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구 커뮤니티를 가보면 삼성의 인기하락과 선동력 감독에 대한 얘기가 정말 많이 나오는데(사실 6년전에 부임할 때부터 꾸준히 있어왔죠.) 확실히 공감가는 부분이 많더군요.
일단 저는 선동렬 감독 체제를 지지하는 사람입니다. 조밀함없이 힘만으로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이고, 힘만으로 야구하던 삼성에 조밀함을 심어준 것이 바로 선동렬 감독이거든요. 덕분에 그렇게 목말랐던 한국 시리즈 우승도 어느새 3회나 달성해서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명문팀이 되었고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분명히 아쉬운 마음도 많습니다.
제가 삼성에 처음 빠졌던 것이 초등학교 1학년 때, 그러니까 96년도쯤부터 부모님 따라 야구장 갔다가 삼성 팬이 되었는데 그 당시만해도 삼성은 LG와 함께 해태 다음으로 큰 인기를 자랑하는 구단이었습니다.
대구구장은 지금과 달리 곳곳에서 욕설이 들려오긴 했지만 아저씨 팬들로 주말마다 걸어다닐 자리도 없을만큼 붐볐고 잠실 경기장도 외야폴대 너머까지 채울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가졌었습니다.
솔직히 2000년대 초까지의 삼성 인기는 지금 롯데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했던 적도 없었고 비인기팀의 서러움 같은거 느껴본 적도 없었습니다.
우승은 못했지만 이승엽, 양준혁, 김한수, 김기태, 최익성, 정경배, 김종훈 등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뛰는 인기팀의 팬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그것이 바로 삼성 팬으로서 가질 수 있었던 '프라이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삼성의 응원문구인 '최강삼성'. 이것만큼 삼성 팬들의 프라이드를 잘 표현해낸 문구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 부임 이후부터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만이 가졌던 그 매력과 색깔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화끈한 공격야구로 대표되던 삼성의 야구는, 선발-중간-마무리의 투수력에 의존하는 '이기는 야구'로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고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었지만 삼성은 그 대가로 수많은 팬을 잃었습니다.
지더라도 화끈하게 졌던 삼성의 야구는 어느새 재미없더라도 어떻게든 이기는 짠물야구가 되어버렸고 이러한 삼성의 변화에 올드팬들조차 발길을 돌렸습니다.
죽을듯이 삼성의 우승만을 바라고 응원했던 저조차도 2년 연속 우승할 때는 한국시리즈 경기 한경기조차 제대로 본적이 없고(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이지만 그보다는 삼성 경기가 너무 재미없어서 야구에 대한 관심 자체가 아예 사라졌었습니다.), 대구 구장의 상징이었던 아저씨 팬들은 이제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현재 선동렬 감독을 싫어하는 삼성 팬들은 삼성이 이기지 못해서 선동렬 감독을 싫어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삼성만이 가지고 있던 화끈한 야구, 재미있는 야구의 매력을 선동렬 감독 부임 이후부터 잃어버렸기 때문이지요.
솔직히 지금 삼성 라이온즈는 재미없게 해서라도 이기는 무적 팀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더라도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팀도 아닌 그야말로 어정쩡한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프랜차이즈 스타 양준혁은 좌투수가 나올 때면 결장하고 대구 출신의 핵심 선수는 박석민 외에는 없다시피하다보니 연고지 팬들조차도 삼성에 대한 애정이 다시 생길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때문에 선동렬 감독과의 재계약은 어떻게보면 당시 상황상 최선의 선택이라고 봐야겠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큰거고요.
또한 현재 삼성 팬들이 '돈성'이라는 타팀 팬들의 비아냥에 되려 '듣고 싶다'라는 얘기를 종종 하는 것도 과거 삼성 야구가 그립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팬인 제가 봐도 잠오고 지루한 지금 삼성 야구는 저를 미치게 만들었던 그 삼성의 야구는 절대 아니거든요.
잠깐 딴 얘기이지만 그래서인지 근래의 롯데를 보면 옛날 삼성 생각이 많이 납니다. 팬들 뒷목 잡게 만들긴 해도 화끈하고 시원한 매력이 있는 지금의 롯데가 옛날 삼성이랑 너무 너무 비슷하거든요.
뭐, 삼성 인기 얘기가 나와서 그냥 복잡한 심정에 주절거렸습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삼성이 비인기팀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옛날 생각하면 좀 억울하다는 겁니다.ㅠㅠ
말이 옛날이지 그래봤자 2000년대 초반이니까요.
그저 얼른 이승엽 돌아오고 이승엽 우산효과로 삼성 타선이 폭발하고 박석민이 스타선수로 성장해서 올드팬들 다시 불러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고 라이온즈!
첫댓글 전 이기는 야구.. 투수력으로 승부하는 야구가 예전의 타력 위주의 삼성 야구에 비해서 재미없진 않습니다. 다만 선동렬 감독에게 너무나 아쉬운 것은, 그냥 버리는 경기가 많다는 점입니다. 정확한 속내는 알 수 가 없지만, 팬 입장에서 보기에 시작전 엔트리만 보더라도 이길 마음이 없어보이는 경기가 있고, 5회를 넘어서서 쉽게 포기해 버리는 경기가 있어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특히 3연전 중에 초반에 2승을 한 경우, 마지막 경기에서 이런게 두드러 지더군요. 장기적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이런식의 3연전 운영이 지난 몇년간 4위권에 머무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22222 이거 정말 맘에 안듭니다. 무리를 하지 않는 선에선 최대한 달라붙어야 하는데 선감독은 먼저 손을 놓습니다. 보는 우리부터가 맥이 탁 풀리는데 선수들은 오죽할까요.. 그러고 나서 연패나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꽤 자주 있습니다.
2222222222222 동감합니다 경기장 찾아가는 팬들은 어쩌라는건지.. 초반 대량실점 하면 패자조(이름을 거론하진 않겠습니다) 투수들 투입시키고
괜히 선쿨이겠어요..;; 삼빠인 저로썬 ..sk의 야구가 너무나도 부럽습니다. 초반의 10대0 승부가 갈리더라도,, 끝까지 물어뜯는..
또한 프렌차이즈 레전드 이만수를 헌신짝 버리듯 팽~하고 해태출신인 김응룡 사단이 부임한것도 삼성 올드팬이 많이 떠나간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하긴 저희 아버지도 그 때 이후로 점점 열정이 사라지시더군요. 시즌 내내 욕 엄청 하시면서 보셨는데 그나마 우승해서 좀 누르러 들으셨지만 그 시즌 한국 시리즈 이후로 아버지와 야구장 가본적이 없네요. 초,중,고딩 때까지는 정말 자주갔는데..쩝..ㅠㅠ
롯팬인 저는 강한 투수력, 소총부대, 기동력, 에러 없는 수비를 가지고 있던 자이언츠가 힘의 야구를 하면서 사람을 들었다놨다하는데 아주 미치겠습니다. 수비가 강한 팀은 항상 안티를 부르고 재미없다는 비아냥을 들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거 같더군요. 동부나 샌안을 보면 공격력이 준수함에도 수비에 가려 재미없다고 폄하당하는 게 다반사니까요. 그래도 이기는 야구가 재밌는 야구보다 프로구단에는 맞는 거 같습니다. 졌지만 재미있다는 감상도 반복되면 지쳐서 짜증으로 변할 거 같거든요.
근데 여담으로... 삼성이랑 롯데랑 팀칼라가 바뀐 거 같다는 생각도 예전부터 저 혼자 해보고 있네요. 자이언츠가 언제부터 홈런으로 이겼나요;
저도 참 동감합니다. 롯데는 강한 선발투수가 7회 이상 이끌어가고 튼튼한 허리들이 뒷문을 단속하는 집단마무리를 사용한 팀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튼튼한 허리조차 없어졌네요. 롯데출신의 최고 거포는 마해영이기 이전에 제게는 김민호였습니다. 마림포와 호세가 롯데를 강하게 만들었을 때는 롯데는 엄청난 투수의 강팀이었죠. 언제나 이기는 수비의 강팀이었던 99시즌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기대를 할 수 없다는게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삼성을 보면 강한 수비와 확실한 뒷문... 한방있는 타력으로 경기하는거 보면 딱히 재밌다고 보기에는 그렇지만 이길 수 있는 확실한 게임을 하는 것 같아서 무쟈게 부럽더군요
요즘 가끔 대구구장에 평일 관중석 보면 정말 텅텅 비더군요..어짜다 이렇게 인기가 없어졌는지..
그런데 삼성 팬들은 김응룡 감독에 대해서는 어떻게 봤었나요?지금 선동렬 감독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고 과거의 전적떄문인지 별로 인기가 없는것 같던데요.
그리 달가운 분위기는 아니었죠. 김응룡, 선동렬, 한대화 모두 해태 출신.
우승으로 그나마..용서...
20년 삼성팬이지만, 솔직히 재미없습니다. 다른 약속이 많기도 했지만 시즌 개막후 제대로 본 삼성 게임이 손으로 꼽아도 다섯손가락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05-06 연속 우승할때처럼 이기기라도 하면 그맛에라도 보는데 이젠 그것도 아니고.. 너무 어정쩡하고, 뻔한 경기 운영을 합니다. 삼성팬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선발투수 누구 나오면 대충 어케되겠지..가 거의 들어맞습니다. -_- 결국엔 만수형님, 승짱이 와야 인기가 되살아날걸로 봅니다.
너 약속 너무 많아. 수상해. 그라믄 안돼.... 안생기는 거 알면서 왜 자꾸 시도해?
전부 영양가 없는 약속들 입네다 -_-
몸에 푸른 피 한방울 정도는 나올꺼라 믿는 사자들 팬입니다. 숙원이었던 우승을 한 후 선감독이 감독으로 온후 우승하기 시작한 시즌부터 흥미가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예전에 투수력 없어서 두들겨 맞고 너무 화난 적도 많았지만 그 땐 지금 보다 더 경기가 재미 있었습니다. 선감독님 참 존경하는 분입니다만, 삼성감독은 역시 이만수 코치가 했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그냥 타팀 선수도 아니고 그렇게 삼성의 원수 였던 해태의 선동렬이라니.. 참아이러니 합니다. 올드 팬들이 사라지는건 어느정도 이해가 갑니다.
9회말 2아웃 주자없는상태에서 9대0으로 지고있어도 기대감을 갖게 하던 그 야구가 그립긴 합니다
지더라도 화끈하게 진다고 하시지만 그간 삼성이 패배와 질긴 인연을 가진 팀은 아니었죠;; 근 30년동안 통산 승률이 .540, 그것도 선감독 부임 후부터는 .520로 까먹어서 떨어진게 저정도죠. 그러니 삼팬분들이 열불이 터질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화끈한 타격의 팀에 그나마 잘 지지도 않던팀이 타격의 팀도, 마운드의 팀도 아닌 무색무취의 어정쩡한(불팬아구만으로 마운드의 팀이라기에는 어폐가 있구요)팀이 되어 버렀으니.., 5연패 후 선감독님의 그래도 아직 5할이상의 승부를 하고 있다는 인터뷰에 달린 삼성이 언제부터 5할타령을 하게 되었냐는 절규어린 리플이 삼팬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고 봅니다;
결국 삼성 프론트가 갑갑할 뿐이죠....선감독을 좋아하진 않지만,탓하기도 힘들죠....
국딩5년때부터 야구를 본격적으로 보기시작했는데 고딩때까지만해도(90년중후반) 삼성이지면 스폿뉴스나 신문 전혀 안봤습니다 밤에 잠도 안올지경이였거든요 2000년대들어서 재미없는야구에 저역시 삼성 우승하는걸 장면을 2002년 군대에서 한번보고 더이상 본적이없습니다 야구에 흥미가 없어졌네요 최근 2~3년동안 다시 야구를 챙겨보고있지만 삼성경기보다는 롯데 두산 경기보는게 훨 재밌네요
저도 국딩 5년 때 처음으로 야구장에 갔는데..^^
2000년대 초반 삼성야구는 뻥야구죠. 지고 있더라도 한방이 있어서 팬들에게 게임을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야구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게 없죠.ㅡㅡ;;; 그리고 프렌차이즈 스타를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팬으로써 화가 날때가 많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점은 이만수 코치를 내친게 가장 서운하고 아쉬웠습니다.
어릴적부터 이만수만 나오면 무조건 홈런치고 이기는줄알면서 자랐던 저로써는, 당시 엄청난 충격이었지요..
그러고 보니, 대구연고의 스포츠팀은 전부 애증의팀이 되었군요 ㅎㅎㅎ
대구FC도 화끈한 공격축구를 하지만,성적은 그닥..ㅠㅠ
오리온스는 뭐..거참ㅋㅋㅋ...아아....ㅠㅠ
아직도 숨겨진 인기 잠재력은 삼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프로야구 매니저란 게임을 하는데 거기서도 선호구단 순위가 롯데와 1% 차이로 2위일 정도더라구요. 열정이 사라졌을 뿐이지 베이스에 삼성을 투고 있는 야구팬은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에전의 뻥야구가 사라진점도 크지만 가장 큰 이유는 스타플레이어의 부재인거 같네요. 배영수 정도만 예전의 MVP 포스를 보여주고 있어도 지금보다 나을텐데..ㅠㅠ 뭐..가장 큰 이유는 프론트의 캐삽질들이지만요. 양신내쳤을 때라던가 최근 들어 알려진 만수옹 사건등등...정나미 떨이질 짓거리를 좀 많이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