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을에 서울 근교산(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불암산, 수락산, 청계산 등)을 가보면 평일에도 등산로가 지체될 정도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여름과 겨울철에는 주말에도 별로 사람이 많지않아 한산한 편이다. 등산이라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라면 계절 관계없이 일정하게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철 과일 먹듯 봄, 가을에 집중되고 있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방안에서 생각해 보기에는 매우 춥거나 더운 여름날 산에 가면 훨씬 더 춥거나 더울텐데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도 삼십대 초반까지는 고질인 기관지염으로 인하여 겨울철에는 기침 하
는 것이 무서워 집안에서 담요 뒤집어 쓰고 뒹굴거리는 때가 많았다. 그러나 노년기로서 노약자에 해당하는 지금은 혹서기, 혹한기에도 오히려 도전 정신이 불타올라 산을 찾게 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해가 길어 장시간 등산에 매우 유리하다. 쉬엄쉬엄 다니다가 바람과 그늘이 좋은 곳에서는 한참 씩 누웠다 가기도 한다. 피서가 따로 없다. 물론 힘든 오르막길에선 땀이 비오듯 흐르지만 시원한 곳에서는 한기마저 느껴 소매 긴 옷을 배낭에 항상 넣어가지고 다닌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ㅇ 등산복장 : 여름에도 긴팔, 긴바지가 원칙이나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등산로를 이용할 경우는 반팔, 반바지도 좋음. 면 재질의 옷은 쉽게 마르지 않아 피하고 폴리에스터계 의류가 좋다. 청바지는 특히 안 좋음.
ㅇ 등산화 : 서울 근교나 바위가 많은 길에서는 릿지화나 겸용 또는 앞코가 막힌 등산용 샌들. 고어텍스는 무겁고 더워 비추.
ㅇ 준비물 : 점심, 식수 2리터, 간식(과일, 사탕류, 초컬릿, 과자, 빵류 중 기호품으로 몇종), 우의, (헤드랜턴), 과도, 모자,
반장갑, 선글라스, 소금약간, 선크림, 땀수건(스카프), 스틱(1자형 한쌍), 등산방석이나 작은 접의자, (깔자리), 이어폰, 예비 배터리,여벌옷(긴팔옷,갈아입을 옷 등), 비닐봉지 2개 정도(땀에 젖은 옷 등 보관)
## 산행 강도와 거리에 따라 위 준비물 취사선택
산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준비운동이나 선크림 바르기, 복장 확인하기, 휴대폰 끄기 등으로 본격적 산행을 준비한다. 처음 오르기 시작하면 누구나 이삼십분 정도는 매우 힘들다. 산행은 한시간 정도 걷고 5분 정도 쉬는 것이 좋으며 물과 간식은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탈진을 예방할 수 있다. 오래 쉬면 새로 등산을 시작하는 것처럼 힘들어 등산을 많이 해본 사람 중에는 앉지 않고 선채 배낭만 벗어놓고 잠간씩 쉬는 사람이 많다. 목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쉬 지치게 되고 물이 떨어지면 난감하다. 소금을 가지고 다니다가 목이 많이 타면 조금 먹고 물을 마신다. (맥주 한잔도 갈증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무거워 운반이 어렵고 양이 지나치면 독이다.) 전에 없이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쏙 빠지는 느낌(탈진이나 저혈당)이 오면 사탕이나 초
컬릿을 먹고 소금을 조금 먹는다. (보병으로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소금이 갈증을 해소하고 땀 흘리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산에서 오이를 소금에 찍어 먹으면 아주 맛이 있다. 오이는 갈증해소와 허기를 면하게 해주는 여름철 등산에선 아주 좋은 간식이다. 긴팔 긴바지는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바위, 수풀에 긁히고 쐐기 등 벌레의 피해를 막을 수 있지만 더운 것이 문제이다. 과히 크지 않은 산이라도 깊숙히 들어가면 거의 통화가 불가능하고 배터리 소모가 빨리 진행된다. 꼭 연락을 주고 받을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아예 등산로 입구에서 휴대폰을 꺼 놓는 것이 나중을 위해 좋다. 따로 카메라를 준비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휴대폰을 항공(탑승)모드 기능으로 설정해 놓고 쓰면 편리하다. 항공모드에서도 사진촬영, 음악듣기, 계산기 등 쓸 수 있는 기능이 몇가지 있으나 배터리 소모는 훨씬 적다. 자연속에서 잠시 문명과 격리 되어 살아보면 새로운 해방감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 배낭은 작은 것보다 좀 넉넉한 것을 준비하여 여벌옷을 넣고도 약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
* 스틱은 3시간 이상의 산행이나 무릎, 발목이 약하신분의 하산시에 특히 필요하며 1자형과 T자형이 있으나 반드시 1자형 한쌍을 사용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해야 한다. 스틱 사용법은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릴 것이다.
* 메이커들의 등산 의류, 장비가 터무니 없이 너무 고가여서 문제가 많다. 중저가 사용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물이나 맥주, 무른과일(복숭아, 딸기, 바나나 등)을 냉동실에 얼려 가지고 산에 오는 사람들이 많다.
과일의 경우 살짝 녹으면 샤벳 아이스크림처럼 맛있고 시원한 물을 마시면 몸속 깊이 시원한 기분을 매우 잘 느낄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뜨겁고 찬것을 싫어하여 얼음물을 잘 마시지 않는다. 비염으로 한의원에 갔을 때와 중국여행을 갔을 때 몸에는 더운물이 낫다는 말을 들었다. 한의원에서는 내가 몸이 찬 편이므로 사시사철 더운물을 자주 마시고 찬물을 피하라고 들었고, 중국에서는 여름에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을 보면 그러다가 이빨과 내장이 모두 상해 안좋다고 들었다. 실지로 얼음물을 마시면 당장은 시원하고 좋지만 바로 또
마시고 싶은데 뜨거운 물을 천천히 마시면 갈증이 월씬 덜하다. 하산 후 몸을 씻으면 좋은데 씻기 적당한 곳을 찾기 어렵다. 손발만 씻어도 피로가 상당히 풀릴텐데 씻을 물을 찾지 못하면 전철역이나 터미널 같은 곳의 화장실을 이용한다. 우선 세수를 한 후 수건을 물에 적시거나 생수병에 물을 받아 화장실 안에 들어가서 윗옷을 벗고 물수건으로 문지른 후 가지고 간 여벌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면 상쾌하다. 땀을 많이 흘린 후 냉방이 잘된 차 안에서는 매우 춥다. 여벌 옷으로 긴팔 옷을 항상 가지고 다녀야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집에 도착하여 맥주 한컵 시원하게 마신 후, 샤워를 마치고 팔다리를 쭉 뻗고 누우면 천하가 내세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