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조국수홍에서 동훈수홍으로...

[구름그리고달]

홍준표, 조국수홍에서 동훈수홍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동훈 향해 “여당 내 분란만…철부지 난동”이라고 했다. 한동훈을 여당 내 분란을 일으키는 자, 철부지 같은 행동을 하는 자, 난동을 부리는 자로 보는 것 같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이 게시된 것과 관련해 "가족 중 대표자가 될만한 사람만 처벌하는 것이 수사의 정도(程度)"라고 했다. 가족이 동원된 게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가족은 제외하고 한 대표에게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을 언급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 다만,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 조항의 의미는 수사기관이 강제수사 등 수사를 함에 있어 지나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압수수색의 최소화, 잦은 피의자 소환 자제, 별건 수사를 방지하자는 조항으로 봐야 한다.

홍준표는 이 법 조항을 말하면서 한동훈이 가족을 동원하여 윤석열을 비방하는 글을 그 가족이 게시하였다고 하더라도 대표인 한동훈만 처벌하고 그 가족은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대단한 휴머니스트처럼 보인다.

홍준표는 조국과 조국의 처 그리고 딸 조민을 검찰이 수사할 때도 조국의 딸에 대해서는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가족이 수사받고 기소되는 것이 수사의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벗어난다고 했다.

조국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를 최소한도로 하기 위한 조건이 있다. 조국과 그의 처가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그의 딸도 범죄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더 나아가 반성해야 한다. 그러지 않은 이상 관련자는 전부 수사해야 하는 것이 그러지 않은데도 수사의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 수사와 기소를 말하는 것은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을 비판하는 댓글 등을 게시한 사람들이 한동훈 가족이라면 한동훈이 이를 인정하고 그 가족이 인정한다면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동훈은 이에 대해 사실상 입을 다물고 있다. 그런데도 홍준표는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시중에는 홍준표를 향해 ‘동훈수홍’ 이라는 말이 나돌지 않을까 싶다. 한동훈을 비판하면서 그 가족들은 건드리지 말라는 홍준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국민은 어떻게 볼까. 넓은 아량을 가진 정치인으로 볼까 아니면 얄팍한 꼼수를 부리는 노회한 정치인으로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