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콘돔은 언제, 어떻게 쓰는 거야? 피임하면 몸은 안 망가져?
만약에 내가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해서 관계를 맺게 될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현대사회의 물질적 풍요로움은 신체적 성장을 촉진하고 인터넷, 텔레비전, 게임 등의 미디어를 통한 성적 자극에 이른 시기부터 노출됨에 따라 아동의 성적발달이 빨라져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연령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양순옥, 김신정, 2004; 조영기, 김석우, 2006; 조헌하, 윤영미, 문소현, 2014; Ceario & Hughes, 2007; Measor & Tiffin, 2000).
일찍이 찾아오는 신체적 변화와 범람하는 성관련 정보들은 아동들이 형성하는 성적 지식과 태도, 가치관에 혼란을 야기하는 데 충분합니다. 따라서 아동기의 성교육은 올바른 성적 태도와 가치관을 형성하는 기초를 만들어 줌은 물론 성범죄 등 성과 관련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가정은 자녀에게 성교육을 할 수 있는 첫 번째 장소이며 부모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태도는 자녀에게 기초적인 모델로서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는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일상적인 가정생활을 통해 간접적으로 성에 관한 교육을 하게 됩니다. 또한 자녀가 성장발달과업을 이해하고 잘 수행해낼 수 있도록 부모가 격려자와 상담자의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이재연⋅김경희, 1989).
그러나 2018년 NHN에듀의 학교알림장 앱 ‘아이엠스쿨’과 10대용 생리 앱 ‘핑크다이어리 주니어’가 실시했던 “엄마와 딸의 마음속 성교육 이야기”에 따르면 부모와 자녀간의 성교육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60% 이상 (학부모59.9%, 자녀 64.4%)이 성교육을 하거나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가정 내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부모와 자녀 모두 80% 이상(학부모 100%, 자녀 70,8%)이 그렇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엄마와 딸 모두 성에 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인지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가정 내에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성교육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학부모 80.9%가 '어떻게 할지 몰라서'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섣부른 가정 내 성교육이 '역효과를 일으킬까 걱정'된다는 답변도 10.7%에 달했습니다.
엄마와 딸의 성교육에 관한 동상이몽은 성교육이 왜 필요한가를 묻는 질문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학부모는 '이성에 대한 올바른 태도(53.1%)'를 1순위로 꼽았지만, 자녀는 46.8%가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학부모가 자녀의 성의식이나 교육 방향을 태도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집중하는 반면, 자녀는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로 성교육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의 성을 억압하고 성행동을 금지시킴으로써 성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기르는 결과를 가져왔으며(Neil, 1987) 자녀가 성에 대한 자기표현을 하거나 공개적인 성 담화를 하고자 하는 것을 막는 경우가 다반사 입니다(석태종, 2003). 부모들은 조기 성교육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와 성교육은 부모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진현수, 2011; Klein, et al., 2005; Wakley, 2011).
그러나 실상 학교, 사회단체, 매스컴, 종교단체 등에서 계획된 성교육 프로그램은 가정의 일상생활 속에서 학습한 성에 대한 메시지를 보충해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교육시설 성교육의 실태
첫째, 제도적 기제로서, 성에 대한 객관적 접근이라는 이름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성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유포하거나 특정사회가 지향하는 성에 대한 규범을 주입시킴으로써 성적 일탈 행위를 가능한 억제하는 교육의 장으로 성교육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둘째, 성교육 지침서들이 원론적, 피상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셋째, 편파적 성태도와 대상의 발달 단계상 특징들이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넷째, 성에 대한 지식전달과 성가치관 확립이라는 성교육의 양대 축이 적절하게 반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넷째, 성교육 지침서 중 일부는 외국의 문헌들을 그대로 번역하여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의 성교육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자녀가 성장하여 사춘기의 성적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에 부모가 자녀를 성교육 시킴으로써 자녀의 성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 합니다.
≫ 아이에게 이렇게 성교육 해주세요!
1. 성교육에 앞서 성에 대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스스로와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알려주세요.
나의 몸도, 타인의 몸도 소중하기에 서로의 의사를 존중해야한다 것을 먼저 인식하게 하는 일이 중요하답니다. 성교육은 자신과 타인의 몸이 소중하다는 인식을 갖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즉, 성 행동에 있어 타인에 의해 강요받거나 지배를 받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지와 판단으로 자율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주변의 영향력과 관계없이 내가 원하지 않는 건 거절할 수 있고, 자신의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성교육 시 타인의 의사를 먼저 물어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자신의 의사 또한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성교육은 곧 생명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부모들로부터 생명을 받아서 태어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안다면, 스스로 잘 지키고 타인의 생명도 존중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성교육은 곧 아이들의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생명교육이기도 하다는 말인데요. 또한, 성교육 시 생명탄생에 중점을 둘 때 아이들이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 탄생·출생신화를 알면 자기 몸을 함부로 하지 않게 된다고 하니 태어났을 때 어땠는지, 사진·영상·글을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주시면 좋겠지요?
2. 자녀들이 몸이나 성(姓)과 관련되는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할 때가 성교육의 최적의 시기입니다. 장난스럽고 가벼운 말투 또는 당황하는 반응보다는 솔직하고 편안하게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여 담담하고 진지하게 대답해 주세요.
아이들이 성에 관련한 질문을 하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으신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무심코 꾸중·비난을 하시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그럴 때 아이들은 ‘아 이런 건 엄마, 아빠한테 말하면 안 되는구나...다음부터는 말하지 말아야지.’라 생각하며 성을 숨겨야할 주제라 인식하게 되고, 이에 관해 친구들과 의논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탐색하다가 왜곡된 인식을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잘못된 방식에 몰두하게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모-자녀 간 건강하고 원활한 소통의 기회를 놓치게 되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음경, 음순, 자궁, 난소, 난자, 정자 등과 같은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 이야기를 하며 담담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대해주어야 합니다. 혹시 부모님 입장에서 당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느껴질 경우, “우리 00이가 요새 성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구나.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지. 그러면 엄마/아빠랑 너의 궁금증들을 해소할 수 있는 재밌는 책들을 같이 한번 찾아보며 이야기해보자.” 와 같이 말해주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답니다.
3. 사춘기가 오기 전, 앞으로 일어날 2차 성징과 신체적 변화에 대해 미리 이야기해주며, 긍정적인 인식과 기대감을 갖게 해주세요.
2차 성징을 하면서 여자아이는 초경을 시작하거나 가슴이 생기고, 남자아이는 몽정을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또한 여·남 모두에게 겨드랑이나 생식기에 털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사전에 알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어느 날 갑자기 분비물이나 변화가 찾아와 당황하는 것은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초경, 몽정에 대한 사실적인 대화를 나누고 이는 부끄러워하고 숨길 일이 아닌, 한 여성·남성으로서 한 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해 주시고, 변화를 축하해주시며 본인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딸들에게 “엄청 귀찮아지게 생겼네. 힘들 걸?"과 같은 말로 고통에 대해 먼저 인식하게 하기보다는 여성으로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몸이 만들어지고 있는 신비함, 잘 성장하고 있다는 자랑스러움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의 긍정적인 지지와 격려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습니다.
4. 아이의 이성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며 건전한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돕고, 피임 교육을 해주세요.
이맘때 아이들은 점차 이성에 대해 고민하고 눈을 뜨게 되는 시기입니다. 아이의 연애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아이와 함께 이성문제를 고민해주시고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에 관심이 많아지는 사춘기일수록 성관계는 호기심이나 충동으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며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인식시켜주시고, 피임 교육도 꼭 실시해야 합니다.
5. 성교육 관련 추천 도서, 소그룹 성교육 출장교육, 성교육 관련 기관 문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저학년, 고학년 등 연령 및 발달수준에 맞는 성교육을 진행할 수도 있어요.
부모는 자녀의 성교육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자녀가 성장하여 사춘기의 성적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에 부모가 자녀를 성교육 시킴으로써 자녀의 성의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 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및 참조)
1) 김혜원, 이종민. (2001).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 성교육의 현황과 문제점 ,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청소년학연구, 8(1), 117-142.
2) 박은하. (2017). 청소년 성문화 특성에 따른 성교육의 방향성에 관한 연구. 청소년학연구, 24(10), 365-386.
3) 박경순, 김민화. (2016). 자녀 성교육을 위한 부모교육 프로그램 효과 연구. 어린이문학교육연구, 17(4), 397-413.
4) ”핑크다이어리 주니어와 성교육 관련 설문 캠페인 진행“, 아이엠스쿨, 2018.07.16. https://www.betanews.net/article/881762
5) ”초등학교 자녀 성교육, 어떻게 해야 좋을까? <육아안전 공식X육아의 정석>“, 크리에이터스랩, 권두리, 2020.08.13 “https://creatorslab.co.kr/post/?idx=4473966&bmode=view
사진출처) Pixapay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한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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