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때 (1961년도)
별명은
`일름빼기`
먹고살기도 힘들었던 유년시절
군것질할것이 어디 있었겠는가
누나들은 이따금 들리는 엿장수에게
헌 고무신이나 양은 냄비들을 주고 엿바꾸었다네
누구에게도 말하지않는다는 조건으로 그 엿을 얻어먹고는
어머니에게 쪼르르 일러바쳤다
왕따?
그것은 근래나온 용어 일뿐
예전에도 왕따가 있었다네
여름철이면
깨진 유리병으로
아이스 께끼 얼음과자도 사먹고
겨울철이면
찹쌀떡도 사먹고
누나들은 입막음으로
조금씩 떼 주었지만
먹을 때 뿐이어서
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네
당해도 싸지
얼마나 얄미웠을까
어느날 큰 누나는
나를 황등장 다리밑에서 줏어온 아이라고 놀렸다
후훗!
그런걸 나보고 믿으라고?
그 증거로
너는 가족 누구도 닮은 사람이 없지 안냐고
오잉!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그러네
작은 누나에게 쪼로록 달려가서 물었지
"나 정말 줏어온거 맞아?" 하였더니
작은누나 한술 더 떠서
"쉿! 그거 비밀인데 어케 알았냐며 절대 남들에게 이야기 하면 안된다"고하였어
(큰누나와 나는 약 20년 막내누나와는 10정도의 나이차가 있음)
그 때가 여섯살인가 하였는데
하늘이 무너질수있다는것을 그 나이에 알았지
어느날 또래 친구가 비밀이라며 해준말
친구도 황등장 다리 밑에서 줏어왔단다
(황등장은 지역 오일장 중 하나로 인근에 지경장과 이곳 황등장만이
겨우 오일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
아하!
우리 모두는 줏어왔구나
항등장 다리밑에서 줏어온것이 아니라
어머니 다리밑에서
그래도 풀리지 않는 의문
나는 왜 친가도, 외가도 닮지 않았을까
중학교 생물시간에
유전인자 중 `돌연변이`라는것 있다고
음, 학교를 다닌다는것
공부를 한다는것은 괜찮기는 한것이구나 하였다
친자인가 아닌가
그것을 알려면 혈액,타액,지문,귀지,미맹검사가
있다는것도 아마 그 때 알았지
아, 물론 지금같으면 유전자감식이라는것이 있어서
위와 같은 복잡한 절차를거치지않아도 되지만
지금은
딸아이가 나를 닮았다는 이야기는 수도없이 듯는다
그러나 내가 누구를 닮았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들어보지
못하고 살았는데
지지난 달 일요일
아들과 담양에 있는 소쇄원 가는길에
송강정에 잠시들린적이 있는데
어느 양반이 헐레벌떡 뛰어와서는
실래지만 어디서 오셨냐고
익산에서 왔는데요
보아하니 광주여객 시내버스 기사인모양인디
자기 친척중에 출세를 하여 돈좀 번 양반이 있는디
이 양반이 광주 양동시장에서 삼돌이 식품 대표를 하고 있는데
판박이랍니다
어디서 쌍동이를 낳아서 하나만 데려다 키운것이 아닐까 의심이들정도라며
시간나면 양동시장에 꼭 들려 보라며 내려가는것이었습니다
그렇구나
살다보니 내가 닮았다는 사람도 있기는 있는갑다
근디 어쩌까
시간이 없는디
틀림없이 그양반이 술도 살것이라고 꼭 들려보라고
신신당부를 혔는디
언젠가
언젠가는 말이다
한번쯤 들려봐야겠다
그 때가 언젠가는 몰라도
(이글 올리려다 수정님 생각나서요 수정님에게 먼저 보내드림니다)