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교리상식] (14) 미사의 마침 예식
- 사제가 미사를 마치면서 파견 축복을 하고 있다. 신자들은 이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서 생활로써 복음을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 힘을 미사에서 얻는 것이다.
평화신문 자료 사진.
마침 예식은 말 그대로 미사가 끝났음을 알리면서 인사하고 파견하는 예식입니다. 마침 기도는 공지사항, 인사와 축복, 파견, 퇴장으로 이뤄집니다.
공지사항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고 나서 필요하다면 짤막하게 공지 사항을 합니다. 어떤 성당에서는 사제가 영성체 후 기도 전에 공지사항을 하기도 합니다만, 새 미사 전례서 총지침에 따른 「간추린 미사 전례 지침」은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고 나서 마침 예식 때 공지사항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사와 축복
공지사항을 하고 나면 사제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며 교우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이 인사는 말씀과 성찬을 통해서 교우들에게 오신 주님께서 교우들 안에 계속 계시기를 바라는 인사입니다. 회중은 "또한 사제와 함께" 하며 화답합니다. 이어 사제는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여기 모인 모든 이들에게 강복하소서"하면서 신자들을 축복합니다. 이때 사제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바치면서 회중을 향해 성호를 긋는데 신자들은 사제의 축복을 받으며 성호를 긋고는 "아멘"하고 응답합니다.
특별한 경우에 사제는 장엄 축복을 합니다.
파견
축복이 끝나면 사제는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등 적절한 양식으로 미사가 끝났음을 공식으로 선포하면서 교우들에게 이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 생활 속에서 복음을 전할 것을 권고합니다. 부제가 있을 경우 이 말은 부제가 합니다. 회중은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응답합니다. 이어서 교우들은 파견 성가를 부릅니다.
퇴장
사제는 깊이 허리를 굽혀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에 인사한 후에 제단을 내려와 봉사자들과 함께 다시 제대를 향해 인사하고 퇴장합니다. "사제는 교우들과 함께 얼마 동안 성가를 부르고 제단을 떠나는 것이 좋다"고 「지침」은 권고합니다.
파견 및 퇴장으로 미사 전례는 끝이 납니다. 교우들은 파견 성가를 부르고 나서는 잠시 침묵 중에 미사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를 바칩니다. 전례학자들은 마침 예식으로 공식 집회가 끝났기에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다시 별도 기도를 공동으로 바치는 관습(예컨대, 주모경이나 영광송을 다시 바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알아둡시다
다음은 미사 때 사용하거나 미사와 관련되는 용어들입니다. 최소한 이 정도는 반드시 알아둡시다.
◇ 아멘 : 기도를 바치고 나서 제일 끝에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렇게 되기를 빕니다" 또는 "그렇습니다"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미사 때 본기도나 예물기도, 영성체 후 기도를 바치고 나면 회중은 "아멘"하고 응답하는데, 사제가 바치는 기도 내용대로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또 영성체 때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 하면서 성체를 주면 "아멘"하고 응답하면서 받아모시는데, 성체가 진실로 그리스도의 몸임을 믿음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 알렐루야 : "야훼를 찬양하라"라는 뜻을 지닙니다. 미사에서는 복음환호송으로 알렐루야를 노래하는데, 이는 사제의 복음 선포를 통해 직접 말씀하시는 주님을 환호하며 찬미하는 것입니다.
◇ 호산나 : 성찬 전례에서 사제가 감사송을 바치고 나면 회중은 곧바로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하는데 이 노래 중에 "높은 데서 호산나"라고 외칩니다. '호산나'는 "구원을 베푸소서" 또는 "구원하소서"라는 뜻인데 기쁨에 차서 외치는 환호입니다.
◇ 실체 변화 : 미사 때 빵과 포도주는 사제의 축성을 통해 예수님의 몸과 피로 바뀝니다. 이때 형상은 빵과 포도주 그대로 입니다. 그래서 맛도 포도주 맛이고 빵맛 그대로입니다. 이렇게 형상은 그대로이지만 "참으로, 실재적으로 그리고 실체적으로" 예수님의 몸과 피로 바뀌기에 이를 실체 변화라고 합니다.
◇ 공복재 : 성체를 모시기 전 즉 영성체하기 전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물과 약 외에는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말아야 합니다. 이를 공복재(空腹齋) 또는 공심재(空心齋)라고 하는데 주님을 정성껏 모시기 위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비운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노인이나 병약자들 그리고 그들을 간호하는 이들은 한시간 이내에 조금 먹었다 해도 성체를 모실 수 있습니다.
◇ 양형 영성체 : 영성체 때 신자들은 보통 성체만을 모시는데 성체와 함께 성혈도 모시는 것을 양형 영성체라고 합니다. 한국 교회에서는 양형 영성체를 허용할 수 있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세례 미사, 견진 미사, 혼인 미사, 서품 미사, 수도자 서원 미사 때 그 해당자들에게. 2) 선교사 파견 미사 때나 피정 때 또는 각종 회합 미사 때 그 해당자들에게. 3) 혼인 경축(은혼축, 금혼축) 미사, 수도서원 경축(은경축 금경축) 미사 때 그 해당자들에게. 4) 병자 집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그곳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등등.
양형 영성체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성찬례의 표지를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체만 영하더라도 그리스도를 온전히 받아 모시는 것이며, 구원에 필요한 은총을 얻는 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 미사 예물과 교중 미사 :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바치는 제사인 미사는 언제나 모든 이를 위한 미사입니다. 하지만 신자들은 사제에게 특별한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해 줄 것을 청하면서 예물을 드리기도 합니다. 이를 미사 예물이라고 합니다. 신자들이 바치는 미사 예물은 미사를 드리는 사제 생활과 사목 활동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선금 등으로 쓰입니다.
그런데 사제들은 주일과 의무 축일에 봉헌하는 미사 중 한 대는 미사 예물을 받지 않고 신자들을 위해 의무적으로 바치도록 교회법은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사 예물 없이 신자들을 위해 드리는 미사를 교중 미사라고 합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모든 주일과 예수 성탄 대축일(12월 25일),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을 의무 축일로 정해 모든 신자들이 반드시 미사에 참례토록 하면서 사제에게는 교중 미사를 드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평화신문, 2006년 10월 22일,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