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 월에....
寶海/ 유 희 민
(제4장)
* 충무 경호 서비스 주식회사 *
옆에서 주문을 받던 아가씨는 신기한 듯 쌍식이 형님의 말투를 듣고 빙긋이 웃었다.
“그럼 수육 두꺼운 걸로 3인분 하고 국밥 하나 올려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고 소주 꼬뿌 2개 하고 밑반찬은 지금 줬으믄 좋겄는디. 지금 가따 주고.”
쌍식이 형님은 소주잔을 가져다 달라는 소리를 ‘꼬뿌’ 라고 일본식 발음을 했다.
그리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웃었다.
“왜요? 형님이 그렇게 웃으며 쳐다보니까 이상하네요.”
“내가 니를 본께, 웃음이 나온다. 세상에 이 인간 오재두가 요새 무쟈게 맞고 산다.
이것이 사람을 경호 한다는 게 장난이 아니네.
내가 요새 살면서 별 꼬라지를 다 당하고 산다.
이것이 실제로 언놈이 칼 들고 설치고 달라든 놈들은 없는디,
뭔 여자들이 저 영감을 그라고 좋아 한지 모르겄다.
어떤 애편네는 영감 앞으로 와가꼬 눈물을 찔끔찌끔 흘림서 좋다고 난리를 치지를 않나,
어떤 놈은 악수 한번 하는기 뭔 그것이 가문에 영광 이라고 악수 한번 하겄다고 달라 들지를 않나....
내가 그런 놈들 밀쳐 낸다고 심들어 죽겄다.
걍 치고 박고 싸운다 그라믄 한방에 다 뒤로 보내겄드만...
이것은 그렇게 무쟉스럽게 할수도 없고, 그저 몸으로 전부 쳐 내야 쓴께
그것에 내가 환장 하겄다.
이것이 다 니를 만나고 생긴 팔자소관 아니겄냐?
그래서 내가 니를 본께 웃음이 나온다.”
“다른 직원들도 힘들죠?”
“나는 사람들이 착 보믄 나이가 좀 들어 뵈서 그란가 그렇게 까지 허지는 않는디....
아그들은 쪼인타 가 다 까져 브렀다.
사람들이 몰리고 그랑께 앞에서 아그들이 길을 터줘야 영감 일행이 움직이제...
그랑께 앞에서 길 터주는 선두조는 요새 반 죽는다. 몸이 성한데가 없다.”
“김영삼씨가 여자들 에게 인기가 많아요?”
“나도 놀랬다. 사람이 좀 생기고 봐야 쓰겄드라. 부산쪽 가블믄 여자들이 걍 퍼질러 앉아서 운다.
자갈치 같은데 가블믄 아조 아짐씨들, 할메들이 장사 하다 다라이 엎어진지도 모르고
영감 얼굴 볼라고 다 튀어 나온다.
차라리 서울은 사람들이 관심은 있어도 걍 지 할일이 바쁜께 그냥들 가는디....
저짝 분위기는 또 많이 틀리드라. 그라고 뭔 여자들 한티 인기가 무쟈게 좋드만.... ”
“아무래도 그쪽이 고향 이라 더 그렇겠죠.”
“그것도 있고, 영감은 본께.... 어설프게 쉰소리를 안하는 양반 이드라.
뭐든지 시원스럽게 그 자리에서 답을 줘블고 한께... 그라고 싫으믄 싫다고 하고...
그런것 때문에 사람들이 좋다고 그라는 모양이여.
한마디로 사람이 짜잔한데가 별로 없드라.”
“그분.. 대도무문(大道無門)이 즐겨 쓰는 휘호 아닙니까.”
“어려서부터 국회의원을 해 논께 통이 커서 그렇기도 하고, 그라고 가택연금 인가 지랄인가
그 더러운 꼬라지를 몇 번 당하고 난께 얄팍하고 잔잔한 수법을 잘 안 쓰는것 같드만.
내가 본께 방송국 카메라를 들이 대도....
어설프게 물건 팔아 줌서 폼 잡고 그런 건 잘 안 하드라.
보믄 언론 같은데 많이들 신경 쓰고 헌디....
영감은 그런건 초월을 해븐것 같드라. ”
식당의 여종업원은 잘 썰어진 돼지수육, 국밥, 그리고 다른 밑반찬을 함께 가져다 탁자에 두었다.
쌍식이 형님은 소주잔 하나는 내 앞에 두고 다른 잔을 자기 앞에 놓고 술을 자기 잔에 술을 부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한잔 하라는 듯 소주병을 들어 보였다.
‘이제는 니잔 니가 알아서 부어 마셔라’ 하는 무언의 명령처럼 들렸다.
나도 다른 소주병을 따고 그 술병으로 내 잔을 채우고 가볍게 쌍식이 형님의 잔에 건배를 하고
한잔을 마셨다.
“아따... 가슴이 걍 찌릿찌릿 한것이.... 간만에 한잔 빨았드만, 속이 개안 해븐다.
요새 한 열흘 술 입에도 못 대고 있다. 아그들 놔두고 나 혼자 먹기도 글코 해서 많이 참았다.
그라고 일이 워낙에 늦게 끝나 븐께 이것이 퇴근 시간이 없다.
내가 이번에 느낀건디.... 선거든 뭐든 할라믄 체력이 겁나게 좋아야 쓰겄드만.
오히려 우리 보다 영감이 더 체력이 좋은거 같드라고?
하루 종일 돌아 뎅기고 함서도 멀쩡 한거 보믄 정치 할라믄 체력 관리도 같이 해야 할랑 갑드라.
우리는 밤되믄 그냥 뻗쳐가꼬 바로 뻣어븐디....
그래서 요새 아그들이 술 마실 새도 없기는 없다.”
나는 가끔 하는 쌍식이 형님이 하는 사투리 중에 ‘뻗쳐 죽겄다’ 하는 표현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단어 중에 하나 였다.
아마 ‘피곤하다, 힘들다’의 뜻으로 해석하면 별 무리가 없을듯 하지만
그 어원도 종잡을 수 없는 ‘뻗쳐 죽겄다’ 의 ‘뻗치다’ 라는 말은 들을 때 마다
이해하기 힘든 사투리 중의 하나 이었다.
“그라고 우상아이.... 내가 니한티 고마운게 또 하나 있다.
아그들이 지금 두 번째 월급을 받았는디......
우쭈꼬 책정을 했는가 액수가 상당히 많다 그라드라.
내가 봐도 액수가 좀 씨게 책정이 된것 같기는 하든디......
그라고 뭔 수당까지 정해 놔가꼬 아그들이 늦게 까지 일해도 그렇게 불평도 없고
내가 아그들 부려 먹기가 무쟈게 좋다.
내가 경리한티 물어 본께 뭔 보험 까지 들어 놨다고 그라드만....”
사실 급료 책정은 내가 하지 않았다.
기삼이가 정해준 액수 였다.
보험 역시 기삼이가 들어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에 의해 나는 그가 지시한 그대로 했을 뿐이었다.
또 한 번 기삼이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순간 이였다.
나는 그가 행하는 모든 일에 그냥 차려진 밥상처럼 가만히 앉아서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기삼이가 정해 주지 않는 건 내 급료의 액수 였다.
그래서 나는 쌍식이 형님과 똑 같은 액수를 책정 하여 받고 있었던 것이다.
“직원들이 그렇게 생각 한다니 기분은 좋네요.
그리고 또 사고가 나면 안 되니까 보험은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몸으로 부대끼는 일들이 돼서....”
“솔직히 말해서.... 나도 급료가 좀 씨드라.
우리 마누라는 인자 신발 가게 때려 치고 서울로 올라올 폼이다.
즈그 서방이 돈좀 되는갑다 싶은께 당장 보따리 싸서 기어 올라올 폼이다.
경리가 그라는디 내 월급은 무조건 목포로 다 보내라고 그랬담서?”
“형님께서 필요한 경비는 아무 때나 필요한 만큼 경비로 처리해서 사용 하세요.
형님께서 그러셨잖아요.
나를 보면 젊어서 피보기 게임 할 때의 친구 같은 생각이 든다고.
저도 형님께 통장 까지 맡기고 할 때는 저도 형님을 믿습니다.
그리고 형수님이 서울에 올라오신다고 그러시면 올라오시라고 그러세요.
집은 제가 장만해 드리겠습니다.”
“니까지 멩탕 없는 소리 하지 마라이.
괜히 가시나가 허파에 바람이 들어서 안 그라냐.
그래도 낫살 쳐 묵으믄 고향에서 살아야제.
그짝에 산소도 다 있고 한디 여그 올라 와블믄 언놈이 또 선산 관리를 하겄냐.”
“형수님께서 서울태생 아니세요?”
“맞어.”
“그럼 오고 싶기도 하시겠네요.”
“아 염병하고, 여자가 시집 왔으믄 시마이제. 첨에 나 좋다고 목포 까정 따라 내려 와가꼬
목포가 좋다고 그랄 때는 언제고 인자사 다 되가는 막판에 서울서 살자
그라믄 깝깝한 소리제. 내가 좀 물렁 했으믄 진작 목포 떴을 것이다.
초장에 다구지게 버릇을 잡아 놔가꼬....한동안 그런 소리 안하드만....
그것이 나이를 먹은께 인자 겍이고 자빠졌다.
여자들은 나이를 먹음서 어서 그런 뱃장이 생기는가 모르겄어.”
또 술 한 잔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 돼지수육을 간장에 찍어서 몇 점을 입에 넣었다.
첫댓글 보람있는 주말보내시고 사랑과행복이 가득한 하루가 되시길빕니다.....!!!
ㅎㅎ 일요일 하루를 더 번 셈이되네요 저는 ..그제 밤샘작업을 했더니 요일을 까먹었네요 ㅎㅎ..암튼 좀 작다 싶어 서운한 기색을 드러내진 못하지만 ㅎㅎ 감지덕지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