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 월에....
寶海/ 유 희 민
(제2장)
* 충무 경호 서비스 주식회사 *
“그래 좋은 시국담 잘 들었다.
네가 그냥 놀러 올 놈은 아니고 이제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해봐라.”
“아냐. 그냥 왔다니까. 맥주도 한잔 하고 싶고 네놈 얼굴도 보고 싶고 해서.”
“정말 그것뿐이야?”
“그래! 널 생각해서 한마디 한다면.....
대선 끝나면 700호실로 복귀 하는 것 하고, 그리고 당분간은
다른 사람 경호 하는 건 사양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일이 많아서 인원이 많이 필요 하지만 대선 끝나면
이렇게 까지 많이는 필요 없을지도 모르니까 더 이상은 채용 하지 말고
바쁘더라도 이정도 에서 유지를 해 봐라. 뭐 그 정도다.”
“알았다. 네가 말 하지 않아도 무슨 소리인지 알겠다.
대선 끝나면 바로 복귀 하고 진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전념 할게.
뭐 특별히 필요 한건 없냐?”
“돈좀 많이 벌어 놨냐? 그런걸 물어 보게 ㅎㅎㅎ”
“얼마든지. 딴 놈은 몰라도 네가 달라면 ...”
“그래? 그럼 말야, 네놈 이름으로 제주도에 땅 좀 사 놔라.
시내 쪽 말고 바다가 보이는 동네로...
나중에 바다를 쳐다보며 함께 술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곳에....
아니면 횟집이라도 차릴 수 있는 그런 괜찮은, 여튼 꼭 바다가 보이는 동네에 땅좀 사 놔라.
늙으면 그곳에서 세월이나 낚으며 네놈과 술 한 잔 할수 있는 그런 동네에 말야.
나는 늙으면 그런 곳에 살고 싶거든.
필요한 게 없냐고 물어 봐서 해본 소리다. 네놈 싫으면 말고....”
“그래 알았다. 보험 든다고 생각 하고 제주도에, 그것도 바다가 보이는 동네가 아니라
그냥 바닷가에 땅을 좀 사두마.
늙어서까지 네놈 시키는 대로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만
가끔 찾아온다는 조건으로 받아들이마.”
“네놈 하고 늙어서도 붙어 다닐 수 있다면 그건 네놈 복이 아니라 내 복이겠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갈 폼 이다.
“왜? 좀 있다 같이 식사라도 하고 가지.”
“아니다. 얼굴 봤으니까 가야지.
애들 양말 까지 챙기는 거 보니까 그래도 경영자 수업도 다부지게 하는 것 같아서 안심 하고 간다.
당분간 또 보기 힘들지 모르겠다.
수지한테 안부 전하고.....”
나는 사무실 밖까지 나와서 그를 배웅 했다.
언제나 그렇듯 기삼이는 몇 가지 화두(話頭)만 남겨두고 또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져 버렸다.
역시 그는 나를 격려차 온게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내가 어떻게 사무실을 관리 하는지를 감독 하러 온것 같았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정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경각심을 주러 온게 틀림없었다.
표면적으로 봐서는 만족 한 것 같지만 그는 내가 이곳에 편하게 안주 하는 것을 염려 하는지도 몰랐다.
특히 그는 빈말처럼 제주도 땅 이야기를 했지만 그건 어쩌면 나에게 주는 어떤 정보 인지도 몰랐다.
아니면 모든 걸 정리 하고 나면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무언의 행동인지도 몰랐다.
돈의 여유 보다는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아무도 모르게
기삼이를 위해 제주도 땅을 사 두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 비서가 서류 하나를 들고 왔다.
“사장님 팩스로 들어 왔는데, 이건 사장님 개인 앞으로 온 서류입니다.”
비서가 건네준 서류를 쳐다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700 호실에서 온 서류 였다.
일본에서 온 초청장과 그리고 한 통의 편지 였다.
한 중사는 그 편지를 정갈 하게 번역해서 나에게 팩스로 보내 왔던 것이다.
안 선생님 귀하.
저는 덴리 대학의 박물관장 다께오 가쓰오 입니다.
일전에 안 선생님께서 그림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연락을 드립니다.
올해의 마지막 전시회가 12월 1일에 있습니다.
이번에 전시 되는 예술품 중에는 중국의 고전작품과 더불어 한국의 고미술도 함께 전시가 됩니다.
물론 사진을 찍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작품 마다 근접 촬영된 사진을 판매 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오셔서 좋은 작품을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안 선생님께서 주신 그림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림의 가치는 오래된 고품(古品)일 경우 그 가치를 매우 높게 인정해 줍니다.
또 다른 경우는 그림의 화법이나 필치가 뛰어나게 수려한 경우도
고품과 같은 가치를 인정 해 줄 수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안 선생님께서 주신 작품은 지금 저희 대학에 소장된 작품과 비견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필치가 수려합니다.
제가 전문가에 보여준 결과, 많은 전문가들이 작품을 그린 실제 작가를 뵙고 져 합니다.
만약 기회가 되어서 함께 일본에 오실 수 있다면 저에게는 큰 영광으로 생각 하겠습니다.
부디 함께 오셔서 참관 하시고 그분을 뵐 수 있기를 소원 합니다.
전시회 기간은 12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입니다. 다께오 가쓰오 드림.
편지의 내용은 나보다 오히려 김우석의 작품에 대한 칭찬과,
나에 대한 배려보다는 김우석 이라는 작가를 더 원하는 듯한 내용이었다.
나는 일본에서 온 편지를 받고 기삼이 에게 삐삐로 연락을 했다.
아직 기삼이도 그림의 진본을 본적이 없다고 했다.
일본에 간다면 나 보다는 기삼이를 보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 이였다.
잠시 후 기삼이의 전화가 왔다.
“왜? 보내고 나서 갑자기 무슨 할 말이 생각났냐?”
항상 그렇듯 전화의 첫마디는 장난기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장난을 받을 여유가 없을 정도로 조금은 흥분 되어 있었다.
“기삼아. 방금 일본에서 연락이 왔는데, 덴리 대학에서 12월 1일부터 전시회를 하는데
그때 한국 고미술을 전부 볼 수 있다고 초청장이 왔다.
함께 갔다 왔으면 해서 급하게 연락 했다.”
“그래? “
“아무래도 너도 작품을 봐야 할 것 같은데, 이번엔 함께 가 보자.”
“이번에는 내가 다녀오마. 가서 확실하게 촬영 해 와야 겠다.”
“이번에도 역시 사진 촬영은 할 수 없다고 그렇던데?”
“그래서 내가 간다는 거 아니냐. 초청장 왔어?”
“전시회라는데 꼭 초청장이 필요 하겠냐? 초청장이 오긴 왔다.
필요 하면 나에게 온 걸 가져가면 된다. 그 박물관 관장 에게
내가 그림을 한 장 선물한 인연이 있어서 어쩌면 내가 보냈다고
그러면 좀 잘해 줄지도 모른다.”
“야- 우상이 너 오랜만에 한건 했다. 이번엔 내가 직접 갔다 오마.
편지나 한 장 써서 보내 줘라. 혹시 널 팔아서 득(得)될수 있을지 모르니까.”
“그래. 어차피 12월이면 회사가 바쁠지 모르니까, 이번엔 네가 다녀와라.
가기 전에 나에게 이야기 하고.”
“왜?”
“갈 때 그림 한 점 줄 테니까. 박물관장 에게 선물 해 줘라.
전번에 준 그림 한 점이 좋았던지 극찬을 했네.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작품이 하나 더 있거든.”
“우석이꺼?”
“네가 김우석을 어떻게 알아?”
“뭐 그런 건 나중에 이야기 해 줄 테고……. 알았다.
가기 전에 너에게 연락 하고 가마. 대단한 수확 이다.
고맙다 친구야. 투자한 보람이 있네..... ㅎㅎㅎ 자식.”
“참 간만에 들어 보는 네놈의 칭찬이다.”
“임마. 꼭 이렇게 말로 표현해야 칭찬 인줄 알아?
네놈한테 큰돈을 맡기고 일을 처리 하게 하는 건 칭찬 아니고?
우상이 네가 날 대신 해서 내 마누라 하고 연애 할 때부터
내가 ‘네놈의 짝지를 내가 구해 줘야 겠다‘ 라고 생각하고 수지를 묶어 준건 칭찬 아니고?
그리고 너라는 놈은 내가 잘못 되면 너까지 잘못 될 수 있다고 널 끼고 도는 건 칭찬 아니고? ㅎㅎㅎ
이젠 대놓고 칭찬을 해 달라 그러네.”
“알았다. 알았어. 참 대단한 칭찬했다.”
“그래. 나중에 보자. 일본에는 꼭 연락 해 놔라. 끊는다.”
첫댓글 햇빛은 따갑고 힘들어도...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을 보니... 가을이 성큼 문턱에 와 닿은 기분이네요...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몽유도원도에 수록된 고시조들...정말 꿈길을 노니는 그런 환상에 빠져들게 하더군요..여기서 본 글 그대로 우리나라에 전시되었다가 다시 그 대학에 보관되어 있다는..확실하지않지만 일본에 흘러들어간 경로..소홀한 우리 문화재 관리가 안타까울뿐입니다..여름의 비 온뒤의 이 햇살이 있어 모든 자연의 결실이 탄탄해 지는것이겠지요 또 이 또한 여름에만 지금 느낄 수 있는 세상사는 맛이구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