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가 3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제야 리플렛을 보게 되어, 늦은 감은 있지만 게시해 봅니다.
평소 서울 서남부 주민으로서 생각해 온 것과 연관이 있어서 말이죠.

서울 구로갑 선거구에는 새누리당, 민주-통합진보 및 진보신당의 3개 후보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새누리당 공천으로 출마하는 이범래는 현역 의원이고, 민주-통합진보 단일후보인 이인영은 17대 의원으로서 민주당 최고위원입니다. 이인영은 지역건설 관련 공약이 적고 철도 관련은 잘 알려진 1호선 계통 지하화 정도이므로 더 서술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이범래는 5대 공약 중 3개를 철도 관련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이 중 포커스가 관내에 한정된 경인선 지하화와 오류동역 민자역사 개발은 넘어가고, 중요한 것은 슬그머니 큰 것이 나타나 버린 급행전철 공약입니다.
수도권 광역 노선망에서 현재 가장 핵심에 올라 있는 것은 경기도 주도의 광역급행철도 (GTX) 입니다. 이는 현재의 광역철도가 도시권 수송에는 효용이 떨어지도록 저속화된 상황을 일거에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이지만, 3개선으로 구성하다 보니 의외로 미싱 링크로 나타나는 부분이 몇 개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인천/부천과 강남의 연결입니다. B선이 송도에서 부평, 소사를 거쳐 청량리로 이어지지만 그에 못지않은 수요가 있는 강남지역으로는 여의도에서 9호선을 타거나 또는 서울역-삼성의 2회환승을 거쳐야 합니다. 이미 고속노선같지가 않습니다.
한편 현 서울 시내노선 중 가장 혼잡한 곳은 강북의 4호선과 강남의 2호선입니다. 그것도 신도림에서 삼성에 이어지는 구간이 통으로 병목이 되어 있습니다. 병행노선으로 7/9호선이 존재하지만 2호선의 혼잡을 분담하는 기능은 그다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자체로 큰 수요를 끌고 있으니 그 자체로는 성공적이지만) 2호선의 확장 역시 오랜동안 서울의 과제가 되어 있습니다.
이범래의 공약은 이 부분을 꿰뚫고 있습니다. 그것도, 각론으로 가면 문제가 큰 방향으로 말입니다.
구로구와 같은 서울 외곽 지역은 꽤 재미있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외곽으로 나가는 노선이 위치하기 때문에 교통시설은 많이 갖추고 있는데, 정작 지역에 떨어지는 혜택은 적습니다. 가령 경인선 급행은 구일~온수를 통으로 무시하고, 반대로 경부선 급행은 가산~관악까지 무사통과입니다. 부평이나 송도에서는 강남까지 1시간 내에 가는 광역 좌석버스가 있지만, 구로구에는 없습니다. (643이 있긴 있죠. 오래 걸립니다) 이런 지역도 급행 교통망의 수혜권에 넣는다는 데 위 노선안의 의의는 있습니다.
문제는 뭐냐면, 우선 시작점이 오류동으로 되어 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현재 구로구 관내에 있는 역을 이용객 순서대로 매기면 신도림-구로D-개봉 순으로 되고, 오류동은 개봉의 절반 이하입니다. 한편 온수는 7호선 환승으로 인해 역세권과 무관하게 혼잡한 역이죠. 즉 오류동역 시발은 구로구 입장에서 볼 때 썩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애시당초 개봉과 오류동역이 오류IC 경계로 역할이 완연하게 분담되어 있다 보니 이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정말 큰 문제는 급행노선을 말하면서 광역적인 관점이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가령 위에서 언급했듯 부천-강남간 급행 노선은 지금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이번 총선에 관련 공약이 나왔다면 정보 부탁합니다) 그런데 위 노선은 오류동에서 끝납니다. 강남까지 급행노선의 수혜를 볼 사람은 오류동역 연선의 수만명에 그치고, 신림 이동지역도 기존 2호선과 수직분리가 되기 때문에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 (이런 데 4조원씩 들이겠어요?) 게다가 오류-가산 사이에는 광명시 관내를 통과할텐데, 이거 그냥 통과시켜주면 광명시야말로 직무유기입니다. 신규노선에 달라붙는 이슈거리인 차량시설도 문제죠. 이 노선은 누가 봐도 천왕기지 공용밖에는 답이 없는데, 짚어보면 짚어볼 수록 구로구 지역구 의원 한명이 떠올려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결국 타 지역의 같은 당 후보라도 꼬여서 공동 추진을 해야 씨라도 뿌릴 수 있는 겁니다.
각론으로 볼 때 문제삼을 부분이 끊임없이 나오는 공약입니다만, 사실 문제의식 자체는 유효하다고 봅니다. 물론 이범래 일파만의 아이디어는 아닐테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겠죠. 다만 수조원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신규 노선이 고작 대피선 설치 후 급행화와 별반 차이가 없는 수준에 머무른다면 그런 투자는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보다 잘 검토되고 효용이 큰 노선이 고안되고 현실화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2호선 2층 지하화는 박원순 서울시장님의 검토사항이기도 했고, 차라리 제2경인선 같이 강남에서 인천으로 연결하는 급행 + GTX까지 있으면 좋겠네요.
3번 발상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류동보다는 개봉역이 낫다고 보네요.
그리고 개봉역에서 신월동쪽으로 연장해서 노선을 구상하면 좋다고 봅니다.
신월동보다는 부천 및 부평이죠. 만약 7호선 연장이 진행중이지 않았다면, 저기 묶으면 딱이었을 겁니다. (혹은, 달리 말해 7호선 급행화 투자와의 비교 검토를 해볼 수 있습니다.)
부평 부천쪽은 7호선연장으로 어느정도 해결될수 있다고 봅니다. 중복노선을 지을 이유는 없어보이네요.
어차피 구로-강남은 어떻게 뚫든 중복노선입니다. 다 합쳐서 10만명쯤밖에 안되는 신월동 비역세권만으로 그게 정당화되는 건 아니고, 기존 노선의 고속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죠.
이범래 이사람 옴레기 조사해라했던 국회의원이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