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있으면 설입니다.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생각될만큼
한 장짜리 달력에 단기(檀紀)와 서기(西紀)가 병기(竝記)되던 때에 살았었습니다.
1952년생, 단기로는 4285년생입니다.
어렸을 적, 방안에서 물구나무를 서다 바라본 달력에
거꾸로 봐도 1961년이 보여 신기해하던 기억도 있습니다.
당시 설(당연히 음력 설입니다)이면
3, 40리 떨어진, 일가친척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던 옷바우로 기차타고 세배를 갔었습니다.
옷바우!! 일제가 강점하며 억지로 한자로 바꾼 지명!
지금은 댐으로 더 잘 알려진 의암(衣巖)입니다.
떡메로 밥을 쳐 만든 떡!
쌀알이 가끔 씹히던, 요즘처럼 매끄럽지만은 않던 떡으로 끓인 떡국!
집성촌이라 한 집에 세배하고 옆집으로 가면 다시금 내주시던 떡국!
배불러 못 먹겠다 해도 맨입으로 가서야 쓰겠느냐며 한 술이라도 뜨라던 떡국!
돌아오는 길에는 가차타고 가며 먹으라고 화로 잿불에 노릇하게 구워주시던 양미리!
정부에서는 이중과세라며 억지로 양력설을 쇠라고 했고,
신정은 3일 연휴지만 구정(설날)은 쉬지도 않던 그런 때도 있었습니다.
금년 설 연휴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하는 바람에
내일부터 시작해서 30일까지!
사업하는 사람들은 월급을 주기 아깝다고 하리만치 긴 연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때면 항상 혼란스럽습니다.
과연 설 인사를 언제 해야 하는지.
항상 양력이 먼저 오는지라 신정에 서로 안부를 전하면서도
음력 설은 그냥 지나기가 왠지 서운합니다.
어찌됐든 긴 연휴가 시작됩니다.
설 잘 쇠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선생님께서도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설 연휴 잘 보내시기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