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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이 우크라이나를 결정적으로 돕기 위해 무기대여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원과 바이든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는데 무기대여법을 통해 미국은 복잡한 승인절차 없이 신속하게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무기를 대여해 주는 비용은 형식적으로 있기는 하지만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사실상 무료로 제공되는 겁니다.
무기대여법은 1941년 2차 세계대전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발동한 법입니다. 당시 미국은 이 법을 통해 동맹국이었던 영국과 소련, 중화민국에 무기와 군용물자를 지원했습니다. 미의회는 이미 재블린 대전차미사일과 스팅어 대공미사일을 제공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140억 달러의 군사, 인도적 물자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무기대여법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리전임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겁니다. 계속 무기를 대줄테니 미국을 대신해서 러시아와 끝까지 열심히 싸우라는 선언이나 다름없습니다, 무기 대여법이 역사적으로 상징성이 있다는 점까지 이용해 대리전을 그럴 듯 하게 정의로운 것처럼 포장하는 겁니다.
현지시간으로 4월 8일 유엔총회 인권이사회에서는 러시아를 추방하는 방안을 채택했습니다. 안보리상임이사국이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되는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0:47 찬성 93, 반대 24, 기권 58로 나타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러시아 대표는 유엔이 우크라이나의 신파조 퍼포먼스를 벌이는 장소가 아니라고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결국 수에 밀렸습니다. 젤렌스키까지 UN에 나와서 호통을 칠 때부터 이런 결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소위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를 향한 동정심에 완전히 장악됐습니다. 인도 매체 리퍼블릭 월드는 러시아의 혈맹인 세르비아가 UN에서 러시아 퇴출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서방측의 협박 때문에 할 수 없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전했습니다.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세르비아 TV라디오 방송에서 이같은 점을 확인해줬습니다. UN의 제재위협 분위기가 살벌해 하는 수 없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습니다. 왜 차라리 기권표를 던지지 그랬느냐고 묻는 이들도 많은데 만약 그랬다가는 세르비아 마저도 압박을 받을게 우려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치치 대통령은 러시아 가스프롬이 대주주인 세르비아 석유산업에 대해 EU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세르비아의 운명을 감안해 어쩔수 없이 대세에 편승했다고 말했습니다. 주UN 중공대표 장쥔은 러시아 추방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UN이 조사도 제대로 안하고 서둘러서 러시아를 퇴출시키는 것은 위험한 전례라면서 불에 기름을 붇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구 대 러시아의 대립에서 가장 확실하게 러시아편에 서고 있는 나라는 중공입니다. 유엔 총회에서 인도는 기권했습니다. 기권을 비우호적 행동으로 간주한다는 러시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그나마 어려운 선택을 했습니다.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 양쪽으로부터 자기편에 서라는 압박을 상당히 받고 있습니다. 인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는 외교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부차학살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는 중립입장인 만큼 사안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는 위치에 있습니다.
인도의 유명앵커 아르납은 현재 돌아가고 있는 정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러시아를 악으로 보고 결전을 한다면서 러시아의 전비를 계속 대주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고 반문했습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산 원유수입을 43%나 늘렸습니다. 하루에 10만배럴씩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원유판매대금은 당연히 푸틴의 전비로 들어갑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16%의 우라늄을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우라늄을 수입중지하면 1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또 러시아산 비료도 필수전략 물자라는 구실로 수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중 관계도 아주 희한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요지경 속입니다. 트럼프 때 가했던 무역전쟁이 바이든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중공이 예기치 않게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2018년 미 상무부장 로스는 중공에 대해 미국산 천연가스를 더 많이 구매하도록 만들었는데 25년 계약이었습니다.
중공은 지금 횡재를 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이 10배나 올라, 앉은 자리에서 큰 돈을 번셈이 됐습니다. 트럼프때 미국산 농산품 230억달러 어치를 사도록 만든것도 지금에 와서는 중공이 식량을 비축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여기다가 덤으로 트럼프에 가했던 무역제재도 거의 풀어줬습니다. 트럼프때 나름 중공을 압박한다고 취한 조치가 지금 와서는 모두 바보짓이 됐습니다.
미 재무부장 재넛 옐런은 바이든이 러시아를 G20에서 퇴출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세계기아대책기구는 후과가 우려된다면서 러시아의 G20퇴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푸틴 역시 서방의 제재는 세계적 식량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신중하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서방은 러시아에 에너지와 식량이라는 목줄을 잡힌 채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UN 인권이사회에서 퇴출시킨데 대해 러시아는 분노하고 있지만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습니다. 유럽이 러시아에 대항하는 방법은 코미디입니다.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유럽은 난리입니다. 독일농업부장은 육류를 좀 덜 섭취해도 된다. 독일의 피터 호크의원은 옷을 좀 두껍게 입으면 동사하지 않는다, 유럽집행위원회 부의장은 청소년들의 샤워시간을 줄여 온수를 일찍 잠그는 장면을 푸틴에게 보여주자고 말했습니다. 에너지를 절약해 러시아에 대항하자는 겁니다.
그러자 러시아 외교부는 이를 조롱했습니다. 아예 숨 쉬는 것을 줄이라고 하라고 유쾌하게 맞받아쳤습니다. 쉽게 말해 왜 그러고 사냐, 이 사람들아라고 말하는 겁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루블로 구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유럽은 분열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오르반 총리가 루블로 결제하겠다고 이미 밝혔고 벨라루시가 그 뒤를 따랐습니다. 슬로바키아도 필요하다면 루블로 살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라트비아도 루블화결제를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은 러시아를 과거 나치 히틀러로 만드는데 일단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2차 대전때와 같은 무기 대여법도 발동하고 UN인권 이사회에서도 내쫓았습니다. 이런 움직이만 보면 러시아는 금방이라고 패망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2차 대전과 다른점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 영국등 연합국은 독일 나치와 싸우면서 에너지와 식량을 적으로부터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연합군은 오히려 히틀러를 격파하기 위해 자원 봉쇄에 나섰지 나치 독일에 에너지, 식량으로 덜미를 잡히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4월 4일 독일 베를린에서는 러시아를 응원하는 독일인들의 대규모 차량시위가 있었습니다. 5천대의 차량에 러시아 국기를 달고 나와 도로가 미어졌습니다. 0:21 독일 숄츠 내각에 대해 나토와 EU에 끌려가면서 러시아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말라는 여론입니다. 독일에서는 난방비가 너무 올라 사람들이 Schwartzwald 흑림에서 장작을 구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조로영화가 러시아의 침략상징인 Z가 들어간다고 해서 금지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동차 회사 오펠도 Z자를 형상화한 로고로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독일인들은 난데없는 러시아 룰렛에 지쳐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