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왕의 길(feat.배달의 민족의 자가격리)

[쭈꾸미양 (´▽｀)]

자가격리를 하면서 우울해할 직원들을 위해 각자의 집에 피자를 시켜주기로 했습니다.
지점장님이 쏘기로 했어요.
문제는 뭐냐.
제가 주문을 해야한다는 것.

통장에 120만원이 들어왔습니다.
39집에 주문을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모두의 집 지역이 다릅니다.
배달의 민족 주문 특성상 한번에 주문이 되질 않더라고요.

39명의 주소들을 취합했고,
😈 주문을 시작했습니다.
각자의 주소를 입력하고 그들의 집 가까운 지점을 찾아서 메뉴를 고르고 결제. 이걸 40번 가량 실행합니다.
제대로 일 처리가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주문이 완료되면 각자에게 개인 메세지를 보내줍니다.
배달이 잘 되었다는 사진들을 확인합니다.

11시에 시작해서 확인까지 모두 끝나고 나니 3시였고,
전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예상 소요시간 2시간이었는데 정확히 4시간이 걸렸어요.
그 업무를 하는 동안에 배달라이더들에게 전화가 밀려왔고, 어떤 집에는 피자가 다 쏟아져 왔다는 결과가 통보되었으며, 어떤 지점에서는 자체적으로 주문을 취소했습니다.

라이더분들에게 현관 비번 같은 것들을 확인해서 알려주고, 엉망으로 온 피자는 해당 지점에 전화해서 불만접수를 하고 재발송을 요청했고, 주문 취소된 곳은 다른 지점을 찾아서 재주문을 했습니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아- 그래. 내가 언제 이렇게 집에 있어보겠냐. 한템포 쉰다고 생각하자.' 생각했었지만, 개뿔. ☠

하- 주말이네요.
퇴근을 해야하는데, 재택근무라는건 퇴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전 배달의민족 VIP가 되었죠.
살려주세요.

그리고 보리는......

얘는 옆에서 자요.

[아서 모건]

고생하셨네요 ㅎ

[취해봐]

ㅎㄸㄷ 40개요? 너무 고생하셨는데..

[Make a difference]

와.. 막노동의 현장.. ㅜㅜ

[SplendorCuz]

보리 일어나. 같이 주문해야지. 머해??

[둠키]

우와 정말 티 안나지만 의미있는 일 하셨네요. 너무너무 멋져요!!! 이 댓글 일어나서 쓰고 있어요. 기립박수대신 기립댓글입니다

[쭈꾸미양 (´▽｀)]

역시 제 자존감지킴이!

[래리존슨]

배달의게르만족

[동네포인트가드]

vip면 ㅎ 쿠폰들 많이주죠? ㅎ

[국산시민]

이번 달 귀한분이 되셨군요ㅠㅠ 슬프네요ㅠㅠ

[오마이줄리아]

정말 고생하셨네요 ㅠㅠㅠ

[환영의 밀리아]

걍 120만원 받아서 각각 입금해주는게 훨씬 편 할거같은데요? 카톡에서 송금할 수 있자나요. 건의해보시지 그랬어요

[쭈꾸미양 (´▽｀)]

아- 그건 의미가 없어요. ㅋㅋ 왜냐면 저흰 보험 회사고 제가 관리직이라서요. 보내준 직원들이 70%가 보험영업인이거든요. 아주머니, 아저씨 들이예요. 그래서 그렇게 해드릴 수 밖에 없었죠 ^ㅡ^

[환영의 밀리아]

저런..안타깝네요..저두 회사에서 그런 역활을 마니 해봤지만.. 해줘도 고맙게생각하지도 않고..나중엔 짜증 나서 안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알아서 하라고하죠 요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