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교
2. 예부터 오늘날까지 여러 민족들은 사물의 변천과 인생사에 들어 있는 심오한 힘을 어느 정도 인식해 왔다.
때로는 최고의 신이나 아버지를 긍정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인식과 긍정은 그들의 생활에 깊은 종교적 의미를
불어넣는다. 종교는 문화 발전에 따라 더욱 정교한 개념과 고상한 언어로 이러한 인생 문제에 해답을 주려고
애써 왔다. 예컨대 힌두교에서는 사람들이 신의 비밀을 찾아 풍부한 신화와 뛰어난 철학적 탐구로써 그 신비를
표현하며, 금욕 생활이나 깊은 명상을 통하여 또는 사랑과 신회로써 신에게 귀의하여 인생고에서 벗어나는 해
탈을 추구한다. 불교에서는 여러 종파에 따라 이 무상한 세계의 근본적 불완전성을 긍정하고, 신심과 확신으로
완전한 해탈의 경지에 이르거나 아니면 자기 노력이나 위의 도움으로 궁극의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길을 가르
친다. 그 밖에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종교들도 교리와 생활 규범과 신성한 예식 등을 제시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인간 마음의 불안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며 그 길을 가르친다.
가톨릭 교회는 이들 종교에서 발견되는 옳고 거룩한 것은 아무것도 배척하지 않는다. 그들의 생활양식과 행동
방식뿐 아니라 그 계육과 교리도 진심으로 존중한다. 그것이 비록 가톨릭 교회에서 주장하고 가르치는 것과는
여러 가지로 다르더라도,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진리의 빛을 반영하는 일도 드물지는 않다. 그러나 교회는 그리스
도를 선포하며 또 끊임없이 선포하여야 한다. 그리스도께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요한14,6) 그분 안에서
모든 사람은 풍요로운 종교 생활을 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을 당신과 화해시키셨다.
그러므로 교회는 지혜와 사랑으로 다른 종교의 신봉자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생활을 증
언하는 한편, 다른 종교인들의 정신적 도덕적 자산과 사회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고 보호하며 증진하도록 모든 자
녀에게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