
독파하면서,그의 표현으로 이 세상의 어떤 어려운 문제나 이론도
모조리 이해하겠다는 각오로 덤벼들었다 합니다.
그런 자세로 독서에 몰두하다 보니 고시공부라는 좁은 분야에 매달리는
주위 고시생들은 진짜 공부를 모르는 따분한 사람으로 보이더라는 겁니다.
정말로 그가 가장 어려운 분야까지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불분명하지만
지적 욕구와 기개는 대단한 사람이 분명합니다.
훗날 제법 잘나가는 소설가로 성공한 것도 그런 폭넓은 독서경력이 받쳐
주었기에 가능했을겁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어려운 문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신의 존재나 인생의 의미 같은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질문은
주관이나 신념에 따라 달라지는 알 수 없는 문제니까 제외하고
해결이 가능 할 것 같은데 수 많은 천재들의 도전이 번번히
실패하는 어려운 문제를 저는 아래의 3개로 추려봅니다.
1,리만가설(수학)
2.통일장이론(물리학)
3.의식의 발현(뇌과학)
1,리만가설
자연수에서 1과 자신으로만 나누어 지는 수를 소수prime number라 합니다.
2,3,5,7,11,13,17....... 이런 식으로 소수는 끝없이 이어지는데
무한히 많다는 사실을 고대 그리스의 유클리드가 증명한 정수론분야의 수학입니다.
많은 수학자들이 소수의 분포에 어떤 규칙성이 있을까 연구하다가
오일러가 약간의 단서를 발견합니다.
오일러의 수식은 복잡하니까 생략하고 거기에 원주율이 들어 있습니다.
원주율과 소수가 무슨 이유로 연결되는지 이유는 아무도 모르지만
소수의 분포에 어떤 규칙이 있을 거라는 희미한 암시가 되겠습니다.
1859년 독일의 리만(1826-1866)은 오일러 수식을 변형한 리만제타함수를
만들어 소수의 규칙성에 관한 가설을 제시합니다.
리만제타함수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소수와 관련된 점들이 일직선으로
연결된다라는 추측입니다.
계산이 너무 복잡하지만 리만이 4개의 점이 직선상에 있음을 보여 주었고
지금까지 컴퓨터로 계산하여 많은 점들이 제타함수 그래프의 직선에
위치함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향후에 하나라도 직선을 벗어나는 점이 발견되면 리만의 가설은 거짓이 됩니다.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 수학적인 논리로 증명하면 좋겠는데 너무 어려운 문제라
리만가설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이자 게임이론 창시자인 천재 수학자
존 내쉬는 리만가설에 도전했다가 정신이상이 왔다고 스스로 고백하였고,
20세기 중반 최고의 수학자 마이클 아티야는 말년에 리만가설을 증명했노라
발표하였으나 엉터리임이 드러나 위대한 명성에 오점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20세기 초반을 대표하는 수학자 힐베르트(1862-1943)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내가 만약 천년 후에 다시 살아 난다면 처음으로 물어 볼 말이
리만가설이 증명되었냐? 이다,“
현재 사용되는 암호체계는 대부분 소수를 이용합니다.
큰 자리수의 수를 2개의 소수를 곱하여 만들기는 쉽지만 반대로
그 큰 수를 어떤 소수들을 곱하여 만들었는지 알려면(인수분해) 일일이
수 많은 소수들을 대입해서 계산해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100자리 수 정도만
되어도 수퍼컴퓨터를 동원해서 수 백년이 걸린다 합니다.
리만가설이 증명되면 현재의 암호체계가 무너진다는 우려도 있으나 사실이
아닙니다. 소수분포의 규칙성 증명으로 큰 수의 인수분해가 바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수학역사상 최고의 난제인 건 분명합니다.
2.통일장이론
역사상 최고의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20대에 특수상대성이론을
30대에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하여 젊은 나이에 최고의 석학으로
존경을 받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부상하는 양자역학의 관점을 수용하지 못하여 주류 과학계에서
소외된 채 인생 후반기를 아무런 성과없이 보내고 맙니다.
30대 이후 그가 몰두한 과제는 통일장이론입니다.
그의 생존 당시에 알려진 자연의 근본 힘은 중력과 전자기력입니다.
중력의 정체는 일반상대성이론이 잘 설명하고 전자기력은 맥스웰의
이론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두 힘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모순없이 설명하고자
76세로 죽는날 까지 혼신을 다했으나 만사휴의萬事休矣로 끝납니다.
당시에는 자연의 4가지 힘중 강한핵력과 약한핵력이 알려지기
전이므로 그 둘을 빼놓고서 아무리 해 봐야 답이 나올 수가 없는 형편입니다.
자연은 아인슈타인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존재였으니까요.
자연은 양자역학의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오늘날 물리학자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입지물리학을 양자역학 버전으로 설명하는 이론을 표준모형standard model이라
하는데 표준모형은 1960년대 말에 전자기력과 약한핵력을
통합하였으며 현재는 깅한핵력까지 설명 가능한 수준에 왔습니다.
몇 년전 발견된 힉스입자도 표준모형이 예측하던 입자입니다.
나머지 힘인 중력까지 양자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물리학 최후의 성배인 통일장이론을 완성할 수 있겠으나
중력을 양자역학 버전으로 기술하는 중력의 양자화라는
과제에 전세계의 5천명 넘는 박사급이상 연구자들이 매달려
있지만 날이 갈수록 해결의 실마리는 멀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1980년대 부터 유력한 통일이론 후보로 각광을 받던
끈이론은 논리적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끈이론의 배경인 숨어 있는 다차원공간을 찾지 못한다는 난점과
끈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한 우주의 숫자가 무한대에 가까워서
우리가 거주하는 우주가 어느 것인지 특정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이론이 진짜로 존재하는지 의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찌기 갈릴레이의 격언
"자연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다"라는 말에 따라 물리학자들은
먼 훗날에라도 통일이론은 반드시 발견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3.의식의 발현
“나는 생각한다.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데카르트의 명언처럼 다른 모든 것은
환상일 수 있지만 무언가를 생각하는 나의 사고는 의심 할 수 없는 분명한 현실입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주로 객관적 현실만 열심히 파고 들었지 나 혼자만 들을 수 있는
내면의 소리는 과학의 탐구대상이 아니라 여겼습니다.
근래에 들어 사람이 무언가를 생각할 때 두뇌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관측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자기공명장치를 이용하여 뉴런의 활동을
추적하거나 뇌의 깊은 곳에 탐침을 넣어 뉴런이 활성화하는 순간의
전류를 측정하고 두뇌를 가로지르는 전자기파를 분석하여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내면의 의식사이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규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의식은 인간만이 가진 전유물이 아닌 것이 포식자와 피식자간의 먹고 먹히는
생존경쟁을 살펴보면 저변에 각자도생을 위한 저마다의 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심지어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단계인 바이러스 조차 백신이 나오면 그에 대응하여
백신을 무력화하는 변종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바닷가의 거친돌이 파도에 쓸려 매끄러운 조약돌로 변모하는
무생물의 행태와 확연히 구별되는 모습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과학자들은 양자역학의 눈부신 성공에 고무되어 의식을 이해하는데도
양자역학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두뇌를 포함한 모든 물질의 구성입자는 양자역학의 법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마음의 작동원리 역시 양자역학이 기초를 제공한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육체와 두뇌를 포함하는 모든 기능의
바탕이 되는 미시물리학의 과정도 설명이 기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의식도 언젠가는 양자역학의 범주안에 포함되고
질량이나 전하량 같은 다른 물리량 처럼 측정이 가능하여 양자역학의 방정식으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생명체는 특정한 형태로 배열된 원자의 집합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마음이 없는 개별 원자가 어느 단계의 배열에서 의식을 생성하는가라는
기본적 질문에 현재의 과학이 전혀 답변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니
의식을 규명하는 일은 앞으로도
대단히 어려운 과제라 생각합니다.
첫댓글 역시 어려운 얘기네요...김진명은 국수주의적인 사람 아닌가요...?
김진명의 정치적 성향은
모르겠으나 태극기부대는
아닌거로 압니다.
이력을 보니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송파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했네요.
그래도 이번에는 많이 이해가 됩니다.덕분에 한참 공들여서 읽다가 갑니다
재미없는 얘기가 길어서
읽기 지루하셨을 텐데
감상도 적어 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