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복숭아에 대한 어떤 글을 보았다.
'나와 너, 우리는 절대로 개복숭아 나무로 살지 맙시다.'
위 문구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나는 아래처럼 댓글 달았으나 곧 삭제하고는 대신 여기로 옮겨서 글감으로 삼는다.
한참이나 더 생각해야겠기에...
복숭아 종류는 전세계 1,000종도 훨씬 넘을 겁니다.
알이 큰 복숭아와 개복숭아의 차이... 개복숭아를 천대하는 글이군요.
마침... 제 책상 위에는 '안완식 박사의 한국토종작물자원도감'이라는 큰 책이 올려져 있지요.
927쪽에서 780쪽에 복숭아 편이 나오는군요.
제 시골집 텃밭에는 자생 복숭아가 있습니다. 복숭아를 먹고는 씨앗을 내던져서.. 그게 개복숭아였나요? 꽃이 정말로 예쁩니다.
식물은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로 수정되어서 많은 종류의 품종으로 변이하지요.
식물다양성을 저는 적극 지지합니다. 우량종에는 열성도 있고, 열성에는 우량이 있어서 늘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지요.
마치 사람이 타성받이와 결혼하는 것처럼요.
같은 성씨끼리만 결혼하면? 장애아가 많이도 생길 겁니다.
식물 다양성을 추구하는 저한테는 개복숭아를 더욱 사랑할 겁니다.
설탕가루 부어서 만드는 발효식품 가운데 개복숭아의 약효가 훨씬 나을 겁니다.
생각하게 하는 글이군요.
위 책에서 조금 퍼 왔다.
' ... 산에서 들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개복숭아>.
키 3 ~ 5m, 4 ~5월에 연한 분홍색의 꽃을 피운다.
8 ~ 9월에 익는 열매는 만성기관지염, 위장장애, 부종, 복수 등의 약으로 써옸다. ...'
서해안 산골마을에 있는 내 텃밭 세 자리에는 정말로 다양한 나무와 풀들로 가득 찼다.
엉터리 농사꾼, 건달 농사꾼인 나는 그 흔해빠진 농약조차도 치지도 않기에 내 텃밭에는 자생하는 식물도 많다.
마을사람의 눈에는 '농사를 개떡같이 짓는 텃밭'으로 욕을 먹을 게다.
그러나 말거나이다. 나한테는 식물 다양성을 추구하기에.
나는 며칠 전까지 서해안 산고랑당에 있는 시골집에서 며칠간 머물렀다.
606지방도로 확장계획으로 서낭댕이 도로변에 붙은 땅이 토지수용되기에 산소(무덤) 이장에 대해서는 사촌동생과 상의했고, 대천시내에 나가서는 세금고지서를 세무사 사무실에 들러서 작성의뢰한 뒤에 농협창구에서 양도소득세를 냈다.
바쁘게 돌아다니면서도 짬을 내서 서낭댕이 산소에 들렀다. 무거운 예초기를 등에 짊어지고는 무덤가에 난 풀을 깎았고, 갈퀴로 낙엽을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또 긁어내렸다.
* 예초기의 칼날이 무섭게 빠르게 회전하기에 웬만한 돌은 총알같이 날라간다. 돌멩이가 왼쪽 무릎뼈를 강타해서 며칠간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그만큼 시골에서의 작업은 늘 위험하다.
내 텃밭에서도 일을 바쁘게 서둘렀다.
오랫동안 방치한 탓일까? 내 텃밭 세 자리에는 정말로 많은 식물이 들어 있다.
과수원을 다시 조성한다면서 감나무 매실나무 대추나무 석류나무 모과나무의 묘목 400여 그루를 심었다. 아쉽게도 함께 살던 어머니가 아흔일곱 살이 나던 해에 돌아가셨기에 나는 그참 서울로 되돌아왔다. 과수원을 조성하려는 꿈은 접었다. 묘목들이 전정할 시기를 놓쳐서 크게 웃자랐고, 야생 풀씨들이 바람에 날려와서... 지금은 온통 잡목과 잡초로도 가득 찼다.
식물다양성을 추구한다는 내 뜻일까?
생각하지도 못한 나무와 풀들이 자생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이들이 기존에 내가 가꿨던 식물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식물천이, 식물변이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인위적으로 재배하는 것보다는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식물이 더욱 강렬하게 자리매김을 한다는 뜻이다.
이런 식물천이, 식물변이를 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생각한다.
'길들여지지 않는 것들이 생명력이 더욱 강렬하다'는 이치를 깨닫는다.
내 텃밭에는 자생하는 개복숭아가 제법 있다.
과실이 정말로 오종종하게 못생겼다. 그런데도 과실을 따서, 물에 씻어서 물기를 뺀 다음에 설탕가루를 잔뜩 부어서 발효시켰으면 싶다.
아쉽게도 나는 당뇨병환자이기에 지금은 발효식품을 멀리하기에 발효주를 걸러내지는 않는다.
내 시골집 샘가와 뒤켠에는 큰 물통에 담아놓은 발효주가 제법 많다.
내가 퇴직한 뒤에 그참 시골로 내려가서 발효주를 무척이나 많이 만들었으나... 내가 서울로 떠난 뒤로는 방치하였기에 지금은 지나치게 발효되어서 식초가 되었다가는 결국에는 100% 부패했다.
능정거리며 썩은 발효주.. 그거 밭에다가 쏟아버려야 한다.
내가 한때에는 발효주 제조에 열성을 가졌다는 뜻이나 이제는... 부패된 발효주는 땅에 부어서 내버려야 할 터..
내 텃밭에서 자생한 개복숭아와 꽃복숭아.
꽃이 정말로 예쁘다. 자잘한 열매도 무척이나 많다.
개복숭아의 가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꿨으면 싶다.
'모든 것은 눈에 보이는 것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즐긴다'라는 게 내 신념이다.
아는 만큼만 보이고, 그만큼만 즐길 수 있다.
모르면 모든 게 쓸모없거나 다 쓰레기일 터.
나는 '식물다양성'에 대해서 생각을 더 해야겠다.
설탕가루 부어서 발효주를 만드는 개복숭아 판매가격
5kg 40,000원. 10kg 75,000원
인터넷에서 가격을 검색했다.
초안이다. 나중에 보탠다.
개복숭아의 가치에 대해서 더 생각해야 할 터...
2021. 5. 18.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