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2024년 춘계 정기총회
주한 교황대사 직무 대행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 인사말
존경하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과 주교님들,
친애하는 아빠스님과 마산교구장 서리 신부님,
저를 이 자리에 초대해 주신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철수 스테파노 신부님을 비롯하여 주교회의 사무처의 모든 신부님께도 인사드립니다.
오늘 저는 여덟 가지 사안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안들은 교황청과 지역 교회 차원에서 오늘날 가톨릭 교회의 삶의 다양한 측면들에 관한 것입니다.
1. 세계주교시노드(2021-2024년)
우리는 2021년에 시작하여 2024년에 끝날 시노드 여정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 여정은 친교, 참여, 사명에 기반하여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하느님 백성의 자문, 목자들의 식별,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실천과 같은 이미 밟아온 단계들을 떠올립니다. 주교님들께서 모두 잘 아시다시피, 2022년 10월 16일 삼종기도 때에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께서는 시노드 여정을 2024년 10월까지 연장하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식별의 시간을 더 늘리기 위해서’ 그리고 ‘교회의 구성적 차원인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복음의 기쁨을 증언하는 형제자매의 여정 안에서 모든 사람이 시노달리타스를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서’입니다.
2. 대한민국 사도 방문 기념일(2024년)
오는 5월 3일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첫 한국 사도 방문 40주년 기념일입니다. 당시 1984년 5월 6일에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대회와 103위 순교자의 시성식이 이루어졌습니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사목 회의를 시작하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대한민국 교회가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영적인 성숙과 깊이를 지니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도록 초대하셨습니다. 이 초대는 40년 전에 이루어졌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에 주교님들 모두가 동의하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는 8월 14일은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한국 사도 방문 10주년 기념일입니다. 주교님들께서 기억하시는 대로 124위 순교자의 시복식이 거행되었고, 더불어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가 거행되었습니다. 그때 교황님께서는 기억의 지킴이, 희망의 지킴이가 되라고 거듭 초대하셨습니다.
3. 세계 어린이의 날(2024년)
2023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교황 성하께서는 첫 번째 세계 어린이의 날을 2024년 5월 25일과 26일에 로마에서 거행할 것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날의 준비를 교황청 문화교육부(장관 조제 톨렌티누 드 멘돈사 추기경)에 맡기셨습니다.
드 멘돈사 추기경님께서는 ‘세계 어린이의 날’을 소개하는 서한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린이들의 감동적인 매력에 끊임없이 놀라고 있고, 그러면서도 세계의 많은 곳에서 무의미한 전쟁의 학살, 굶주림, 목마름, 최근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지속적인 피로감, 불통에서 비롯된 슬픔, 그리고 단절된 미래를 경험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고통에 아파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세계 어린이의 날은 두 가지 차원에서 거행될 것입니다. 그 하나는 로마에서 열릴 보편 차원의 거행입니다. 저는 각국 대표단들도 이 행사에 참석하기를 바랍니다. 다른 하나는 개별 지역 교회들이 맡아 창의적으로 조직할 교구 차원의 거행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가 어린이들을 만나 “복음의 기쁨을 어린이들에게 선포”하기를 바라십니다.
이처럼 한국 주교단 전체도 교황 성하와 함께 이 아름다운 사목적 복음화 활동에 동참하도록 따스한 초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가톨릭 교회가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돌보며 어린이들이 인간으로서 그리고 하느님 자녀로서 지니는 존엄을 존중하고 있음을, 한국 사회에 보여 주는 표지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개별 교구들 또는 주교회의가 이 ‘세계 어린이의 날’을 어떻게 거행했는지에 대하여 간략한 보고서를 작성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보고서들은 교황청 문화교육부에 전달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정보 공유는 문화교육부가 향후 행사들을 준비하는 데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희망의 희년(2025년)
교황 성하께서는 2022년 2월 11일 서한을 통하여 ‘희망의 희년’ 준비를 교황청 복음화부 장관 직무 대행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님에게 맡기셨습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희년은 화해와 회개와 성사적 참회에 특별히 전념하는 해이고, 따라서 우리 형제자매들과 함께 기쁨과 평화 안에서 연대와 희망과 정의 그리고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투신하는 해입니다.
교황님께서는 2025년 희년의 표어를 ‘희망의 순례자들’로 정하시며 희년을 준비하는 2024년에는 ‘기도의 훌륭한 교향곡’이 전 세계 교회 안에서 울려 퍼지게 하라고 당부하십니다.
각 교구가 한국에서 많은 순례자를 조직하여 로마에 있는 사도들의 묘소로(ad limina Apostolorum) 이끈다면 매우 감사할 것입니다. 분명, 이 희망의 순례를 북돋우는 매력적인 요인이자 동기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외벽에 설치되어 있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상일 것입니다.
5. 세계청년대회(2027년)
이제 모두 아시다시피, 2027년에는 서울대교구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 교회의 생생한 동력들과 일치하여 세계청년대회를 개최하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작년에는, 세계청년대회 조직을 위하여 성좌의 임명을 받아 방한하신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님께서 이 자리에서 주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2024년 3월 중순에는 평신도가정생명부의 사제 두 분이 서울을 실무 차원에서 방문할 예정입니다. 작업은 시작되었지만,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막중한 임무는 한국 가톨릭 교회의 몫이 될 것입니다.
세계 젊은이들의 복음화라는 이처럼 크고 막중하면서도 숭고한 행사의 조직을 위하여 주교님들께서 지금 하고 계시고 앞으로 하실 모든 일에 대하여, 저는 교황대사를 대신하여 감사를 표명합니다. 전 세계에서 오는 수천 명의 젊은이만이 아니라 교황님도 맞이하게 된다는 점을 주교님들께서는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황님께서는 세계청년대회 폐막 예식에 참석하시어 2031년으로 예상되는 차기 세계청년대회 개최국을 발표하실 예정입니다.
6. 한국 교회의 새로운 주교님들
신임 주교 임명을 위한 정보 전달 과정에서 보여 주신 주교님들의 귀중한 협력에 대해 다시 한번 교황대사관의 감사를 전합니다. 주교님들께서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교회를 이끄시고 훌륭하고 적합한 목자들을 임명하시어 당신의 보편 사명을 수행하시는 교황님과의 친교를 드러내셨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이경상 바오로 주교님의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 임명에 대하여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을 비롯한 모든 주교님께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나아가 저는 주교님들께 의정부교구와 마산교구의 주교 임명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협력해 주시고 인내로이 기다려 주시며 앞으로 나올 새로운 목자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신 데 대하여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2023년에 교황 성하께서 주교 임명 과정의 진행 방식(modus procedendi)을 변경하시어, 복음화부의 현행 절차를 주교부의 절차와 일치하도록 제정하셨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러한 의미로, 신임 주교 임명 과정에서 교황대사관은 주교 후보자(episcopabiles) 명단 가운데 교회법(1983년 반포) 제377조 제3항 규정에 따라 세 후보들을 선정하여 정보 전달 과정을 시작할 것입니다. 따라서 최근 복음화부는, 복음화부가 관할하는 각 주교회의에 3년마다 갱신된 주교 후보자 명단을 교황대사관에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통지하였습니다.
7.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
한국 가톨릭 교회는 2023년 하반기에 주교회의가 주관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하여 대한민국-교황청 수교 60주년을 훌륭하게 경축했습니다.
우리는 주교회의가 개최한 심포지엄의 성공적인 결과와 서울대교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를 기억합니다. 현재 이 전시회는 광주대교구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국무원의 고위 관료 두 분, 국무장관 에드가르 페냐 파라 대주교님과 외무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님의 방한도 기억할 만합니다. 이에 더하여, 한국의 외교부 장관과 제1차관을 만난 중요한 양자 간 외교 회담이 개최되었습니다. 수교 60주년 행사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께서 수교 기념일인 2023년 12월 11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하신 미사로 그 정점에 다다랐습니다.
8. 감사 인사
한국에서 교황님의 사절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교황대사관은, 교리 교사 직무와 관련하여 수원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과 인천교구장 정신철 세례자 요한 주교님께서 보여 주신 아낌없는 협력에 대해서도 기쁘게 인식하고 감사를 드립니다. 두 주교님께서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장관 직무 대행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님께 두 명의 교리 교사직 후보자를 제안해 주시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그들에게 2024년 1월 21일 제5차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교리 교사 직무를 수여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또한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직무 대행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께서는 지난번 주교회의 정기총회 회의록를 읽으시고 나서, 주교회의의 모든 주교님께서 이루신 상찬할 만한 일들에 대하여,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궁핍하고 소외된 이들을 돕자는 교황 성하의 호소에 부응하여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을 위한 교황님의 자선 활동에 지원금을 보내 주신 데 대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해 달라고 저에게 부탁하셨습니다.
9. 결론
아시다시피,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님의 대한민국과 몽골의 교황대사 직무가 만료된 2023년 6월 19일부터 저는 주한 교황대사 직무 대행을 맡아 왔습니다.
2024년 3월 2일, 앙골라와 상투메 프린시페의 전임 교황대사였던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가 대한민국과 몽골의 신임 교황대사로 임명받았음이 공표되었습니다. 그 공표의 순간부터 한국 가톨릭 교회 전체가 신임 교황 사절의 사명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으며, 또한 그가 한국 교회를 향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관심의 표지로서 기쁘게 환영받으리라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끝으로, 제가 교황대사관의 업무를 맡은 지 8개월이 넘은 이 기간 동안 지지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며 형제적 친밀감을 보여 주신 주교회의의 모든 주교님과 신부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로를 향한 기도 안에서 언제나 하나 되기를 바라며.
주교님들의 따뜻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주한 교황대사 직무 대행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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